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웹툰 열풍, 앞으로의 과제는?

황대훈 기자, 문별님 작가 2022. 9. 30. 20:23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EBS 뉴스]

이혜정 앵커 

웹툰 시장이 1조 원대로 성장했습니다. 


웹툰 작가를 꿈꾸는 학생들도 많아지고 업계에 대한 궁금증도 커지고 있죠. 


웹툰 작가는 어떤 일을 어떻게 할까, 웹툰 작가의 세계로 한 발짝 더 들어가 보겠습니다. 


오늘은 특별히 웹툰 전문 회사 토리컴즈의 송순규 대표와 청강문화산업대의 조희정 교수, 두 분을 함께 모셨습니다. 


어서 오세요.


먼저 대표님께 여쭤보겠습니다. 


웹툰 전문 회사 대표세요. 


웹툰이 이렇게 전문 회사라고 하는데, 어떤 곳일까요?


송순규 대표 / 토리컴즈 

웹툰 회사는 크게 플랫폼 회사와 웹툰 유통회사, 웹툰 제작회사 세 가지로 나눠져 있습니다.


저희 회사는 웹툰을 기획하고 제작하는 웹툰 제작 기획 회사입니다.


이혜정 앵커 

네, 만화 시장이 정말 이만큼 크게 성장했구나라는 생각이 듭니다. 


요즘 워낙 웹툰을 많이 보기도 하죠. 


요즘 어린 학생들 중에는 만화가를 꿈꾸는 학생들도 많아요. 


만화가가 단순히 그림을 그리는 것만은 아니죠?


송순규 대표 / 토리컴즈 

예전에는 만화가와 출판사만 존재했었지만 지금은 웹툰 시장이 굉장히 커지면서 웹툰을 가지고 할 수 있는 작업에 대한 내용과 매출을 낼 수 있는 여러 가지 통로가 생기면서 웹툰 작가, 웹툰 PD 및 웹툰 유통 전문가 등 다양한 신직종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혜정 앵커 

다양한 분야에서 웹툰 전문가들이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웹툰 쪽으로 진학하려는 학생들도 많다고 하는데요. 


교수님, 실제 대학에서 우리 학생들을 가르치고 계시잖아요. 


요즘 학교 분위기는 어떻습니까?


조희정 교수 / 청강문화산업대 만화콘텐츠스쿨 

저희 대학 기준으로 보면 결국에는 대학에서는 얼마나 많은 학생이 해당 대학에 어떤 과에 입학하고자 하냐는 것을 나타내는 입시 경쟁률하고, 또 실제로 그 대학에 등록해서 다니는 충원률이라든지, 취업률, 이런 것들을 통해서 해당 산업에 진출할 수 있는 인력들을 가늠해 볼 수 있는데요. 


저희 대학에도 만화콘텐츠스쿨이라는 단위가 있습니다. 


그래서 만화, 애니메이션, 게임 이렇게 다양한 문화콘텐츠 창작자나 아니면 전문가를 양성하는그런 대학인데요. 


이 가운데에서도 아까 말씀드린 만화스쿨, 그러니까 만화, 웹툰, 웹소설 이쪽 단위를 가르치는 스쿨이 대학 입시율을 견인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닙니다. 


입시 경쟁률이 수시 1차 기준으로 해서 해마다 10 대 1을 넘기고 있고요. 


올해 같은 경우에는 앞서 말씀하셨습니다만, 인구 절벽으로 수험생 숫자가 크게 줄어들었잖아요. 


그래서 좀 지원자 수도 줄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굉장히 지금 현재까지의 상황은 오히려 작년의 경쟁률을 넘긴 상황입니다. 


저희 학교만 사실 그런다기보다는 전반적으로 보면, 2018년 기준으로 웹툰 관련된 학과가 한 20여 개 였던 것에 반해서 2022년 현재는 한 50개 가까운 학과들이 늘어났다는 것은, 입시 경쟁률 기준이라기 보다는 그만큼 산업계에서 많은 수요가 있고, 그만큼 그런 산업 발전을 바라보고 늘어나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듭니다. 


요즘 학생들이 굉장히 똑똑하잖아요. 


그래서 창작에 대한 그런 자기 열망은 물론, 자기 미래비전을 보고 지원을 하는데, K콘텐츠에 대한 열풍 그리고 OTT의 강세 그리고 콘텐츠 중심이라고 할 수 있는 IP를 웹툰과 웹소설이 주도하고 있다는 점에서는 굉장히 고무적이지 않나 싶습니다.


이혜정 앵커 

네, 웹툰의 인기가 이렇게 올라가면서 웹툰 꿈나무로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말씀이셨습니다. 


산업 현장을 좀 살펴보겠습니다. 


대표님, 요즘 만화가도 더 이상 혼자 작업하지는 않는다고 하죠. 


분업화, 전문화가 상당히 진행됐다고 들었습니다.


송순규 대표 / 토리컴즈 

네, 예전에는 잉크와 스크린톤으로만 만화를 그렸지만 지금은 풀컬러로 제작이 돼야 되고, 각 각 캐릭터나 의상이나 이런 것들을 굉장히 하나하나씩 디테일하게 살펴보고 있기 때문에, 작업의 전체 공정이 굉장히 많아졌어요. 


혼자서는 도저히 할 수 없는 상황이 됐고요. 


지금은 스토리, 콘티, 캐릭터, 배경, 채색 모두 나눠져서 작업을 하고 있는 중입니다.


이혜정 앵커 

네, 그런데 이렇게 전문화, 분업화가 되다 보니까, 웹툰 작가의 일의 강도가 상당하다고 합니다.


교수님, 어느 정도일까요?


조희정 교수 / 청강문화산업대 만화콘텐츠스쿨 

네, 그냥 일면에서 저희 학교에도 지금 현업 웹툰 작가로 일하는 학생들과 또 교수님이 상당수인데요. 


공통적으로 호소하시거나 아니면 학생들에게 당부하는 게 허리 조심해라, 손목 조심해라, 이른바 직업병이죠. 


이렇게 물리적인 작업량이 보통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러니까 보통 작업을 단순 작업을 해도 굉장히 집중을 하지만, 창작이라는 그런 활동 자체가 또 굉장한 집중력을 요하다 보니까 자세 문제도 있고요.


그러면 분량이 어느 정도냐 이런 부분들이 좀 궁금하실 텐데, 요즘에 웹툰 한 회차당의 컷수를 한 70컷 내외로 보는 경우가 많고요. 


또 어떤 웹툰에 따라서는 100컷 이상인 그런 웹툰도 있습니다. 


바꿔 말하면 매주 해당 요일에 업로드가 되는데 주당 평균 70컷 내외를 그리고 채색까지 해야 한다는 거잖아요. 


그래서 사실 몇 년 전만 해도 한 주당 한 50컷 정도가 평균이었던 점을 감안해서 비교를 해 보면 업무량이 한 2배 가까이 늘어난 셈입니다.


조희정 교수 / 청강문화산업대 만화콘텐츠스쿨 

사람들은 컷수를 줄이면 되지 않냐, 이렇게 또 생각을 하실 수도 있는데요. 


매주 웹툰이 수천 개가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그리고 독자들의 눈높이가 높아졌어요. 


웬만한 웹툰에는 만족할 수가 없는 상황인 거죠. 


그래서 웹툰 컷수를 늘리면서 더 화려하게 작화를 해야 이 무한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가능성이 굉장히 커졌다는 이야기죠.


또 웹툰 수가 굉장히 많으니까 플랫폼에서 하는 프로모션 마케팅이 굉장히 중요해집니다.


그런데 상대적으로 분량이 짧고 작화의 컬리티가 떨어지게 되면 골라내기가 조금 어려운 부분이겠죠. 


이렇기 때문에 자발적이든 작가 자발적이든 아니면 계약서상 때문이든 작가들의 주중 평균 창작 시간이 높아지는 게 사실입니다. 


또 한 가지 문제는 연재 방식을 좀 보면 될 것 같은데요. 


통상적으로 웹툰 같은 경우에는 비축분을 일정 분량을 만들어놓고 연재를 시작하는 시스템이에요, 다 만들어놓고 한꺼번에 올린다기보다는. 


그러다 보니까 작가 대부분이 연재 중에 마감 시간을 계속 쫓기는 상황이 계속되는데 그러면 '다 만들어놓고 업로드하면 되지 않아?'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는데요. 


웹 콘텐츠잖아요, 그러니까 독자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을 전제로 하는 그런 콘텐츠의 특성상 이 또한 그렇게 단정지어서 해결책을 제시할 수는 없는 그런 문제인 것 같습니다.


이혜정 앵커 

이런 작업 환경들이 혹시 과거 만화계에서 부정적인 사례로 지목됐던 게 '만화 공장장'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러니까 정말 짧은 시간 안에 작품을 막고 쏟아내는 거예요. 


이런 우려들이 있는데요. 


대표님, 현장에 계시니까, 이런 상황들, 어떻게 보고 계십니까?


송순규 대표 / 토리컴즈 

양산형, 공장형이라는 것은 말씀하신 대로 짧은 시간에 많은 양을 찍어내서 수량으로 매출을 올리기 위한 방법이었을 때 그렇게 말하는데요.


최근에 양산형이라는 건 그런 부분은 아니고, 제작에 투자비가 많이 올라가고 있기 때문에 안전한 장르만 웹툰을 제작을 하게 되는 거예요. 


그러다 보니까 비슷비슷한 만화들이 생기고 있는 게 양산형이 되고 있는 거고요.


결국에는 어떻게 기획을 하고, 어떻게 제작을 하느냐에 따라서 많이 달라지는데, 제작하는 방법은 이미 지금 많이 분업과, 전문화되고 있기 때문에 결국에는 기획이 어떠냐에 따라서 작품의 퀄리티가 달라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제로 지금 히트를 치고 있는 유명한 웹툰의 사례들을 보면, 한 작품을 10개 10명이 붙어서 한다고 그러면 기획자가 6명이고 작가가 4명인 경우들이 많아요. 


그래서 웹툰 PD 이런 부분들이 많이 활성화 됨에 따라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라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이혜정 앵커 

네, 무엇보다 이렇게 시스템에 안정적으로 정착하면 더 좋은 환경에 대한 요구도 커지게 되겠죠. 


만화가의 노동환경, 그리고 보호할 수 있는 방법, 한번 짚어보겠습니다.


조희정 교수 / 청강문화산업대 만화콘텐츠스쿨 

살펴봤더니 2012년도에 만화진흥법 개정안이 있었는데, 사실 웹툰 산업이 무르익기 시작한 게 한 2017년 기준이라고 봤을 때는 이 개정안 자체의 웹툰 산업에 대한 어떤 특징이 반영되지 못했다고 보셔도 될 것 같습니다. 


그래서 최근에 어떤 움직임이 있냐면, 김용민 의원이 첫 웹툰법 발의 준비를 지금 하고 있다고 이런 움직임이 저희 교육계에서도 그렇고 산업계에서도 주목되는 부분이 아닌가 싶습니다. 


웹툰 산업과 관련된 첫 번째 재정법인 만큼, 누구를 웹툰 창작자로 볼 것인가, 이 문제가 세분화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방금 대표님께서도 말씀하셨지만, 과거에는 한 사람이 스토리부터 시작해서 작화까지 다 했었던 형태였다면, 산업이 이렇게 고도화되면서 창작 시스템이 굉장히 분화됐거든요. 


그러니까 스토리, 컷 구성하는 사람, 연출하시는 분, 담당하는 메인 작가뿐만 아니라 선화라든지 채색이라든지. 


요즘에는 AI라든지 3D 그래픽 이런 것도 신기술로 이렇게 적용이 되거든요. 


그래서 이런 것들을 담당하시는 창작자가 다 따로 있다는 거죠. 


그래서 이런 분화된 업무를 지금 하고 계시는 분 모두를 그 대상으로 하는 것을 요지로 삼고 있습니다. 


그리고 창작 노동에 대한 어떤 보상을 산정하는 기준도 1회당 산출물 완성에 소요되는 평균 노동시간을 반영해라, 이런 식으로 명시를 한다든지, 아니면 웹툰 창작자가 쉴 권리가 없잖아요, 매주 업로드를 하다 보니. 


유급휴재권 개념, 이런 것들도 도입해서 정말 창작자의 건강권 문제를 힘쓰자 이런 움직임들이 있습니다. 


이 문제는 창작자나 CP사, 플랫폼사 이렇게 각 산업계나 국회에서만 힘 쓸 게 아니라, 사실은 누구보다도 우리 웹툰 독자분들이 작품 이면에 계신 창작자들의 건강권, 처우 문제에 조금 더 많은 관심을 가지고 이 작품을 찍어내는 그런 대상이 아니라 우리 대중의 어떤 일상을 위로하는 스토리텔러라는 그런 이웃으로 자각해 주시고, 응원과 이런 지지의 목소리를 내어주셔야 이런 법안 발의도 힘을 받게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혜정 앵커 

네, 이런 어떤 법적 보호 장치뿐 아니라 동시에 국내 만화산업이 지속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토대 마련이 필요한데요. 


그러기 위해서는 최근 젊은 만화가뿐만 아니고, 과거에 종이 만화를 그렸던 중장년 만화가를 위한 지원도 필요할 것 같습니다. 


'공포의 외인구단'으로 아주 유명한 작가죠, 이현세 작가가 최근에 웹툰 작가로 데뷔했다고 해요. 


이런 지원들, 현재 어떻습니까?


송순규 대표 / 토리컴즈 

현재 만화영상진흥원에서 매해 시니어 작가들을 데뷔, 리스타트하기 위한 지원 사업을 많이 하고 있고요. 


지금 현재의 40대 50대 중장년층의 독자들을 웹툰 독자로 끌어들이지 못하고 있거든요. 


그런 독자를 끌어들이기 위해서는 시니어 작가들의 역할이 중요한데, 조금 많이 연구 고민을 해야 할 사항들이 있습니다. 


이현세 선생님이나, 또 웹툰으로 성공하신 장태산 선생님이나, 문정후 작가의 경우도 보면 한 1년 정도의 굉장한 연습을 하셨거든요. 


어떤 연습이었냐면, 감성이나 연출은 예전에 정서를 그대로 가져가되, 그림에 대한 테크닉적인 요소는 지금 40, 50대들도 눈이 굉장히 높아져 있거든요.


요즘 세대의 기술로 다시 그림을 그려야 되는데, 그렇게 되면 충분히 시장이 더 넓어지고 시니어 작가들도 시장에 나올 수 있을 거라고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혜정 앵커 

네, 지금 부천국제만화축제가 한창입니다. 


한국 만화, K웹툰이 또 한 번 성장하는 그런 기회가 되기를 바랍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Copyright © EB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