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테이너 운임 급락..실물경제 도미노충격 시작됐다

이윤재,문광민 2022. 9. 30.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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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악재 도미노 쇼크
나프타 마진 마이너스 30弗대
석화제품 수요 급감에 타격
해상 운임지수도 2000 붕괴
물동량 줄며 22개월만 최저

◆ 실물경제 충격 ◆

반도체, 석유화학, 해운 등 한국의 핵심 산업에 글로벌 경기 둔화의 충격파가 고스란히 전해지기 시작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중국의 경제 봉쇄, 스태그플레이션까지 악재가 연쇄적으로 발생하면서 실물경제에 본격적인 파장이 가해지고 있는 것이다. 이미 외환·증권 등 금융시장 위기가 시작된 가운데 기업 실적까지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반도체와 석유화학은 모든 제조업의 근간인 동시에 한국 수출을 견인하는 업종이지만 경기민감성이 크다는 공통점이 있다.

글로벌 경기 침체가 가속화될 수 있다는 신호도 뚜렷하다. 컨테이너선의 단기 운임 수준을 측정하는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30일 2000선이 붕괴됐다. 올 초 5100선을 넘었던 지수가 반 토막이 난 셈이다.

SCFI는 16주째 하락세로 2000선 붕괴는 무려 22개월 만이다. 이날 발표된 SCFI는 1922.95로 전주에 비해 7.2% 급락했다. 팬데믹 이후 기록적인 해상운임 상승을 촉발했던 항만 적체 현상이 해소되면서 운임 하락세는 더 가팔라지고 있다.

상반기까지만 해도 코로나19 특수 속에 호황을 구가했던 정유와 석유화학 업종에도 비상이 걸렸다.

먼저 각종 석유화학제품의 기초 원료로 쓰여 '산업의 쌀'로 불리는 나프타의 적자 구조가 심화되고 있다. 나프타 가격에서 원재료인 원유가격을 뺀 '나프타 마진'이 -30달러대 후반까지 떨어졌는데 이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악이다.

석유화학 업계도 상황이 심각하다. 가전·자동차·IT 제품 등의 원료로 쓰이는 ABS(아크릴로니트릴·부타디엔·스타이렌), PC(폴리카보네이트) 등의 수요가 급감하면서 석유화학 업계 전반으로 충격이 확산되고 있다.

한국 경제의 버팀목인 반도체 기업들도 비상경영에 돌입했다. 삼성전자는 최근 자체적인 하반기 매출 전망을 지난 4월 전망치보다 30% 가까이 낮춘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삼성전자 주가는 장중 5만1800원으로 떨어져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다.

반도체 업계에서 실적 발표가 가장 빨라 '풍향계'로 불리는 미국 마이크론은 29일(현지시간)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분기 매출액이 전년 동기보다 23% 감소했는데 이는 시장 예상치보다 8.3% 적었다.

산업계에서는 실물경제 타격을 줄이기 위해 정부가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수요 침체와 금리 인상이 동시에 맞물리면서 복합적인 경기 침체가 현실화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미국의 고금리 기조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당분간 긴장상태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이윤재 기자 / 문광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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