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시스템 오류 얼마나 심각했으면.. 자치구서 거짓말까지

박은경 2022. 9. 30.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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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한국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부산 연제구청의 한 복지담당 공무원은 지난 28일 오전 9시 28분쯤 복지시스템 질의코너에 "전화로도 오류 접수를 하고 질의에도 등록했지만 여전히 조치가 되지 않고 있다"며 "현재 압류, 경매로 모든 재산을 쓸 수 없는 상태인데 긴급복지 연장이 안 돼 자살시도를 하셨다고 한다. 긴급한 상황이다. 제발 좀 해결 부탁드린다"고 글을 올렸다.

평소 촘촘한 그물망 복지를 강조해 왔던 복지부는 한국일보 보도가 나가자 "긴급복지지원 시스템 관련 오류도 대부분 보완조치가 완료됐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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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연제구, 28일 복지 시스템 내부 게시판에
"긴급지원 처리 지연으로 민원인 극단적 선택"
뒤늦게 "그런 일 없다.. 빨리 처리하려 거짓말"
개통 후 먹통 사태를 겪고 있는 사회보장정보시스템 내부 게시판에 28일 올라온 글.

각종 복지수당을 처리하는 사회보장정보시스템 오류로 긴급 지원을 기다리던 민원인이 극단적 선택을 시도하는 일이 발생했다는 한국일보 보도(▶관련기사: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A2022092912340000468)에 대해 담당공무원이 뒤늦게 “거짓말이었다”며 입장을 번복했다. 복지 시스템 먹통 사태가 한 달째 이어지면서 업무에 심각한 차질을 빚자 신속한 조치를 촉구하는 차원에서 거짓말을 했다는 것이다.

30일 한국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부산 연제구청의 한 복지담당 공무원은 지난 28일 오전 9시 28분쯤 복지시스템 질의코너에 "전화로도 오류 접수를 하고 질의에도 등록했지만 여전히 조치가 되지 않고 있다"며 "현재 압류, 경매로 모든 재산을 쓸 수 없는 상태인데 긴급복지 연장이 안 돼 자살시도를 하셨다고 한다. 긴급한 상황이다. 제발 좀 해결 부탁드린다"고 글을 올렸다. 기자가 사실관계를 취재하자, 구청 담당자는 "생명에 지장이 없다. 개인정보라 정확한 사정은 얘기하기 어렵다"고 했다.

하지만 기사가 나간 다음 날 구청 관계자는 "수차례 오류 처리를 요청해도 개선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빠른 처리를 위해 과장한 부분이 있었다"고 말을 바꿨다. 또 다른 구청 관계자는 "긴급지원 신청 전부터 극단적 선택을 시도한 민원인이고, 지원이 늦어지면서 매일 전화가 오는 등 압박이 거셌다"고 토로했다. 또 “복지부에서 아무리 오류라고 해도 처리해 주지 않던 일이 긴급한 상황인 것처럼 올리면 바로 처리해 주는 경향이 있어 타부서에서도 급한 경우는 그렇게 처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평소 촘촘한 그물망 복지를 강조해 왔던 복지부는 한국일보 보도가 나가자 "긴급복지지원 시스템 관련 오류도 대부분 보완조치가 완료됐다"고 해명했다. 한국일보 보도에 대해선 "해당 구청에서 기사에 언급된 대상자를 직접 확인한 결과, 극단적 선택 시도는 전혀 없었다"고 밝혔다.

사회보장정보시스템을 운영하는 한국사회보장정보원 게시판에 30일 시스템 오류를 호소하는 글이 이어지고 있다. 한국사회보장정보원 홈페이지 캡처

지난 27일 열린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복지부는 새로 개편한 복지시스템 관련 오류 복구 예정시기 및 이로 인한 피해 예측에 대한 인사청문회 자료 요구에 '9월 16일을 끝으로 발생한 오류 건은 모두 조치 완료'라고 답변했다.

하지만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사회보장정보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차세대 사회보장정보시스템 오류 현황’에 따르면, 이달 6일부터 22일까지 약 3주간 신고된 오류 건수는 6만 건이었다. 복지부가 "조치를 완료했다"고 밝힌 16일 이후에도 2만3,106건의 오류 신고가 새로 접수됐다. 실제 사회보장정보시스템을 운영하는 한국사회보장정보원 게시판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는 이날도 시스템 오류를 호소하는 글이 이어졌다. 신 의원은 "보건복지는 현장성 강화가 매우 중요하지만 현장 확인 없이 ‘조치완료’라는 보고를 답변으로 내놓고 있다”고 지적했다.

부산= 박은경 기자 chang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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