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조작·횡령' 라임사태 초래한 기업사냥꾼 1심서 징역 20년
라임자산운용 사태와 관련해 무자본 인수합병(M&A), 주가 조작, 회삿돈 횡령 등의 혐의로 기소된 기업사냥꾼에게 1심에서 징역 20년의 중형이 선고됐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4부(부장판사 김동현)는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조 모씨(42)에 징역 20년과 벌금 300억원을 선고했다.
조씨는 코스닥에 상장된 자동차 부품회사 에스모의 실소유주이자 무자본 M&A의 '몸통'으로 알려진 이모 회장(54)과 함께 에스모를 인수한 뒤 허위 공시 등으로 주가를 조작한 혐의를 받는다.
에스모의 주가를 띄운 뒤에는 지분 일부를 라임에 넘기는 방식으로 투자금 회수에 성공해 500억원대의 부당이득을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
조씨의 지분 매각 후 에스모 주가는 급락했고, 허위공시 등 불법행위까지 드러나면서 거래 정지로 이어졌다. 또 라임은 에스모 투자금 대부분을 잃어 펀드 가입자들이 큰 손실을 봤다.
재판부는 "다수 상장기업을 연쇄적으로 범행에 이용했다는 점에서 라임과 관계없이 피고인의 범행 자체가 매우 중하다"며 "결국 주식시장에 대한 일반 투자자들의 신뢰를 해치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또 "조씨가 벌인 여러 신사업은 실체가 없고 단지 주가를 끌어 올리기 위한 수단의 하나에 불과했다"며 "자본주의 체제를 무너뜨리는 범죄로밖에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라임 사태가 논란이 되자 잠적해 지명 수배됐던 조씨는 지난해 3월 30일 새벽 송파구 한 오피스텔에서 경찰에 체포됐고, 이틀 뒤 구속기소 됐다.
[김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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