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 자신에게 딱 맞는 '전문 버티컬 커머스' 찾는다

김현주 2022. 9. 30.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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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춘추전국시대를 맞이하고 있는 한국 이커머스 시장의 주요 키워드 중 하나는 ‘버티컬 커머스(Vertical commerce)’다. 일반적인 이커머스 플랫폼이 다양한 카테고리 상품을 넓게 다루는 종합몰로 분류가 되는 것과 달리 버티컬 커머스 플랫폼은 특정 카테고리 제품을 깊이 있게 다루는 전문몰로 알려져 있다.

최근 특별한 제품을 찾아 적극적으로 움직이는 MZ 세대 소비자들 사이에서 전통적인 개념의 통합 이커머스 플랫폼에서 한 발 더 나아가 특정 카테고리를 특화한 전문몰인 버티컬 커머스 플랫폼의 인기가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명확히 알고 손품을 팔아가며 자신에게 딱 맞는 전문몰을 찾아 적극적으로 제품을 소비하는 MZ세대의 특성이 버티컬 커머스의 인기 요인이 되고 있다.

대표적인 버티컬 커머스 플랫폼으로는 건강기능식품 전문 이커머스 '아이허브', 육류 전문몰 '정육각', 패션 전문몰 '무신사', 인테리어 전문 '오늘의집' 등이 손꼽힌다. 이러한 버티컬 커머스 플랫폼은 꾸준히 한 우물을 파면서 쌓아온 전문성 덕분에 소비자의 관심과 신뢰를 얻으며 업계에서 주목 받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의 버티컬 커머스 플랫폼은 특정 상품군의 세분화 및 전문화 강화와 함께 이용자들이 서로 정보를 주고 받는 커뮤니티의 기능을 확대하는 전략으로 충성 고객을 확보하고, 소비자 만족을 위해 다양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해마다 성장률을 높이고 있다”고 전했다.

아이허브는 10여 년 전 국내 시장이 건강기능식품의 불모지였던 시기부터 한국 소비자에게 합리적인 가격으로 고품질 건강기능식품을 제공하면서 대표적인 해외직구 버티컬 커머스 플랫폼으로 입소문이 났다. 

초창기부터 한국어 서비스를 제공하고 한국어로 질의 응답이 가능한 시스템을 구축해 한국 소비자들이 보다 편리하게 쇼핑 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직접 제품을 구매하고 사용해 본 소비자만 리뷰를 남길 수 있도록 해 소비자 간 활발한 정보 교환이 가능한 건기식 전문 커뮤니티 역할도 하면서 플랫폼의 신뢰도를 높여 나갔다.

아이허브는 한국 소비자가 해외직구 시 배송비가 가장 큰 부담이 되는 점을 감안해 2만원 이상 구매할 경우 무료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지난해 페이코, 카카오페이 도입에 이어 올해 네이버페이 서비스를 새롭게 시작하는 등 한국 소비자에게 딱 맞는 간편결제 서비스도 제공 중이다. 

아이허브는 이러한 노력으로 최근 4년 간 한국 시장 매출이 62% 성장하며 글로벌 대표 건강기능식품 전문 버티컬 커머스 플랫폼로서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최지연 아이허브 코리아 지사장은 "한국 소비자는 건강기능식품에 대한 관심도와 관련 지식이 매우 높고 소비자 간 정보 공유를 활발히 하는 뛰어난 스마트 컨슈머"라며 "아이허브는 독보적인 글로벌 건강기능식품 전문 플랫폼으로서 앞으로도 한국 소비자들의 반응에 집중하고 이에 맞춰 다양한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축산물 전문 스타트업 정육각은 축산물 유통망의 복잡한 구조를 혁신한 스타트업으로 평가 받으며 2016년설립부터 현재까지 업계 선두를 달리고 있다. 정육각은 소비자 주문이 들어오는 즉시 상품을 제조하여 소비자에게 당일 배송하는 '온 디맨드 저스트인 타임(On demand Just In Time)' 시스템을 구축했다. 통상 정육 제품은 축산 농장에서 도축 완료한 원물을 도매부터 시작하여 세절 공장, 소매점을 거쳐 판매되는 과정을 거치게 되지만 정육각은 이 과정을 대폭 축소시켰다.

지난 3월에는 대상그룹의 초록마을을 인수하면서 마켓컬리, 바로고, 이마트에브리데이 등 국내 유수 기업에 비견되는 성장세를 달성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정육각은 기존에 자사가 보유하고 있는 IT 기반의 소비자직거래(D2C) 노하우를 초록마을의 전통적인 유통 네트워크 등과 결합하여 시장 확대를 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무진장 신발 사진 많은 곳’이라는 뜻의 '무신사'는 온라인 신발 동호회로 출발하여 2012년 법인 설립 이후 지속해서 흑자를 유지하며, 지난해에는 115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두는 등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패션 전문 버티컬 커머스 플랫폼이다. 무신사는 초창기 웹사이트와 웹진 형태를 거쳐 온라인 편집샵으로 진화하며 MZ세대의 패션 플랫폼 강자로 우뚝 섰다. 남성 스트릿 패션으로 시작한 무신사는 '패션'이라는 특정 카테고리 내에서 여성복, 골프웨어 등으로 사업을 확장하며 타깃 소비자를 다변화 시켰다. 

최근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무신사 계열 애플리케이션의 월간활성사용자 수(MAU)는 400만명에 육박하며 회원 수는 1,000만명을 넘어섰다. 업계에서는 무신사의 거래액이 2조3천억 돌파하며 사실상 독주체제를 구축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한편, 무신사는 이에 그치지 않고 업계 선순환을 목표로 신진 디자이너 및 브랜드의 인큐베이팅 플랫폼 선두 자리까지 노리며 다양한 행사 및 마케팅을 지원하고 있다.

고객의 경험을 수익으로 연결시켜 사용자의 일상 속으로 스며들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인테리어 전문 플랫폼 '오늘의집'도 대표적인 버티컬 커머스 플랫폼이다. 초창기 '오늘의집'은 자신의 인테리어 사진과 노하우를 공유하는 커뮤니티로서 문을 열었다. 이러한 과정에서 랜선 집들이, 전문가 노하우, 질문과 답변 코너 등 다양한 카테고리를 운영하는 한편, 인테리어 소품 및 가구 스토어를 결합하며 규모를 확장시켰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3월 기준 오늘의 집의 월활성이용자수(MAU)는 490만명에 달한다.

오늘의집의 운영사 버킷플레이스는 지난 5월, 2300억원 규모의 신규 투자를 유치하며 기업 가치 약 2조원을 인정받았다. 가구‧인테리어 기업 1위인 한샘의 시총 1조5500억원을 훌쩍 뛰어넘는 수치로 업계의 관심을 한몸에 받았다. 오늘의집은 이에 힘 입어 지난 7월 해외 진출을 공식화하며 일본판 오늘의집 '오하우스(oHouse)'를 론칭하며 주 무기인 온라인 집들이 콘텐츠를 주축으로 지속적인 사업 확장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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