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 평화상 수상 벨로 주교, '아동 성 학대 의혹'..교황청 "제재 부과"

가톨릭 주교, 1990년대 동티모르 아동 성 학대 의혹

노벨 평화상 수상자인 동티모르 출신 카를로스 벨로 로마 가톨릭교회 주교(74) ⓒ 로이터=뉴스1 ⓒ News1 이유진 기자

(서울=뉴스1) 이유진 기자 = 노벨 평화상 수상자인 동티모르 출신 카를로스 벨로 로마 가톨릭교회 주교(74)가 1990년대 자국에서 아동을 성 학대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교황청은 이 같은 사실을 알고 제재를 부과한 것으로 알려져 관심이 집중된다.

29일(현지시간) AFP통신 등 보도에 따르면 교황청은 성명을 통해 1996년 노벨 평화상을 받은 벨로 주교에게 지난 2년간 징계 제재를 부과했다고 밝혔다.

마테오 브루니 교황청 대변인은 성 학대 사건을 다루는 교황청 부서가 2019년 벨로 주교의 행위와 관련한 의혹을 접수한 뒤 1년 이내에 제재를 가했다고 했다.

제재에는 벨로 주교의 행동 범위와 사역 행사를 제한하고, 미성년자 및 동티모르와 접촉하는 것을 금지하는 조치 등이 포함됐다.

브루니 대변인은 지난해 11월에는 제재가 더욱 강화됐다며 벨로 주교 역시 공식적으로 처벌을 모두 수용했다고 전했다.

이 같은 교황청의 성명은 네덜란드의 한 주간지가 벨로 주교의 아동 성 학대 의혹을 폭로한 지 하루 만에 발표된 것이다.

보도에 따르면 벨로 주교는 1990년대 동티모르 딜리에 있는 자신의 거주지 등에서 일부 소년들을 성적으로 학대했다. 피해자 로베르토는 "주교가 그날 밤 나를 성적으로 학대했다"고 진술했다.

그는 당시가 매우 어두워서 집에 가기 전까지 기다려야 했다며 "그는 내 입을 막기 위해 돈을 줬다"고도 호소했다.

두 명의 피해자 증언을 토대로 벨로 주교가 가난한 처지의 소년을 성적으로 학대한 뒤 그 대가로 돈을 줬다고 폭로했다. 아직 나서지 않은 피해자들도 있다고 했다.

벨로 주교는 1983년 동티모르의 수도 딜리 교구에 부임, 포르투갈의 식민지였다가 1975년 인도네시아의 침략 이후 혹독한 박해를 받아온 동티모르의 정신적 지주로 여겨져왔다.

벨로 주교는 1996년 동티모르 독립을 위해 비폭력 저항운동을 해온 공적을 인정받아 노벨평화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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