비속어 파문에 등돌린 민심..윤 대통령 지지율 24% '최저'
긍정평가 취임 후 가장 낮아
부정평가 이유 1위는 ‘외교’
여권 강경 기조에 분열 가열
윤석열 대통령 직무수행 지지율(긍정 평가)이 24%로 취임 후 최저치를 기록했다는 조사 결과가 30일 나왔다. 최근 영국·미국·캐나다 순방 과정에서 외교 실책과 비속어 파문이 부정 평가의 요인으로 작용했다. 지지율이 20%대 초반으로 다시 내려앉으면서 국정 리더십에 비상이 걸렸다. 윤 대통령이 비속어 파문에 강경 대응 기조를 택해 진영 대결 국면이 이어질 분위기다. 분열, 대결 정치가 국정 위기를 장기화한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한국갤럽이 지난 27~29일(9월 5주차) 전국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윤 대통령이 직무수행을 ‘잘하고 있다’는 답변은 전주보다 4%포인트 떨어진 24%였다. ‘잘못하고 있다’는 답변은 같은 기간 4%포인트 오른 65%였다.
이 기관 조사에서 윤 대통령 지지율이 24%를 기록한 건 8월 1주차에 이어 두 번째다. 취임 후 최저치로, 지난 대선 윤 대통령 득표율(48.56%)의 절반 수준이다. 8월 첫 주 이후 한 달 동안 윤 대통령 지지율은 20%대 후반을 유지하다가 9월 3주에 33%로 30%선을 회복했다. 반짝 상승한 지지율은 지난주 조사에서 다시 20%선(28%)으로 떨어진 뒤 순방 여파가 반영된 이번 조사에서 급락했다. 부정 평가 이유 중 1위는 ‘외교’(17%)였다. ‘자질 부족/무능함’(13%), ‘발언 부주의’(8%) 순이다.
윤 대통령 지지율의 데드크로스(부정 평가가 긍정 평가를 넘는 현상)는 7월 1주 조사 이후 석 달째 지속되고 있다. 임기 초반 대부분 기간 20~30%대 지지율로 민심의 전폭적 지지를 받지 못한 채 국정운영에 나서는 셈이다.
엎치락뒤치락하던 정당 지지율도 이번 조사에선 야당이 여당을 앞섰다. 더불어민주당이 36%로 국민의힘(31%)을 5%포인트 차로 따돌렸다. 지난주 조사에선 34%로 동률이었다.
순방 뒤 국정운영 두 축의 ‘이중 위기’가 확인됐지만 위기를 조기에 타개할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 지지율 하락의 요인으로 꼽힌 비속어 파문은 이미 장기화 국면으로 들어섰다. 대통령실 반박에 비춰봐도 윤 대통령의 비속어 사용 가능성은 남지만, 대통령실은 진실 규명이 먼저라는 취지로 유감·사과 표명을 미루고 있다.
여권이 비속어 보도를 ‘가짜뉴스’라고 주장하며 진실 규명에 몰입하면서 분열상은 격화했다. 국정운영에서 실질적 성과를 부각할 가능성도 낮아졌다. 민생·경제·안보 위기에 대응하는 윤 대통령과 여당의 목소리는 비속어 공방에 가려지면서 여론 관심에서 밀려났다.
윤 대통령의 취임 첫해 2분기 지지율(지난 7~9월 평균)은 29%를 기록했다. 취임 초반 ‘20%대 대통령’이 고착화할 위기다. 국정 리더십 위기에 따른 국정 혼선, 개혁 동력 상실이 현실화할 경우 책임 소재를 둘러싸고 여권 내부 분열도 나타날 수 있다.
이번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유정인 기자 jeong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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