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량 생산한 홍합 생체 접착제, 상처와 줄기세포 치료에 새 장 열 것"

서귀포=최정석 기자 2022. 9. 30.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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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합 유전자를 미생물에 배양해 '생체 접착제'로 쓰이는 홍합 단백질만 대량생산할 방법을 찾았습니다. 머지않아 생체 접착제로 상처 부위를 흉터 없이 치료하고 줄기세포 전달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차 교수는 "줄기세포를 전달체 없이 바로 몸속에 넣으면 95%는 금세 사라진다"며 "생체 접착제 안에 줄기세포를 담아서 몸속 장기에 난 상처부위에 주사하면, 줄기세포가 생체 접착제 보호를 받으며 장기간 생존해 효과적인 치료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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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형준 포스텍 석좌교수 제주 생물공학회서 발표
홍합 단백질 대량 생산법 첫 개발
2015년 관련 기업 창업 ..IPO 계획 중
차형준 포스텍 화학공학과 석좌교수가 29일 제주 서귀포에서 열린 한국생물공학회와 한국과학기자협회 공동 특별 미디어 세션에서 생체 접착제를 소개하고 있다. /서귀포=최정석 기자

“홍합 유전자를 미생물에 배양해 ‘생체 접착제’로 쓰이는 홍합 단백질만 대량생산할 방법을 찾았습니다. 머지않아 생체 접착제로 상처 부위를 흉터 없이 치료하고 줄기세포 전달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차형준 포스텍 화학공학과 석좌교수는 29일 제주 서귀포 제주신화월드에서 열린 한국생물공학회와 한국과학기자협회 공동 미디어 세션에서 생체 접착제 전망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차 교수는 이날 언론을 대상으로 하는 행사에서 첫 발표자로 나서 약 20년 전부터 홍합에서 나오는 단백질로 접착제를 만들기 위한 연구의 여정을 소개했다. 생체 접착제는 긁히거나 찢어진 상처를 붙이는 일종의 ‘인체용 본드’다. 상처를 바늘로 꿰맬 경우 완전히 붙지 않은 살이 벌어져 체액, 혈액이 빠져나와 합병증에 걸릴 수 있는데, 생체 접착제는 그럴 가능성이 매우 낮다,

생체 접착제는 상처 부위에 발라도 문제가 되지 않도록 독성이 없어야 한다. 또 몸 움직임에 따라 유영하게 늘어나고 줄어들고 딱딱해지지 않는 성질이 있다. 차 교수는 바다 생물 중에서도 최근 40년간 연구 자료가 축적돼있는 홍합을 활용하기로 정했다.

차 교수는 “우리 몸은 체액, 혈액 등 70%가 물로 이뤄져 있는데, 이는 바닷물의 pH농도와 비슷하다”며 “결국 바다에서 작동한다면 우리 몸에서도 작동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고 말했다.

문제는 생체 접착제를 상품화해 대량생산하려면 홍합 단백질부터 대량으로 만들어내야 했다는 점이다. 차 교수에 따르면 살아있는 홍합에게서 홍합 단백질 1g을 얻으려면 홍합이 1만마리 필요하다.

이에 차 교수는 홍합 단백질을 만드는 유전자를 미생물에 넣고 배양시켜 대량생산하는 기술을 세계에서 처음으로 개발했다. 이렇게 만든 홍합 단백질이 실제 홍합에게서 추출한 것보다 순도, 접착 기능이 더 뛰어났다고 한다.

차 교수 연구팀은 올해 6월 홍합 단백질을 이용해 의료용 생체 접착제를 만들어 국제학술지 ‘케미컬 엔지니어링 저널’에 발표했다. 상처 부위에 연고처럼 생체 접착제를 뿌리면 상처가 흉터 없이 아무는 것도 확인했다.

상처 치료를 넘어 줄기세포를 몸속에 전달하는 용도로도 생체 접착제를 사용할 수 있다고 한다. 차 교수는 “줄기세포를 전달체 없이 바로 몸속에 넣으면 95%는 금세 사라진다”며 “생체 접착제 안에 줄기세포를 담아서 몸속 장기에 난 상처부위에 주사하면, 줄기세포가 생체 접착제 보호를 받으며 장기간 생존해 효과적인 치료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차 교수는 지난 2015년 생체 접착제 제조사 ‘네이처글루텍’을 창업, 현재 기업공개(IPO)를 계획하고 있다. 내년 하반기에는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에 생체 접착제 품목허가를 신청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270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생체 접착제 효능을 검증하기 위한 임상 시험을 진행 중이다.

차 교수는 이날 한국생물공학회 추계학술발표대회와 국제심포지엄에서 언론과 그간 연구 성과를 공유하는 자리를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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