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 시계제로' 기업들 신규투자 70% 줄었다
전년동기 9조원서 급전직하해
강달러·고금리 불확실성 영향
천연가스 저장시설 등만 투자
◆ 실물경제 충격 ◆
경기 불확실성이 날로 커지면서 기업들도 신규 투자를 극도로 자제하는 등 보수적인 경영에 나서고 있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7~9월 코스피 상장사의 신규 시설투자 공시금액은 2조6855억원에 그쳤다. 지난해 같은 기간 9조877억원보다 무려 70% 가까이 감소한 것이다. 공시 건수도 줄었다. 3분기 들어 코스피 상장사의 신규 시설투자 공시 건수는 12건에 불과하다. 지난 2분기 20건, 지난해 동기 28건보다 감소한 수치다.
상장법인은 자기자본의 100분의 10(대규모 법인은 100분의 5) 또는 1000억원 넘는 신규 시설투자를 결정하면 공시해야 한다. 상장사들의 투자 동향을 파악할 수 있는 가늠자인 셈이다.
추광호 전국경제인연합회 경제본부장은 "지난 2분기와 지난해 3분기보다 현재 경제 상황을 점치기가 더 어려워졌다"며 "심각한 수준의 물가 상승률과 이에 따른 기준금리 인상, 달러당 원화값 약세로 기업들이 투자 결정을 미루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지난해와 올해 상반기까지는 주력 산업인 전자기기와 화학 관련 기업이 대규모 투자 결정을 내리며 사업 확대 의지를 보였다.
금호석유화학이 NB라텍스 생산설비를 신설하고 효성화학은 대규모 공장 증설 계획을 밝히는 등 성장 시장 선점을 위한 선제 투자가 잇따랐다. 올 상반기만 해도 카메라 모듈 부품, 고다층인쇄회로기판(MLB) 등 전기전자 분야 기업들이 자기자본의 40~60%에 달하는 투자를 단행했다.
하지만 올 3분기에는 천연가스 저장시설 확충(1조129억원) 등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시설 확대 외에는 눈에 띄는 투자 의사결정이 보이지 않았다.
기업들이 투자를 축소하면 경기 회복 국면에서 성장 기회 상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재만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긴축으로 정책을 전환했던 2013~2014년 알파벳은 전 세계 기업 인수에 적극 뛰어들어 사업·매출 다각화를 이뤘다"며 "위험이 따르기는 하겠지만 국내 기업은 보유한 현금을 통해 보다 공격적인 투자나 기업 인수가 필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강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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