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도 기업도 전기료 쇼크.."삼성전자 年 305억 더낼판"
소비자물가 상승률 0.3%P 쑥
文 신재생 과속에 빚더미 한전
산업용은 가정용보다 5배 올려
수출기업 경쟁력 악화 불보듯
정부 "절약 캠페인 돌입할 것"
◆ 한전 전기료 인상 ◆
그러나 고물가 부담이 큰 상황에서 전기요금까지 오르면서 물가 당국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정부에선 전기와 도시가스 요금 인상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0.3%포인트가량 더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일반 전기요금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산업용 전기요금을 대폭 인상하기로 해 산업계에서 "기업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와 반발이 나오고 있다.
정부와 한전이 30일 발표한 '전기요금 조정 및 요금체계 개선 방안'에 따르면 4인 가구 월평균 사용량(307kwh·킬로와트시) 기준 전기요금이 2270원 인상된다. 작년 말에 올 10월부터 적용하기로 한 기준연료비 인상분에 이날 발표한 전기요금 인상분을 더한 금액이다. 이에 따라 4인 가구 기준 한 달 평균 전기요금은 4만4110원(부가가치세 및 전력산업기반기금 제외)에서 4만6380원으로 오르게 된다.
특히 전기를 많이 쓰는 대기업에 더 많은 요금을 부과하기로 했다. 대기업과 대형 쇼핑몰 등이 해당하는 일반용(을)·산업용(을)은 kwh당 11.7원, 중소기업과 소형 점포 등이 해당하는 일반용(갑)·산업용(갑)은 전기요금을 2.5원 인상했다. 일반 주택용·교육용(학교 등)·농사용(비닐하우스) 등도 전기요금을 kwh당 2.5원 인상했다.
특히 이 장관은 "경제·산업 전반을 저소비·고효율 구조로 전환해야 할 때"라며 이번 위기가 지속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실제 한전이 발전사에서 전기를 사올 때 적용하는 '전력도매가격(SMP)'은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지난 1월 kwh당 154.42원이던 SMP(통합 기준)는 4월 202.11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뒤 이후 120~150원 선으로 하락했지만 8월부터는 다시 급등하고 있다. 9월에는 무려 kwh당 234.75원까지 치솟았다.
그러나 이날 전기요금 인상으로 기업의 부담이 더 커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매일경제가 구자근 국민의힘 의원을 통해 확인한 한전의 '전력 다소비 기업 상위 30개사 판매 실적'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산업용 전력을 가장 많이 사용한 기업은 18.41TWh(테라와트시)를 쓴 삼성전자다. 2위 SK하이닉스는 9.21TWh, 3위 현대제철은 7.04TWh, 4위 삼성디스플레이는 6.78TWh, 5위 LG디스플레이는 6.23TWh의 산업용 전력을 썼다.
산술적으로 계산하면 삼성전자는 연간 최대 305억6000만여 원의 전기요금을 추가로 부담해야 하는 셈이다. SK하이닉스는 약 152억9000만원, 현대제철은 약 116억8000만원을 더 내야 한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전기요금의 급격한 상승으로 원가경쟁력 저하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도 이날 입장문을 통해 "고물가·고환율·고금리로 이미 한계 상황에 놓인 기업들의 경영활동 위축이 가속화되지 않을까 염려된다"고 밝혔다.
그동안 정부는 팔수록 손해를 보는 현 전기요금 체계를 정상화하겠다고 꾸준히 강조해왔다. 분기마다 연료비 등락분을 요금에 제때 반영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국제 에너지가격이 한동안 높은 수준을 유지할 전망이어서 앞으로 전기요금은 추가로 오를 가능성이 많다. 박일준 산업부 2차관은 최근 "전기요금을 현실화하려면 한 번에 50%를 올려야 하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워 순차적으로 인상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한전도 올해 적자를 모두 해소하기 위해선 4인 기준 가구당 전기요금을 월평균 8만원 이상 올려야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정부는 전기요금 인상과 함께 공공 부문과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 에너지 절약 캠페인을 진행하기로 했다.
[송광섭 기자 / 전경운 기자 / 문광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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