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테크 기업들 성장이 멈춘다..경기 침체 공포에 국내외 증시 휘청
메타 창사 이래 첫 감원, 구글은 게임서비스 중단
유통 공룡 아마존은 콜센터 폐쇄하고 재택근무 전환
경기침체 공포가 전세계 빅테크(대형 정보기술 기업)에도 그림자를 드리우기 시작했다. 애플은 투자등급이 떨어졌고, 구글과과 메타에서는 구조조정이 본격화됐다. 빅테크 기업에서 촉발된 불안으로 국내외 주식시장이 약세를 보이며 코스피가 또다시 연저점을 새로 썼다. 강한 긴축으로 기업들의 실적도 줄하향하면서 경기 연착륙이 어려워지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도 확산하고 있다.
30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15.44포인트(0.71%) 떨어진 2155.49에 장을 마쳤다. 이날 코스피는 장중 213477까지 떨어지며 지난 28일 기록한 장중 연저점(2151.60)을 경신했다. 코스닥지수는 전장보다 2.42포인트(0.36%) 내린 672.65에 마감했다.
미국에서 빅테크를 중심으로 경기 침체 공포가 확산한 영향이 컸다. 서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미국 기업들의 경우 강달러에 따른 실적 둔화가 기정사실화 되는 상황이고, 주변국 기업들은 경기침체를 빌미로 매출 전망을 낮춰 제시할 공산이 크다”면서 “큰 충격 없이 수요가 완만히 둔화하는 연착륙의 불씨가 점점 희미해지고 있다”고 밝혔다. 래리 서머스 전 미국 재무장관은 29일(현지시간)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2007년 8월 사람들이 염려하기 시작했던 것 같은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29일(현지시간)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애플의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하향했다. 목표주가도 185달러에서 160달러로 낮춰잡았다. BofA는 “소비자 수요 약화”를 이유로 꼽았다. 전날 블룸버그가 애플이 아이폰14의 증산 계획을 철회했다고 보도한 것에 이어 BofA가 애플의 투자등급을 하향하면서 애플 주가는 급락했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애플은 전날보다 7.36달러(4.91%) 하락한 142.4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같은날 구글 모회사 알파벳 비용 절감 차원에서 게임 스트리밍 서비스 스타디아의 운영을 중단하기로 했다. 구글의 필 해리슨 부사장은 “스타디아는 기대했던 만큼 사용자를 확보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최근 순다르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가 “감원 등을 통해 회사를 20% 더 효율적으로 만들고 싶다”고 밝힌 뒤 비용 절감을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에서는 2004년 창업 이후 첫 번째 구조조정이 닥칠 가능성이 높아졌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메타의 마크 저커버그 CEO는 직원들과의 간담회에서 고용을 동결하고 일부 팀을 구조조정해 비용을 절감하며 우선순위를 재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저커버그는 “지금쯤이면 더 명확하게 경제가 안정될 것으로 기대했지만, 현재 상황은 그렇지 않기 때문에 다소 보수적으로 방안을 마련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유통 공룡 아마존도 비용 절감을 위해 미국 내 콜센터의 대부분을 폐쇄하기로 했다. 폐쇄된 콜센터 직원들은 재택근무를 하게 됐다. 아마존은 인플레이션과 경기침체 우려로 매출 증가세가 둔화됨에 따라 비용을 줄일 방법을 고민해왔다.
전 세계 시가총액 1위 애플을 비롯해 빅테크 기업들이 휘청이면서 뉴욕증시는 하락 마감했다. 전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1.54%),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2.11%), 나스닥 지수(2.84%) 등 주요지수가 모두 하락했다.
박채영 기자 c0c0@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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