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세계국채지수 관찰대상.."외인 투자 50조~60조 유입"

반기웅 기자 2022. 9. 30. 2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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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SE 러셀 "한국, 제도개선 추진
레벨1→2로 상향 가능성 있다"
외환시장 호재..원·달러 환율 하락
내년 편입 땐 외국계 자금 추가에
국채 위상 상승·이자비용 절감도
한국 국채 위상 높아지나 한국이 세계 3대 채권지수 가운데 하나인 세계국채지수(WGBI)에 관찰대상국으로 이름을 올렸다는 소식이 전해진 30일 서울 종로구 연합인포맥스에 설치된 모니터에 한국 국채수익률(금리)이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한국이 세계 3대 채권지수 가운데 하나인 세계국채지수(WGBI) 관찰대상국에 이름을 올렸다. 추종자금 규모만 2조5000억달러(약 3580조원)로 추정되는 WGBI에 한국이 편입될 경우 약 50조~60조원의 외국인 국채 투자가 유입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영국의 FTSE 러셀은 29일(현지시간) ‘9월 FTSE 채권시장 국가분류 2022’를 발표하고, 한국을 잠재적으로 시장접근성 상향 조정(레벨1→레벨2) 가능성이 있는 관찰대상국으로 분류했다. FTSE 러셀은 채권시장 국가분류에서 국가별 시장접근성을 레벨0~2로 구분하고 있다. 레벨2 국가만 WGBI 편입이 가능한데 한국은 현재 레벨1이다. 명목 국내총생산(GDP) 기준 세계 10대국 가운데 WGBI에 편입되지 않은 나라는 한국과 인도뿐이다.

FTSE 러셀은 런던 증권거래소 그룹(LSEG)의 자회사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다우존스, MSCI, CRSP 등과 함께 세계 최대 시장지수 산출기관 중 하나다.

FTSE 러셀은 한국 정부가 외국인 국채·통안채 투자 비과세, 외환시장 선진화 방침, 국제예탁결제기구(ICSD)를 통한 국채 거래 활성화 계획 등 그동안 외국인 채권 투자를 저해했던 요인들에 대한 제도개선을 추진해 레벨 상승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FTSE 러셀은 “한국 당국이 시장 구조와 한국 자본시장 접근성을 개선하기 위해 제안한 여러 이니셔티브를 발표한 데 따른 것”이라며 “시장접근성 수준이 개선됐는지 평가할 수 있도록 시장 참여자들로부터 피드백을 수집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관찰대상국 등재로 한국은 내년 시장접근성 레벨 상향 조정 및 WGBI 편입 결정 가능성이 높아졌다. 시장접근성 레벨 상향 조정은 관찰대상국에 최소 6개월 이상 포함된 후 가능하다.

외환시장에도 호재로 작용해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 종가보다 8.7원 내린 달러당 1430.2원에 거래를 마쳤다.

현재 추정되는 한국 국채의 WGBI 예상 편입 비중은 2.0~2.5% 수준이다. 편입국가 중 9번째로 큰 규모에 해당한다. WGBI 편입 비중은 8월 말 기준 미국 44.0%, 일본 15.0%, 프랑스 7.4%, 이탈리아 6.4%, 독일 5.5%, 스페인 4.3%, 영국 3.9% 등이다.

한국 국채가 WGBI에 편입되면 지수를 추종하는 외국계 자금이 국채시장에 유입되고 국채의 신뢰도가 높아질 수 있다. 금융연구원은 한국이 WGBI에 편입되면 약 50조~60조원의 외국인 국채 투자가 유입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기획재정부는 “외국인 국채 투자 유입에 따른 금리 하락으로 연간 약 5000억원에서 1조1000억원의 국채 이자비용 절감이 기대되는 등 재정건전성 측면에도 기여할 것”이라며 “한국 국채에 대한 글로벌 수요가 늘어나 국채·외환 시장의 안정성 강화도 기대된다”고 밝혔다.

반기웅 기자 b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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