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참사' 공방에 여야 강대강 대치..국감까지 전쟁터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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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이 30일 김진표 국회의장에 대한 사퇴 촉구 결의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국민의힘은 김 의장의 정치적 중립 위반을 이유로 이날 국회 의안과에 사퇴 촉구 결의안을 제출했다.
이날 민주당이 순방 논란을 따지기 위해 소집을 요구한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는 국민의힘 반대로 개최가 무산됐다.
반면 국민의힘 한 의원은 "윤 대통령이 사과를 할 사안도 아니고, 적절한 타이밍도 지나가 버렸다"며 "이대로 여야 강대강 대치가 불가피하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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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은 '외교참사 위원회' 발족
쟁점법안 처리 가능성도 난망
국민의힘이 30일 김진표 국회의장에 대한 사퇴 촉구 결의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전날 더불어민주당이 밀어붙인 박진 외교부 장관 해임건의안에 대한 맞불 성격이다. 민주당도 외교참사 공세를 더 강화할 기세인 데다 윤석열 대통령이 이날 해임건의안을 받아들이지 않기로 함에 따라 여야 관계는 더 얼어붙을 전망이다. 이런 분위기면 다음 달 초 시작되는 국정감사는 여야가 맞붙는 전쟁터가 될 가능성이 높다.
여야, 국회의장 사퇴촉구 결의안 놓고 공방
국민의힘은 김 의장의 정치적 중립 위반을 이유로 이날 국회 의안과에 사퇴 촉구 결의안을 제출했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는 "김 의장은 민주당이 제기한 박진 장관 해임건의안을 국민의힘과 제대로 협의하지도 않고 일방적으로 의사일정 변경에 동의해주면서 안건을 상정했다"고 비판했다. 김미애 원내대변인도 "김 의장이 정기국회를 정쟁의 장으로 변질시켜 '정부 발목잡기'에 당력을 집중하겠다는 민주당의 몽니에 끌려다녔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이 국회 다수당인 상황에서 민주당 출신 국회의장의 사퇴 결의안이 본회의를 통과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진성준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국민의힘이 제출한 결의안을 두고 "정치적이고 상징적인 제스처"라며 "처리될 일도 없고 또 그런 전례도 없다"고 일축했다. 민주당 중진 의원은 "국민의힘은 문재인 정부 때도 국무위원에 대한 해임건의안(5번)과 탄핵소추안(4번)을 남발했던 정당"이라고 맞섰다.
민주당 '외교참사' 공세 강화
민주당은 여권을 상대로 '외교참사' 공세를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발족한 '윤석열 정권 외교참사 거짓말 대책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고민정 의원은 윤 대통령의 '비속어 논란'을 지적하며 "대통령 입으로 했던 말이기 때문에 사실인지 아닌지 팩트 체크는 기본 중 기본"이라며 "계속해 대통령실 브리핑 내용이 바뀌고 있어 국민은 어디까지 진실이고 거짓인지 헷갈릴 정도"라고 날을 세웠다.
여야가 강대강 대치를 이어가면서 정기국회는 빨간불이 켜졌다. 이날 민주당이 순방 논란을 따지기 위해 소집을 요구한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는 국민의힘 반대로 개최가 무산됐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날 국감대책회의에서 "국회 상황을 볼 때 이번 국감도 순탄치 않을 것 같다"며 "민주당 측의 발언과 주장에 대해 과장이나 허위가 없는지 철저하게 팩트체크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야 갈등에 민생법안 처리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양당은 중점 법안들 가운데 이견이 없는 사안은 우선 처리하자는 데 동의하고 있지만, 이번 사태의 여파로 처리가 지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양당 정치셈법에 경색 장기화 가능성
민주당은 교착 상태를 타개할 실마리를 윤 대통령이 쥐고 있다는 입장이다. 고민정 의원은 "현 상황을 멈춰 세울 수 있는 건 대통령"이라며 "죄송합니다, 다섯 글자를 입 밖에 내는 게 이토록 어렵나"라고 비판했다. 반면 국민의힘 한 의원은 "윤 대통령이 사과를 할 사안도 아니고, 적절한 타이밍도 지나가 버렸다"며 "이대로 여야 강대강 대치가 불가피하다"고 내다봤다.
'외교참사' 공방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여야 모두 현 국면이 나쁘지만은 않다는 동상이몽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은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국면 때처럼 민주당에 '입법독주' 프레임을 씌울 수 있다는 계산을 하고 있다. 반면 민주당은 외교참사 주장에 공감하는 여론이 높아 불리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한국갤럽이 지난 27~29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윤 대통령이 직무수행을 잘못하고 있다는 평가는 65%로, 긍정평가(24%)를 압도했다. 긍정평가의 경우 8월에 이어 최저치를 기록했다.
장재진 기자 blanc@hankookilbo.com
이성택 기자 highn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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