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노브랜드'가 찾은 미래 공생법]소비자에겐 착한 가격 중소기업은 동반성장 전통시장과 상생 행보

2022. 9. 30.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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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첫선..현재 상품 1500여종 운영
'상생스토어' 만들자 전통시장 함께 활기
'입점 효과'에 지자체·상인회서 문의 쇄도
장애인이 만든 '친환경 연필' 판로 개척도
이마트 노브랜드 매장을 찾은 소비자가 진열 상품을 살펴보고 있다.

이마트 노브랜드가 동반성장에 앞장서는 착한 브랜드로 거듭나고 있다.

고물가 시대에 착한 가격으로 물가 안정에 기여하는 것은 기본이고 중소기업과 전통시장에 이어 사회적기업과의 동반성장까지 도모하면서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 브랜드로 성장하고 있다.

노브랜드는 중소기업·전통시장과 함께 성장해 온 이마트의 대표적인 상생 브랜드다.

노브랜드는 현재 1500여종의 상품을 운영 중인데 이 중 약 70%의 상품을 중소기업에서 생산하고 있다. 노브랜드에 상품을 납품하고 있는 중소기업의 수만 해도 300개가 넘는다.

2015년 노브랜드가 세상에 첫선을 보일 때 거래하던 중소기업 수가 120여개였던 것과 비교하면 7년 만에 협력 중소기업 수가 2.5배를 훌쩍 넘었다.

대표적으로 생수 제조회사 화인 바이오는 2016년 노브랜드 생수 출시와 함께 4년 만에 연 매출이 10배 이상 성장했다. 제지류 제조사인 한울허브팜은 노브랜드 물티슈 생산을 맡으면서 5년 만에 회사의 외형을 5배나 키우기도 했다.

대형 유통업체와 전통시장의 새로운 공존 방법을 제시한 노브랜드 상생스토어는 전통시장 상인회나 지자체에서 먼저 입점 문의가 끊이지 않을 정도로 국내를 대표하는 상생 모델로 확실히 자리 잡았다.

노브랜드 상생스토어 1호점 당진 어시장점. 상생스토어는 전통시장 전체의 상품 구색을 다양하게 하고 편의시설을 확충시킴으로써 고객을 모으는 앵커스토어 역할을 하고 있다.

노브랜드는 최근 장애인 직업 재활시설인 강화도 소재의 사회적기업 우리마을의 판로 개척에 힘쓰고 있다.

우리마을은 성인 발달장애인에게 안정적 일자리와 함께 직업 재활 서비스를 제공해 자립 역량을 키워 지역사회에서 적응해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시설이다. 현재 발달장애인 약 50명이 우리마을에서 일하며 지역사회의 구성원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직업 재활 훈련을 받고 있다.

노브랜드는 발달장애인들이 손수 만들어내는 커피박(찌꺼기)으로 만든 친환경 연필 판로 확대에 앞장서고 있다.

기존 노브랜드는 고객 대상 행사 진행 시 장바구니 등 통상적인 사은품을 증정해왔으나 최근에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활동의 일환으로 발달장애인들이 손수 만든 친환경 연필을 사은품으로 활용하고 있다.

강화도 소재 사회적기업 우리마을 직원들이 커피박(찌꺼기)을 재료로 친환경 연필을 만들고 있다(왼쪽). 우리마을이 커피박을 재료로 생산한 친환경 연필(위).

커피박 친환경 연필은 100% 천연 커피 점토만으로 만들어져 땅속에 심으면 물에서는 하루, 땅속에서는 한 달이면 분해돼 퇴비가 되는 제로 웨이스트 상품이다.

노브랜드 측은 커피박 연필이 친환경성도 뛰어난 데다 장애인들의 자립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점이 착한 소비를 지향하는 노브랜드의 브랜드 가치와 부합한다고 판단했다. 이에 해당 커피박 연필을 대량으로 매입해 고객들에게 사은품으로 제공하고 해외에 판매할 수 있는 방안도 모색하는 등 커피박 연필 판매를 늘릴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올해는 커피박 연필의 품질과 상품성을 검증하는 차원에서 연필 총 2만5000자루를 구매했다. 내년에는 주문량을 더욱 늘려 우리마을 연 매출의 약 10%에 해당하는 수준의 재활용 상품 구매에 나설 예정이다.

특히 현재는 노브랜드 매장에서 행사 사은품으로만 활용하고 있지만 상품성이 충분히 검증되면 노브랜드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필리핀 등으로 해당 상품을 수출할 수 있는 방법도 모색할 계획이다.

장기적으로는 노브랜드에서 판매하는 커피에서 나오는 커피박을 우리마을에 제공해 노브랜드 커피의 선순환 구조를 갖추는 것이 목표다.

최근 노브랜드는 환경부와 함께 중소기업 친환경 상품 인증 비용 지원을 통해 상생 행보도 펼쳐나가고 있다.

이마트는 현재 매년 약 20개 내외의 자체브랜드 상품에 대해 친환경 인증 비용을 지원하고 있다. 해당 자체브랜드 상품들은 모두 국내 중소기업에서 제조하는 상품들로 친환경 인증 방법을 모르거나 비용 부담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들을 대상으로 친환경 상품 인증을 지원하고 있다.

이마트의 친환경 인증 지원을 통해 중소기업들은 별다른 비용 부담 없이 상품의 경쟁력을 높여 소비자들에게 더욱 상품을 어필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다.

노브랜드를 포함해 이마트 자체브랜드 상품 중 지난해 친환경 인증을 지원받은 상품 수는 총 24개로 이마트는 지난해에만 이를 위해 약 1억원의 비용을 지원했다. 이마트가 중소 협력업체에 친환경 인증 비용 지원을 진행한 지는 5년이 넘었으며 매년 약 10개에 달하는 중소기업들이 친환경 인증 비용 지원을 받고 있다.

노브랜드는 상생스토어를 통해 전통시장 및 지자체와의 동반성장에도 앞장서고 있다.

노브랜드 상생스토어는 상품과 고객층이 서로 다른 전통시장과 대형마트가 함께 위치해 전통시장에 활기를 불어넣는 상생 프로젝트다. 전통시장과 중소협력사, 이마트가 함께 지속가능한 동반성장을 이루어가는 혁신적인 상생 모델이다.

노브랜드 상생스토어가 입점한 경북 구미 선산 봉황시장에서 상인들이 한자리에 모여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노브랜드 상생스토어는 전통시장 전체의 상품 구색을 다양하게 하고 편의시설을 확충시킴으로써 고객을 모으는 앵커스토어 역할을 하고 있다.

상생스토어 1호점인 당진 전통시장은 시장 주차장 이용 건수가 2015년 2153대에서 상생스토어 입점(2016년 8월) 후인 2017년에는 5019대까지 늘어났다.

또 입점 1년 후 고객 설문조사에서 시장 방문객의 75%가 노브랜드와 당진 전통시장을 함께 이용한다고 응답하며 상생 모델의 성공적 운영을 증명했다.

노브랜드 상생스토어는 1호점부터 최근 개점한 16호점까지 똑같은 매장이 없다. 입점하는 전통시장 상인회와의 사전 협의를 통해 주변 전통시장에서 파는 품목은 제외하고 부족한 품목은 강화하기 때문이다. 전통시장에서 팔고 있는 과일·채소 등 신선식품과 담배·소주 등은 판매하지 않는 경우가 많지만 여주 한글시장처럼 패션, 문구·완구 상품을 제외하거나 인천 장승백이시장처럼 오히려 신선식품을 강화하는 매장도 있다.

더불어 지역 특산품 매장이나 사회적 경제 기업 홍보관을 운영하는 등 기획 단계에서부터 지역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이마트 관계자는 “노브랜드는 소비자들에게는 착한 가격으로, 중소기업과 전통시장에는 착한 브랜드로 동반성장에 앞장서고 있다”며 “앞으로도 지역사회 및 소외계층과 동반성장하는 브랜드로서 사회적 책임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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