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가위 특허전쟁 분기점..툴젠, '저촉심사' 유리한 고지 선점

박정연 기자 2022. 9. 30.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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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벤처 툴젠은 크리스퍼(CRISPR) 유전자가위의 선발명자를 가리는 미국 저촉심사 첫 단계인 '모션페이지'에서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UC버클리)와 미국 브로드연구소를 상대로 각각 승리를 거뒀다고 30일 밝혔다.

이에 따라 툴젠은 크리스퍼 유전자가위 발명에서 시니어 파티(선순위 권리자) 지위가 확정됐으며 UC버클리와 브로드연구소는 주니어 파티(후순위 권리자) 지위에 그대로 머무르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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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저촉심사 첫단계에서 '선순위 권리자' 지위
크리스퍼 유전자가위 기술은 최근 생명과학에서 가장 혁신적인 기술로 꼽히고 있다. 유전정보를 담고 있는 DNA에서 특정 부위를 잘라내 편집하고 교정하는 과정의 모식도. 위키미디어 제공.

바이오벤처 툴젠은 크리스퍼(CRISPR) 유전자가위의 선발명자를 가리는 미국 저촉심사 첫 단계인 ‘모션페이지’에서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UC버클리)와 미국 브로드연구소를 상대로 각각 승리를 거뒀다고 30일 밝혔다. 이에 따라 툴젠은 크리스퍼 유전자가위 발명에서 시니어 파티(선순위 권리자) 지위가 확정됐으며 UC버클리와 브로드연구소는 주니어 파티(후순위 권리자) 지위에 그대로 머무르게 됐다. 

저촉심사는 미국 특허심사 절차에 있는 독특한 제도다. 동일한 발명에 대해 두 개 이상의 특허권 주장이 나왔을 때 최초의 발명자가 누구인지 판단해 특허를 부여하는 행정 절차다. 2013년 선출원주의로 개정되기 전 미국 특허법은 기술에 대해 먼저 발명한 사람을 특허권자로 인정하는 선발명주의를 택해 왔다. 크리스퍼 유전자가위 기술은 선발명주의에 따라 저촉심사의 대상이 됐다.

이번 심사 결과에 대해 툴젠 관계자는 “저촉심사 단계에서 선발명에 대한 입증 책임은 주니어파티에 있는 만큼 툴젠은 저촉심사 두 번째 단계인 ‘프라이어티 페이즈’를 유리한 위치에서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 특허청 통계에 따르면 저촉심사에서 시니어 파티가 선발명자로 인정된 사례는 전체 75% 정도”라고 덧붙였다.

세기의 특허전쟁이라고 불리는 크리스퍼 유전자가위 특허 전쟁은 2012년 5월 시작됐다. UC버클리 교수 연구진이 실험실 수준에서 크리스퍼 유전자가위를 활용한 유전자 교정 가능성을 처음 제시한 ‘사이언스’ 논문을 근거로 미국에서 특허를 출원한 데 이어 툴젠과 브로드연구소가 인간을 포함한 동식물의 진핵세포에서 유전자 교정에 성공한 연구결과를 토대로 특허를 출원하면서 경쟁 구도가 형성됐다.

2017년 12월 미국 특허청은 ‘신속심사제도’를 통해 브로드연구소의 특허를 가장 먼저 등록했다. UC버클리 측은 브로드 연구소의 특허를 인정한 미국 특허청에 지속적으로 이의를 제기해 왔다.

이어 2020년 12월에는 크리스퍼 유전자가위 관련해 열린 첫 저촉심사에선 툴젠이 시니어 파티로 지정됐다. 주니어 파티로 지정된 UC버클리와 브로드연구소는 곧 시니어 파티 지위를 얻기 위해 재심사를 요청했다.

UC버클리와 브로드연구소 간의 소송전도 진행 중이다. 미국 특허청 산하 특허심판원은 올해 2월말 UC버클리와 브로드연구소의 저촉심사에 대해 브로드연구소의 손을 들어줬지만 UC버클리는 고등법원에 항소했다. 

크리스퍼 유전자가위는 유전체의 특정 DNA를 정확히 찾아 잘라낼 수 있는 기술이다. 2020년 노벨 화학상의 주인공이 되면서 학계와 산업계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크리스퍼 유전자가위는 유전병 치료제 개발 및 식량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종자개발 등에 활용될 수 있으며 수조원의 경제적 가치를 지닌 것으로 평가된다.

[박정연 기자 hess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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