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일 해상전력 5년 만에 '뭉쳤다'.. 동해서 대잠수함 훈련(종합)

박응진 기자 허고운 기자 2022. 9. 30.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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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항모 '로널드 레이건' 및 잠수함 '애너폴리스' 참가
국방부 "2017년 이전 수준으로 3국 간 군사협력 복원"
한미일 대잠전 훈련 참가전력들이 30일 동해 공해상에서 기동훈련을 하고 있다.(해군 제공)

(서울=뉴스1) 박응진 허고운 기자 = 우리 해군이 30일 동해 공해상에서 미국·일본 전력과 함께 대(對)잠수함전 훈련을 실시했다. 한미일 해상훈련 및 대잠전 훈련은 2017년 이후 5년 만이다.

해군에 따르면 이날 오전·오후에 걸쳐 진행되는 이번 훈련엔 우리 구축함 '문무대왕함'과 미 해군 원자력추진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 및 순양함 '챈슬러스빌'·구축함 '배리', 해상작전헬기 '시호크', 그리고 일본 해상자위대 호위함 '아사히' 등이 함께했다.

특히 해군은 이날 공개한 훈련 현장 사진에선 미 해군의 핵추진 잠수함 '애너폴리스'의 모습도 확인할 수 있었다.

'애너폴리스'는 지난 26~29일 동해 한국작전구역(KTO)에서 실시된 한미연합 해상훈련에도 함께했지만 당시 군은 '애너폴리스'의 훈련 참가 사실을 확인해주지 않았다. 한미 해군이 KTO에서 미 항모가 참가하는 연합 해상훈련을 한 것 역시 2017년 이후 처음이다.

우리 군 당국이 이번 훈련에 '애너폴리스'가 참가한 사실을 사진을 통해서나마 공개한 건 북한이 최근 연이은 탄도미사일 발사로 한반도 일대의 긴장을 높인 데 따른 경고 메시지로 평가된다.

북한은 이번 한미·한미일 훈련을 겨냥한 듯, 지난 25일과 28일, 그리고 29일 등 이번 주에만 3차례에 걸쳐 총 5발의 단거리탄도미사일(SRBM)을 동해상에 발사했다.

군 당국은 이에 앞서 북한 해군 잠수함기지가 있는 함경남도 신포 일대에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관련 동향을 포착하기도 했다.

한미일 대잠전 훈련에 참가한 미군 전력들이 30일 동해 공해상에서 기동훈련을 하고 있다. 앞쪽부터 잠수함 '애너폴리스',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 해상작전헬기 '시호크'. (해군 제공)

이와 관련 해군은 "이번 훈련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SLBM 능력 고도화 등 점증하는 북한의 잠수함 위협에 따른 대응능력을 강화하기 위해 마련됐다"고 설명했다.

이날 훈련은 각국 전력이 '애너폴리스'를 가상의 적 잠수함으로 상정해 이를 탐색·식별·추적하면서 관련 정보를 상호 교환하는 등의 방식으로 진행됐다.

한미일 3국 전력이 함께한 대잠훈련은 지난 2017년 4월 제주 남방 공해상에서 실시한 첫 훈련 이후 이번이 두 번째다. 특히 5년여 만에 실시된 이날 훈련엔 첫 훈련 때와 달리 미 항모까지 참가하는 등 규모가 훨씬 더 커졌다.

우리 국방부는 이번 훈련에 대해 "한미일 군사협력을 2017년 이전 수준으로 복원해 가겠다는 조치의 일환"이라고 의미 부여하기도 했다.

미일 양국은 2017년 5월~2022년 5월 문재인 정부 시기에도 우리 측에 3국 해상훈련 실시를 제안한 적이 있다. 그러나 북한과의 대화·협력 등을 강조해온 문재인 정부에선 이를 매번 거절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기엔 2018년 10·11월 일본 전범기업들에 대한 우리 대법원의 강제동원 피해배상 판결과 이듬해 7월 일본 정부의 대(對)한국 수출규제 강화조치 발동에 따른 한일관계 악화도 한몫했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다만 우리 군 당국은 한일 간에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과 일본 초계기의 우리 해군함 위협비행 사건,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관련 논란 등 미처 풀지 못한 숙제가 많지만 "한반도 안보를 위해선 미국을 주축으로 하는 한미일 군사협력의 필요성이 크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미일 대잠전 훈련 참가전력들이 30일 동해 공해상에서 기동훈련을 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미 해군 구축함 '벤폴드', 우리 구축함 '문무대왕함', 미 해군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 일본 해상자위대 호위함 '아사히', 미 해군 순양함 '첸슬러스빌'. 대열 맨 앞은 미 해군 잠수함 '애너폴리스'. (해군 제공) 2022.9.30/뉴스1

미 해군 제7함대 사령부는 한미일 3국 간 훈련이 "미래지향적이며 가치를 공유하는 3국 관계와 역내 안정에 도전하는 세력에 대한 단호한 자세를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이번 한미일 훈련 실시를 둘러싼 논란도 계속되고 있다. 국방부가 그동안 일본과의 군사훈련에 대해선 "국민 정서 등을 고려해 단계적으로 신중한 검토를 추진해간다"는 방침을 밝혀온 데 반해 이번 훈련을 결정하면서는 이 같은 과정이 사실상 '생략'됐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특히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안규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28일 페이스북을 통해 "비록 예정된 훈련장소가 KTO 밖이긴 하지만 독도에서 불과 150여㎞ 떨어진 곳이다. 유사시 한반도 문제에 일본 해상자위대 개입을 허용하겠다는 것인지 윤석열 정부의 안보관에 의문을 던지지 않을 수 없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번 한미일 훈련 계획은 당초 군 당국의 요청으로 '엠바고'(보도 유예)가 걸려 있었으나, 안 의원의 페이스북 게시물을 통해 공식 발표에 하루 앞서 일반에도 공개됐다.

한미일은 안 의원의 훈련계획 공개 이후 '보안'을 이유로 훈련장소 변경 등 조치를 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군 당국은 이번 한미일 훈련을 빌미로 한 북한군의 추가도발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우리 군 관계자는 "한미 정보당국이 관련 활동에 대해 면밀히 추적·감시하면서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pej86@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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