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S] 마스크 착용서 드러난 인종주의적 혐오
현재환 부산대 교양교육원 교수와 홍성욱 서울대 과학학과 교수 등은 마스크가 친숙한 사물이 되기 이전부터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논란이 된 마스크 착용에 대한 다양한 내용을 이 책에 담았다.
한국에서 일상적으로 착용하는 마스크가 등장한 건 황사의 건강 위해성에 대한 경각심이 본격적으로 높아진 2000년대다. 전 세계인이 일상생활에서 마스크를 착용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러나 마스크는 매우 오래전부터 자체의 역할을 수행했다. 이 책에 수록된 글들이 가장 주목하는 건 마스크의 물질성이다. 마스크의 형태와 재질, 제작 과정 등 마스크의 물질성과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마스크 정치 또한 이 책에서 주목할 부분 중 하나다. 코로나19 대유행 초기에는 마스크 착용에 대한 동서양의 다른 태도들과 그에 따라붙은 인종주의적 혐오가 마스크의 정치적 차원임을 드러낸다.
일제강점기부터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한국 사회에 마스크가 출현하고 보건용 마스크를 중심으로 한 코로나19 방역 거버넌스가 확립되는 과정에 대한 내용도 담겨 있다.
현재환 교수는 마스크 착용이 일반화되는 과정을 검토한 뒤 여성에게 마스크 관리하는 일을 전가하는 젠더화가 일어난 것에 대해 지적한다.
이 책은 일회용 보건용 마스크의 대량생산이 가능하도록 산업적·제도적 인프라스트럭처가 구축되는 과정에도 주목한다. 일회용 보건용 마스크를 중심으로 현재의 방역 체계와 코로나19 대유행 대응 방식이 성립되는 과정에 대한 내용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임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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