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尹 발언' 첫 직격 "국민 귀 있고 지성 있어..욕했지않나"

이재명 더불어어민주당 대표가 30일 전남 무안군 전남도청 왕인실에서 열린 예산정책협의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與가 ‘발언 논란 촉발’지목하고 MBC 비판하자

李 “턱도 없는 공격 하며 위축시키려 하는 것”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30일 윤석열 대통령의 해외 순방 중 발언 논란에 대해 “지금 들어도 바이든(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맞지 않으냐. 욕 했지 않느냐. 적절하지 않은 말 했지않느냐”고 처음으로 직격했다.

이 대표는 이날 전남 무안군의 전남도청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이같이 지적하고 “국민도 귀가 있고, 판단할 지성을 가지고 있다”며 “거짓말하고 겁박한다고 해서 생각이 바뀌거나 들었던 사실이 없어지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윤 대통령의 대응에 대해 “잘못했다고 해야지”라며 “어떻게 언론사를 겁박하고 ‘책임을 묻겠다, 진상규명을 하겠다’는 말을 그렇게 쉽게 내뱉느냐”고 힐난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또 “진상을 규명하는 첫 번째 길은 ‘내가 뭐라고 말했으니 다르다’고 해야 말이 되는 것 아니냐”며 “나는 기억 못하는데 틀릴 가능성이 있다는 게 대체 상식에 부합하는 말이냐. 국민을 존중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이 대표가 윤 대통령의 이번 해외 순방 도중 불거진 ‘비속어 논란’에 대해 직접적으로 비판한 것은 이날이 처음이다. 지난 26일 최고위에서도 “주장이 상반되는데 일부는 ‘날리면’이라고 하지 않느냐. 그렇게 들릴 수도 있다. 법률에 따른 책임을 묻겠다는 것이니 사실 확인을 좀 더 분명하게 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한 것과 분위기가 크게 다른 발언이었다. 이날 발언은 윤 대통령이 최근 유엔 총회 참석차 방문한 미국 뉴욕 순방에서 논란이 된 ‘이 XX들’ ‘바이든’ 발언을 부인하며 MBC의 조작이라 주장하는 것을 저격한 것으로 이번 사안에 대한 강경 기조 선회의 신호탄이란 해석이 나왔다.

이 대표는 이날 여당에 대한 비판도 제기했다. 국회 민생 입법과 관련해서 이 대표는 국민의힘을 겨냥해 “적반하장이자 얼굴이 두껍다”고 꼬집었다. 이 대표는 “국민의힘은 양곡관리법 개정안 처리를 극렬히 반대해 놓고는 ‘쌀값은 국민의힘이 책임지겠습니다’라고 하는 건 국민을 대체 무엇으로 아는 것이냐”고 말했다. 또 이 대표는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국내 차 업계 위기 상황을 “외교에서 비롯된 경제참사”라고 비판하고 정부에 IRA를 포함한 외교 관련 경제위기 대응기구 및 금융위기 특별위원회를 만들자고 제안했다.

한편 이 대표는 이날 광주 예산정책협의회에 참석하기 위해 이동하는 중 진행한 유튜브 라이브 방송에서도 여권이 이번 발언 논란이 MBC의 보도에 기인한 것이라고 반발하는 데 대해 “지금 MBC를 현 정권이 공격하지 않느냐”며 “턱도 없는 공격을 하면서 위축시키려 하는 것이다. 최종 목표는 자기들 것으로 만드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또 “YTN도 지분을 매각하면 민간 부분이 경영에 참여해 부분적으로 민영화하는 것이다. 언론 민영화다. 참 할 말이 없다”며 “법으로 막으려고 하면 저쪽(국민의힘)에서 막고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게 하겠다고 해서 방법이 마땅치 않다.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박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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