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S] 마스크 착용서 드러난 인종주의적 혐오

임정우 2022. 9. 30.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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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 파노라마 / 현재환, 홍성욱 엮음 / 문학과 지성사 펴냄 / 1만8000원
코로나19 대유행 이전과 이후로 삶이 달라졌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로 많은 게 변했다. 비대면과 재택근무 등이 대표적이다. 또 하나 눈에 띄는 변화는 마스크 착용이다. 지난 2년간 마스크는 언제 어디서나 쓰고 다닐 정도로 삶의 일부분이 됐다.

현재환 부산대 교양교육원 교수와 홍성욱 서울대 과학학과 교수 등은 마스크가 친숙한 사물이 되기 이전부터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논란이 된 마스크 착용에 대한 다양한 내용을 이 책에 담았다.

한국에서 일상적으로 착용하는 마스크가 등장한 건 황사의 건강 위해성에 대한 경각심이 본격적으로 높아진 2000년대다. 전 세계인이 일상생활에서 마스크를 착용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러나 마스크는 매우 오래전부터 자체의 역할을 수행했다. 이 책에 수록된 글들이 가장 주목하는 건 마스크의 물질성이다. 마스크의 형태와 재질, 제작 과정 등 마스크의 물질성과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마스크 정치 또한 이 책에서 주목할 부분 중 하나다. 코로나19 대유행 초기에는 마스크 착용에 대한 동서양의 다른 태도들과 그에 따라붙은 인종주의적 혐오가 마스크의 정치적 차원임을 드러낸다.

일제강점기부터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한국 사회에 마스크가 출현하고 보건용 마스크를 중심으로 한 코로나19 방역 거버넌스가 확립되는 과정에 대한 내용도 담겨 있다.

현재환 교수는 마스크 착용이 일반화되는 과정을 검토한 뒤 여성에게 마스크 관리하는 일을 전가하는 젠더화가 일어난 것에 대해 지적한다.

이 책은 일회용 보건용 마스크의 대량생산이 가능하도록 산업적·제도적 인프라스트럭처가 구축되는 과정에도 주목한다. 일회용 보건용 마스크를 중심으로 현재의 방역 체계와 코로나19 대유행 대응 방식이 성립되는 과정에 대한 내용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임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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