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과 협력하는 스타트업들

조광현 2022. 9. 30.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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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만의 특화된 기술로 대기업의 문제 해결 도와
대기업과의 협력으로 스타트업 사업 확장

최근 국내외 대기업들과 스타트업 간의 전략적 투자와 협업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대기업은 기술 인력을 모으고 사업부를 신설하는 대신, 독자적인 기술을 가진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협력관계를 구축하는 방식으로 성장동력을 모색하고 있다. 스타트업은 대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사업을 확장할 수 있다. 대기업의 노하우와 스타트업이 가진 창의성과 민첩성, 유연함이 시너지를 내고 있다.

글로벌 벤처캐피탈 소프트뱅크벤처스 이준표 대표는 “기업 내부 역량을 강화와 외부 역량 흡수를 병행하는 대기업들이 늘어나며, 혁신적인 기술과 가능성을 가진 스타트업들은 좋은 투자처를 넘어 비지니스 파트너로 부상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대기업-스타트업의 전략적 투자 및 인수합병은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 가우디오랩, 네이버에 몰입형 오디오 기술로 협업

네이버 스타트업 육성조직 D2SF는 작년에 이어 올해 8월 오디오 테크 스타트업 가우디오랩(대표 오현오)에 투자했다. 네이버는 가우디오랩이 창업한 2015년부터 긴밀한 협업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가우디오랩은 초기에는 네이버 동영상 플랫폼과 네이버의 음원서비스 '바이브'(Vibe)에 가우디오랩의 인공지능 기반 자동 가사 동기화 기술과 상황에 맞게 최적의 음질을 제공하는 자동 음장 기술을 적용했다. 최근에는 네이버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에 자동으로 음향을 입히는 기술을 개발해 메타버스의 몰입도를 높였다.

가우디오랩이 개발한 몰입형 오디오(Immersive Audio)기술은 고개만 돌려도 소리의 방향이 바뀌는 공간 음향 기술이다. 마치 현장에 와있는 듯한 소리를 경험할 수 있다.

최근 가우디오랩의 음량 평준화 기술이 미국 소비자기술협회(CTA)와 미국 국가표준협회(ANSI) 기술 표준으로 채택되기도 했다. 해당 표준과 호환되는 스마트폰, TV, 자동차 등은 모두 가우디오랩의 기술을 활용해 음량 평준화 및 음량 제어가 가능해지게 됐다.

가우디오랩 오현오 대표는 “네이버와 초기 기술 협력에서 시작해 투자에 이르기까지 장기적 관점에서 다양한 협력으로 인연을 맺어왔으며, 현재 네이버 NOW나 바이브 등 상용화된 서비스를 통해 시너지를 창출하고 있다”라며 “가우디오랩은 음향공학 전문가가 포진한 스타트업인 만큼, 소리와 관련한 모든 영역에서 사용자의 콘텐츠 경험을 극상으로 끌어올리는 해결사로서 협업 영역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 스탠다드에너지, 롯데케미컬 등에 VIB ESS와 전기차 초고속 충전시설 ‘Charger 5’ 시범 운영 중

롯데케미칼은 올해 1월 스탠다드에너지(대표 김부기)에 약 650억 원을 투자해 지분을 15%가량을 확보했다. 스탠다드에너지는 바나듐이온배터리(Vanadium Ion Battery, VIB) 기술을 최초로 개발한 스타트업이다. 화재안전성을 높이고 배터리 수명과 충방전 속도를 개선한 기술로 대용량, 장주기 ESS(에너지저장시스템) 분야에서 혁신적인 기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바나듐이온배터리는 리튬이온배터리를 사용하는 기존 에너지저장 장치와 달리 수계 액체전극을 사용해 발화 가능성이 거의 없어 화재, 폭발로부터 안전하고 친환경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재생에너지 전기 저장은 물론 초고속 전기차 충전 전력 보조, 전기 추진선, 전력 운반선 ESS 솔루션 등으로 널리 쓰일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케미칼은 스탠다드에너지에 바나듐 이온 배터리의 핵심 소재인 전해액 공급에 협력하고, 지난 6월 롯데케미칼 등과 함께 하이마트에 바나듐이온배터리 에너지저장장치(VIB ESS)와 전기차 초고속 충전시설 ‘Charger 5’를 시범 운영 중이다.

롯데그룹은 지난 4월 현대차그룹, KB자산운용과 ‘전기차 초고속 충전 인프라 확충을 위한 SPC(특수목적법인, 가칭 UFC) 설립 추진 협약’을 체결하면서 전기차 인프라 확장을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롯데그룹은 초고속 충전기 보급 확대를 위해 전국 도심 내 롯데그룹의 주요 유통시설을 초고속 전기차 충전기 설치 부지로 제공한다.

스탠다드에너지 김부기 대표는 "롯데케미칼의 전략적 투자를 계기로 스탠다드에너지는 기술 개발과 상용화에 더 속도를 내고 있으며, 특히 핵심 소재 공급과 관련해 파트너십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 안전성과 효율성, 장수명을 모두 충족시키는 스탠다드에너지 바나듐 이온 배터리를 통해 기존 ESS에 대한 여러 우려를 해소하고,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로 수요를 창출해 에너지 시장에서 ‘게임 체인저’로 성장해 나갈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 마크비전, 루이비통모에헤네시에 위조품 모니터링 기술 관련 협업

마크비전(대표 이인섭)은 지난 6월 세계 최대 명품 그룹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가 주관하는 ‘LVMH 이노베이션 어워드’ 대상을 수상했다. ‘LVMH 이노베이션 어워드’는 LVMH 그룹이 독창성 및 혁신성을 갖춘 스타트업을 선정하는 프로그램으로 마크비전은 ‘LVMH Accelerator’ 프로그램 참여 자격을 획득하고 LVMH의 ‘메종 데 스타트업(Maison des Startups)’ 조직에 합류하게 됐다. 마크비전은 프랑스 파리에 위치한 유럽 최대 스타트업 인큐베이터 ‘스테이션F(Station F)’에서 LVMH 본사가 파견한 경영전문가들의 집중 관리를 받아, 유럽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해나가게 되었다.

루이비통, 크리스찬디올, 펜디, 셀린느, 지방시 등 75개 글로벌 브랜드를 소유한 LVMH 그룹이 마크비전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마크비전이 보유하고 있는 위조품 모니터링 기술 때문이다. 글로벌 위조품 시장은 약 3조 달러(3900조원) 규모로 추정되며 마크비전은 95% 이상의 정확도로 가품을 모니터링하고 제거하는 고도화된 AI모델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LVMH는 지난해 4월 프라다, 카르티에와 손잡고 ‘아우라 블록체인 컨소시업’을 설립했다. 위조품 유통에 강력히 대응하기 위해서다. 현재 명품 브랜드 20여개사가 아우라 소프트웨어를 사용하고 있고, 명품 제품 1천700만개가 이 플랫폼에 등록돼 있다.

마크비전 이도경 한국대표는 "글로벌 위조상품 규모가 크게 증가함에 따라, IP를 체계적으로 관리 및 보호하고자 하는 기업들의 수요 또한 늘어나고 있다"며, "마크비전의 고도화된 제품은 온라인상의 모든 위조상품을 모니터링 할 수 있기때문에 이러한 기업의 니즈를 만족 시킬 수 있다"고 전했다.

매일경제 조광현 연구원[hyunc@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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