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잠훈련 먼저 공개' 안규백 "엠바고 알았으나, 국민 알권리 차원"

박준희 기자 2022. 9. 30.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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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해상자위대 소속 25DD급 최신형 대잠구축함 아사히함. 디펜스뉴스 캡처
안규백 더불어민주당 의원 블로그 캡처.

‘제보 받은 사안’이라며 "이틀 고민" 해명

"이번 훈련에서 우리가 얻는 게 뭔가" 반문

보도 유예 상태로 공개되지 않았던 동해 상의 한·미·일의 대(對)잠수함 군사훈련 일정을 SNS에 공개해 논란을 빚은 안규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30일 "엠바고(보도 시점 유예)를 걸었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밝혔다. 안 의원은 군 당국이 훈련 사실을 공개할 때까지 외부에 알려지면 안된다는 내용을 알고서도 먼저 공개한 셈으로 논란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안 의원은 이날 YTN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서 ‘이 훈련이 보도유예, 즉 엠바고 사안이 맞냐’는 질문에 이 같이 답했다. 그는 "국민 알 권리 차원에서, 제가 국방위(국회 국방위원회)를 하면서 이렇게 한 것은 처음"이라며 "이틀 이상 고민하고 이것을 공개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말했다.

안 의원은 관련 소식을 듣게 된 경위에 대해서도 "제가 국방위를 오래 하면서 군은 물론이고 이 분야에 관련된 민간과 외국에서도 알고 있는 사람이 많다"며 "그래서 이 문제에 대해서는 저도 고민을 많이 했다"고 설명했다. ‘제보를 받은 것이냐’는 질문에 그는 "그렇다"며 "그런데 민감한 사안이기 때문에 이 정도로 답을 하겠다"고 했다.

안 의원은 군이 이번 훈련을 엠바고로 정한 배경에 대해서부터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한미가 연합 훈련을 하는 것은 아무렇지 않게 공개하면서 거기에 일본이 추가되는 일정은 극비에 진행한 이유가 뭐겠냐. 그 점이 잘 이해가 안 간다"며 "아마 정부에서도 (한·미·일 훈련이) 국민적 공감대를 얻지 못할 사안이라는 점을 알고 있었던 게 아닌가 생각된다"고 말했다. 안 의원은 또 "항상 어떤 훈련을 할 때마다 보안성을 유지하는 것이 군의 생명"이라면서도 "그러나 2017년 4월에는 제주 남방에서 한·미·일 대잠 훈련을 할 때도 훈련 개시일을 보도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결국은 이 방점은, 보안성을 요구하는 훈련이라는 점에 있는 것이 아니라 일본 해상자위대와 독도 인근 동해에서 훈련을 한다는 사실일 것"이라며 "그래서 우리 군은 어느 훈련이나 상당히 높은 의미를 부여하는데, 이번에는 한미 훈련을 단지 군사훈련으로 바라봐서는 안 된다는 생각 같다"고 주장했다. 안 의원은 또 "우리가 합동 훈련이라고 하지 않고 나라와 나라의 훈련을 연합 훈련이라고 얘기한다. (여기엔) 고도의 어떤 정치 계산과 목적이 있지 않나 이렇게 생각을 한다"며 "이번 훈련을 통해서 우리가 얻은 게 뭐가 있을까 생각을 해 본다. 크게 얻을 게 없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번 훈련을 통해) 미국은 중국을 상대로 해서 한미 공조를 할 것이고, 일본 역시 이른바 ‘보통국가’, 헌법국가에서 보통국가로 향한 발걸음을 내딛는 거라고 생각한다"며 "우리는 도대체 (얻는 게) 뭐가 있을까, 잘 떠오르지 않는다"고 말했다.

국회 국방위원장을 지내기도 했던 안 의원은 앞서 지난 28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이번 훈련에 대해 "참담하다"면서 "예정된 훈련 장소가 한국작전구역 바깥이기는 하지만 독도에서 불과 150여km 떨어진 곳"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유사시 한반도 문제에 일본 해상자위대의 개입을 허용하겠다는 것인지, 윤석열 정부의 안보관에 의문을 던지지 않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또 안 의원은 "(일본은) 지금도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는 나라"라며 "2018년 초계기 갈등, 2019년 수출규제 이후 아무런 사과도 없는 나라"라고 비판했다. 이어 "도대체 이런 나라와 군사작전을, 그것도 독도에서 150km 인근에서, 말이 되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나 안 의원이 이같이 연합훈련을 지적하면서 아직 미공개인 훈련 일정을 공개한 것이 돼 논란이 일었다. 국방부는 기자단에 보낸 입장문에서 "대잠전 훈련의 경우 상당 수준의 보안이 요구되는 훈련임을 고려해 사전 언론의 협조를 구해 발표시기를 조율했으나 훈련 관련 일부 내용이 지난 28일 개인 SNS를 통해 공개되게 된 점을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하다"며 "한·미·일은 긴밀한 협조를 통해 필요한 추가적 보안조치를 강구하는 가운데 훈련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국방부는 이번 훈련에 관해 "북한 핵·미사일 위협 대응을 위한 방어적 성격의 대잠전 훈련은 과거에도 이미 실시한 바 있는 한·미·일 3자간 훈련"이라며 "이번 훈련은 북한 핵·미사일 대응을 위한 한미일 군사협력을 2017년 이전 수준으로 복원해 나가겠다는 조치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SLBM(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발사능력을 갖춘 북한 잠수함에 대한 탐색·식별과 추적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추진하는 것"이라며 "훈련지역은 북한 SLBM 위협과 잠수함의 주요 활동 예상해역을 고려해 동해상의 공해구역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훈련에는 한국 해군의 문무대왕함, 미국 해군의 원자력추진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호와 순양함 챈슬러스빌함, 이지스 구축함 배리함이 참가한다. 일본 해상자위대의 최신형 대잠 구축함 아사히함도 참여한다.

박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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