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SLBM 대응 중요한데 日과 군사협력은"..한미일 훈련 논란

김지헌 2022. 9. 30.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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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계기 갈등 해소되지도 않았는데.." vs "세계 2위 日 대잠능력 활용해야"
한미일 연합 대잠수함 훈련에 참가하는 레이건호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김지헌 기자 = 5년 만에 한미일 3국의 해상 전력이 참가한 연합 대잠수함전 훈련이 진행되면서 일본과의 군사협력을 둘러싼 논란이 불거지는 분위기다.

과거사에 대한 일본의 뻣뻣한 태도는 차치하고 지난 2018년 발생한 한일간 초계기 갈등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일본과 실전에 가까운 해상훈련을, 그것도 동해 공해상에서 하는 것은 성급하다는 시각이 있다.

그러나 다른 한편에선 북한이 핵을 탑재할 수 있는 SLBM(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을 개발해 잠수함에 실을 수 있는 수준까지 도달하는 등 잠수함 위협이 커진 상황에서 일본의 잠수함 전력을 대북 억제에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용일(用日)론'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현재 동해 공해상에서는 핵 추진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호(CVN-76) 등 미군 함정과 핵잠수함, 한국 해군과 일본 해상자위대의 구축함 등이 실전과 유사한 시나리오를 적용해 연합 대잠수함전 훈련을 하고 있다.

이번 훈련은 3국이 훈련 날짜를 공식 발표하기 전까지는 비공개하기로 했다.

동해는 수심이 매우 깊어 북한 잠수함도 활동하기 때문에 훈련 날짜가 사전에 공개될 경우 북한 잠수함이 인근에서 대비할 수도 있어 국방부는 보도 유예(엠바고)를 요청했었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 안규백 의원이 지난 2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훈련 일정을 공개했다.

특히 "한미일 훈련지역이 독도로부터 약 150㎞ 떨어진 해상"이라고 구체적인 구역까지 공개되자 일본 함정이 독도 인근까지 와서 활보하냐는 지적이 나왔다.

군 일각에서는 안보 사안마저 '반일 프레임'을 씌워 무작정 반대하려는 것 아니냐는 볼멘소리까지 나왔다.

국방부는 이에 강한 유감을 표시하면서 "북한 SLBM 위협과 잠수함의 주요 활동 예상 해역을 고려해 동해상 공해구역을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훈련지역은 독도에서 150㎞보다 더 많이 떨어진 공해상으로 알려졌다.

북, 동해상으로 SLBM 추정 발사…사흘만에 또 무력시위(CG) [연합뉴스TV 제공]

미국은 그간 일본이 참여하는 3국 연합훈련을 우리 정부에 강하게 요구해왔다.

하지만 이전 정부에서는 '국민감정' 등을 내세워 일본을 배제하고 한미 연합훈련에 주력해온 것이 사실이다.

이번 3국 연합 대잠전 훈련 성사에도 미국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군사 전문가들은 북한의 잠수함 위협에 대응하려면 일본은 물론 더 나아가 다른 인도·태평양 국가들과도 대잠훈련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예를 들어 북한이 새로 개발한 핵탄두 탑재 SLBM을 실은 잠수함이 동해상에서 한미 감시망을 피해 심해로 숨어버리는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 잠수함은 잠행하는 특성상 모든 감시자산을 총동원해도 포착이 쉽지 않다.

이런 경우 북한은 본토가 먼저 공격당해도 훼손되지 않을 잠수함의 '제2격'(second strike) 능력을 보유한 채로 남측을 향한 핵 위협 수위를 높일 수 있다.

실제로 북한은 최근 잠수함과 SLBM 생산·개발·시험 시설을 갖춘 함경남도 신포 일대에서 예전보다 활발한 동향을 보이면서 한미 당국이 감시를 강화한 상태다.

일본은 한국이 16대 보유한 '잠수함 천적' P-3C 대잠초계기를 100대 이상 운용하고 2013년부터는 자체 제작한 P-1 대잠초계기를 실전 배치하는 등 미국에 이어 세계 2위 수준의 대잠 전력을 자랑한다.

섬나라 특성상 육상 전력은 약소하지만, 적의 접근을 방지하기 위한 해상 전력은 동아시아 최강 수준이다.

이번 훈련에 일본이 파견한 아사히급 1번함이자 신형 준이지스급 구축함인 아사히함(DD 119·5천100t급) 역시 일본 대잠 능력의 한 축이다. 아사히함은 2017년 10월 진수해 해상 시험을 거쳐 제2호위대군 소속으로 취역했다. 신형 수중음파탐지(소나) 체계를 탑재해 잠수함 탐지 능력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그러나 일본이 과거사 문제에 대해 전향적인 자세를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급격한 군사협력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큰 게 현실이다.

정부와 군 당국도 이런 감정을 의식하면서 북한 억제력을 키우기 위한 3국 안보협력 방안을 고민하는 것으로 보인다.

군의 한 관계자는 "일본에 대한 국민 여론과 북한 핵·미사일 대응이라는 현실적 필요 사이에서 어떤 균형점을 찾을 것인지 냉정하게 국익을 따져봐야 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일본 해상자위대 P-3C 초계기 (가노야<일본 가고시마>=연합뉴스) 이세원 특파원 = 일본 해상자위대의 P-3C 초계기가 1일 오후 일본 가고시마(鹿兒島)현 가노야(鹿屋)시 소재 가노야 기지에 대기 중이다. 2016.3.3 sewonlee@yna.co.kr

j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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