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뛸까, '선데이리그'[편파적인 씨네리뷰]
■편파적인 한줄평 : 마음이 따뜻해지거든.
작다고 얕보지 마라. 웃겼다가 찡하게 만드는 알찬 팀이 온다. 풋살 대회가 끝날 때 쯤엔 관객의 마음도 한 뼘 더 자라있다. 영화 ‘선데이리그’(감독 이성일)에서 함께 뛰고 싶은 이유다.
‘선데이리그’는 인생막장 일보직전인 축구 코치 ‘준일’(이성욱)과 축구에 대한 열정만큼은 프리미어리거인 ‘철수축구단’의 풋살 대회 참가기다. 어딘가 하나씩 부족해보이는 팀원들이지만 ‘준일’과 함께 1승을 향한 뜨거운 마음 하나로 실력도, 인생도 조금씩 발전시켜나가는 따뜻한 성장물이다.
웃기려고 의도하지 않아도 웃음이 터진다. 이혼 위기 직전인 게으른 축구 코치 ‘준일’부터 조울증 백수, 살기 어려워진 자영업자, 턱없이 부족한 실력이지만 선수로서 꿈을 버리지 않는 구청장 후보까지 개성 강한 캐릭터들을 한 팀으로 묶기까지 요절복통 과정이 자연스럽게 관객의 웃음보를 건드린다. 여기에 스포츠 영화의 공식을 충실히 따르며, 마지막 ‘뭉클함’ 한방울도 잊지 않고 선사한다.
몰입감을 높인 데엔 ‘무조건’ 배우들의 공이 크다. 이성욱은 ‘준일’ 그 자체로 숨 쉰다. 무능하고 삶에 대한 열정은 없지만 아들의 꿈만큼은 키워주고 싶은 ‘준일’을 때로는 짠하게, 때로는 사랑스럽게 그리며 그를 응원하게끔 만든다.
이성욱의 패스를 받는 다른 배역들도 훌륭하다. 심우성, 이순원, 오치운, 강영구 등 연기력 탄탄한 배우들은 이성욱의 액션을 토스받아 자유자재로 리액션한다. 이들의 티키타카도 재미를 주고, 말하지 않는 어색한 공기까지도 ‘피식’ 웃게 만든다. 연기 잘하는 배우들의 앙상블이 얼마나 큰 힘을 가질 수 있는지 보여준다.
대사도 차지다. 튀지 않지만 뻔하지도 않는 티키타카를 완성해나가며 이들의 대화에 귀 기울이게 한다. 듣는 재미도 또 하나의 매력이다.
‘족구왕’처럼 작지만 독특한 영화들에게도 티켓값을 낼 수 있는, 마음 열린 이라면 부담없이 즐길 수 있다. 물론 블록버스터나 여타 상업영화의 돈 들인 색감을 기대하긴 어렵지만, 유쾌하고 찡한 이야기 한 편을 마주한 ‘만족감’을 가질 수 있다. 다음 달 5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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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다원 기자 eda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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