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상환자에게 피부 돌려주는게 꿈"

이승훈 2022. 9. 30.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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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피부 권위자 정운룡 교수
삼성 미래기술 지원받아 8년째
진짜 피부처럼 느끼는 센서 연구
욕창 방지 베드 등으로 가시화
"머지않아 메타버스 공간서도
촉각 경험하는 시대 열릴 것"
"화상 환자에게 피부를 돌려주는 것이 저의 궁극적 목표입니다."

인간의 피부처럼 여러 감각을 동시에 느끼는 '전자피부(e-skin)' 연구를 진행 중인 정운룡 포스텍 신소재공학과 교수(사진)의 얘기다. 인간 신체의 모든 기관이 복잡한 구조로 돼 있지만, 이 가운데 피부 구조의 복잡성은 으뜸을 다툰다. 기본적으로 피부는 전기적인 흐름이 내장된 일종의 회로 형태로 구성돼 있다. 신경을 통해 뇌까지 감각을 전달하는 체계가 매우 복잡해 이를 인공적으로 구현해내기가 쉽지 않다.

정 교수는 "갓 내린 커피의 커피잔을 만질 때의 따뜻함, 고운 모래사장을 맨발로 걸을 때의 기분 좋은 간지러움, 귓불을 스치는 포근한 봄바람 등을 느낄 수 있는 것은 오직 사람 피부만 가능하다"며 "화상 환자나 사고 등으로 피부의 일부가 없는 사람들에게 이를 인공적으로 구현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작업"이라고 말했다.

정 교수는 2014년부터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의 지원을 받아 사람 피부처럼 온도, 통각 등의 감각을 동시에 인지하는 센서를 연구하고 있다. 8년 가까이 세월이 흘렀지만 아직 완벽한 전자피부는 개발되지 않았다. 대신 일부 특허기술이 사업화되면서 전자피부의 미래에 대한 가능성을 높이는 상황이다.

그동안 전자피부를 구현하기 위해 전 세계에서 여러 가지 연구가 진행됐지만 피부에 가해지는 힘(압력)과 온도를 각각 감지하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정 교수처럼 힘과 온도, 다양한 자극을 동시에 인지할 수 있는 전자피부에 대한 연구 사례는 드물었다.

정 교수의 연구 결과물인 전자피부 관련 특허기술은 최근 신소재 기술 기반 헬스케어 새싹기업인 '마이다스 H&T(MiDAS H&T)'에 이관됐다. 이 회사는 정 교수의 기술로 욕창 방지 모니터링 베드와 돌연사 방지를 위한 영유아 모니터링 매트 등을 출시했다. 최근 통계조사를 보면 요양병원 환자의 경우 40%가량이 욕창으로 고통을 받는다. 이를 막기 위해서는 적절한 시간마다 환자의 몸을 움직여줘야 하는데, 여러 여건상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정 교수는 "전자피부의 핵심 기술인 센서 시스템이 매트에 장착돼 있다"며 "압력센서로 욕창 발생 확률을 추정하고 알람을 통해 알려줌으로써 이를 방지하는 데 도움을 준다"고 말했다.

돌연사 방지를 위한 영유아 모니터링 매트에도 스마트 압력센서 등이 장착됐다. 센서가 아기의 움직임과 호흡, 심박 등을 실시간으로 체크해 숨막힘 등과 같은 위험 상황이 발생하면 즉각 보호자에게 알리는 방식이다.

정 교수는 전자피부가 발달되면 미래 모습이 크게 바뀔 것으로 보고 있다. 그는 "메타버스 공간에서 아바타가 느끼는 감각을 사용자가 같이 느낄 수 있고, 화상 환자의 손상된 피부도 대체할 것"이라며 "따뜻하고 말랑말랑한 피부를 가져 사람과 흡사한 모습을 가진 로봇 개발도 머지않았다"고 전망했다.

정 교수의 연구 결과는 삼성전자 뉴스룸에 소개됐다.

[이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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