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가스요금 7670원 올려 에너지 수요 줄인다

한전 "연료비 폭등" 10월부터 인상
전기 kWh당 7.4원·가스 MJ당 2.7원
상업시설·대기업 인상 폭 더 확대

정부가 10월부터 전기요금을 kWh(킬로와트시)당 7.4원 인상하기로 했다. 도시가스 요금도 MJ(메가줄·가스사용 열량 단위)당 2.7원 올린다. 이에 따라 4인 가구는 월평균 기준, 전기·가스 요금 부담이 약 7670원 늘어날 예정이다.

한국전력은 30일 “지난해 결정된 기준연료비 인상분(kWh당 4.9원)에 더해 전력량 요금도 kWh당 2.5원 인상한다”고 밝혔다. 이번 요금 인상으로 10월부터 월평균 307kWh를 사용하는 4인 가구의 전기요금 부담은 약 2270원(부가세 및 전력기반기금 제외) 늘어난다.

전기요금은 기본요금·전력량요금(기준연료비)·기후환경요금·연료비 조정요금 등으로 구성되는데 분기마다 연료비 조정요금을 인상하거나 인하할 수 있다. 앞서 한전은 연료비 가격 급등을 이유로 연료비 조정단가 인상을 주장했다. 한전 추산에 따르면 올해 대규모 적자를 해소하려면 kWh당 260원 이상 전기요금을 올려야 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물가 상승을 우려해 정부는 연료비 조정단가 조정 대신 전력량 요금만 kWh당 2.5원 올렸다.

대신, 전력 사용량이 많은 상업시설이나 기업들이 쓰는 요금제 인상 폭은 더 확대했다. 기준연료비 인상분을 포함해 고압 A요금제는 kWh당 11.9원 오른다. 대기업들이 주로 쓰는 고압 B·C요금제는 kWh당 16.6원 오른다.

한전은 “연료비 폭등에 의한 도매가격 상승분을 전기요금에 제때 반영하지 못해 전기를 팔수록 적자가 커지는 상황”이라며 “에너지 수급 위기 극복을 위해 에너지 절약과 효율 향상이 절실한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산업통상자원부는 민수용(주택용, 일반용) 도시가스 요금을 10월1일부터 MJ당 16.99원에서 19.69원으로 15.9% 인상한다고 밝혔다.

서울 기준, 가구당 월평균 가스 사용량이 2000MJ인 점을 고려하면 요금 부담은 월 5400원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식당이나 숙박업소에서 쓰는 일반용(영업용1) 요금은 MJ당 16.60원에서 19.32원으로 16.4% 오른다.

이번 인상은 지난해 12월 ‘천연가스 공급규정’ 개정을 통해 확정된 정산단가 인상분(MJ당 0.4원)에 더해 기준원료비 인상분(MJ당 2.3원)을 반영한 결과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에 유럽 가스 공급 차질이 더해지면서 액화천연가스(LNG) 현물 가격은 급등세를 이어가고 있다. 여기에 최근 환율까지 오르면서 LNG 수입단가 상승세는 지속되고 있다. 이에 따라 가스공사가 수입한 LNG 대금 중 요금으로 회수되지 않은 미수금은 올해 2분기 기준 5조1000억원에 달했다. 산업부는 올해 미수금 규모가 사상 최대 수준까지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박상영 기자 sypark@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