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위기에 전기요금 추가 인상..전기 덜 쓰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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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4분기 산업용을 제외한 가정용 등의 전기요금을 이미 예정된 키로와트시(㎾h)당 4.9원에 더해 2.5원을 추가 인상하는데 그친 것은 물가를 고려한 타협책으로 보인다.
산업용 요금은 별도로 ㎾h당 7~11.7원 올리고 주택·일반용 도시가스요금도 예정된 인상폭보다 MJ(메가줄)당 2.3원 추가 인상하기는 했지만, 정부가 강조하는 에너지 수요 조절 효과를 기대하기에는 크게 미치지 못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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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4분기 산업용을 제외한 가정용 등의 전기요금을 이미 예정된 키로와트시(㎾h)당 4.9원에 더해 2.5원을 추가 인상하는데 그친 것은 물가를 고려한 타협책으로 보인다. 산업용 요금은 별도로 ㎾h당 7~11.7원 올리고 주택·일반용 도시가스요금도 예정된 인상폭보다 MJ(메가줄)당 2.3원 추가 인상하기는 했지만, 정부가 강조하는 에너지 수요 조절 효과를 기대하기에는 크게 미치지 못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와 러시아의 에너지 무기화 등의 영향으로 국제 액화천연가스 가격은 지난해 1분기와 9월 사이에 약 4.3배(10→43달러/MMBtu), 유연탄은 같은 기간 4.9배(89→439달러/t)나 올랐다. 이에 따라 에너지 수입의존도가 높은 한국은 올해 들어 8월까지 247억달러의 무역적자와 고물가에 시달리고 있다. 그럼에도 올해 상반기 전력 소비는 전년 대비 산업용 3.1%, 주택용 7.6%, 일반용 1.5% 등 모든 부문에서 늘었다. 전기요금에 발전연료비 상승분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다 보니 수요를 조절하는 가격으로서 전혀 기능하지 못한 것이다.
부담은 원가 이하로 전기를 파는 한국전력에 집중됐다. 한전은 올해 상반기에만 14조3033억원의 영업손실을 냈고, 연말까지 누적적자가 30조원대에 이를 것이란 전망까지 나와 있다. 이에 따라 계획된 설비 투자를 미루고 자산을 매각하는 등 자구책을 강구하고 있는데도 회사채 발행을 통한 자금 조달이 막히는 상황을 고려해야 할 정도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태다.
한전과 한국가스공사의 적자 해소만이 아니라 세계적 에너지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수요 효율화를 위해서도 전기요금의 정상화가 필요하다는 것은 정부 관계자들도 인정하는 대목이다. 이창양 산업부 장관은 3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서 “(에너지) 수요 효율화를 유도하고 공기업의 재무건전성 악화에 따른 안정적 공급기반 훼손을 막기 위해서는 가격 기능의 회복이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도 지난 29일 기자들에게 “가격을 낮추면 에너지를 안 써도 되는 사람이 더 쓰게 된다. 에너지 가격을 올린다는 건 고통스러운 것을 견디는 정책”이라고 했다. 4분기 전기·가스요금 인상폭은 그 결과인 셈이다.
한전이 이날 공개한 4분기 연료비 조정단가 산정내역을 보면 한전은 정부에 발전연료비 상승으로 4분기에 ㎾h당 52.3원의 인상요인이 발생한 것으로 보고했다. 하지만 정부가 연료비조정단가를 그대로 두고 전력량요금 조정을 통해 용도별 차등 인상한 2.5~11.7원/㎾h은 여기에 크게 못 미친다. 한전 쪽은 아쉬움을 나타냈다. 한전 관계자는 “정부 내에서 요금 정상화에 대한 공감대가 있는 것 같아 큰 폭의 인상에 대한 기대가 있었는데 생각보다 폭이 작은 것 같다”고 말했다.
김정수 선임기자 jsk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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