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부인하지만..한화그룹, KAI 인수설 가라앉지 않는 3가지 이유

구교운 기자 2022. 9. 30.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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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정부 민영화 의지 + 한국판 록히드마틴 + 그룹 승계 가속화
KAI 매물로 나온다면 한화 외 현대차 등 관심 그룹 많을 전망
지난달 31일 서울 강남구 양재동 at센터에서 열린 제6회 국방과학기술 대제전에서 관람객들이 한국항공우주산업(KAI)에 전시된 KF21 전투기의 모형을 둘러보고 있다. /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서울=뉴스1) 구교운 기자 = 한화그룹,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수출입은행이 모두 "사실이 아니다"라고 부인하고 있지만 한화그룹이 대우조선해양에 이어 KAI 인수에도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이런 관측의 배경은 세가지다.

첫번째, 윤석열 정부가 공공기관의 불요불급한 자산을 매각하겠다고 선언한 만큼 KAI의 최대주주인 수출입은행도 KAI 민영화에 속도를 낼 수 있다는 것이다. 산업은행이 최근 한화그룹을 인수예정자로 선정하면서 대우조선해양을 전격 매각한 게 이같은 관측에 불을 붙였다.

두번째, 한화그룹이 '한국판 록히드마틴', '2030년 글로벌 방산 톱10' 목표를 제시하며 방위산업 강화를 위한 광폭 행보를 속도감 있게 이어가고 있고 마지막 퍼블조각인 KAI를 노리는 건 당연한 수순이라는 것이다.

한화그룹은 지난 7월 그룹 내 분산된 방산 사업을 한화에어로스페이스로 통합하기로 한데 이어 최근 잠수함 등 특수선에서 강점을 지닌 대우조선해양 인수예정자로 선정돼 육해공을 아우르는 방산그룹으로 도약할 수 있게 됐다. 여기에 전투기와 헬기는 물론 우주항공 영역에서 맹활약하고 있는 KAI가 합쳐지면 한국판 록히드마틴을 현실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일각에선 한화그룹이 당초 대우조선해양의 특수선 부문 인수만 원했으나 향후 KAI 인수를 조건으로 정부와 통매입에 합의한 것 아니냐는 소문까지 나온다.

세번째,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부회장이 그룹경영 전면에 나서면서 승계 작업이 가속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김동관 부회장은 그룹의 양대축인 방산과 태양광 사업을 진두진휘하고 있다.

KAI는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 이후 적자에 시달리던 대우중공업과 삼성항공우주산업, 현대우주항공의 항공사업 부문을 정부 주도로 통합해 출범한 기업이다. 한국수출입은행(지분 26.41%)이 최대주주인 만큼 공기업 성격을 갖고 있다.

국내 유일 전투기 제조기업인 KAI는 최근 폴란드와 30억달러(4조3170억원) 규모의 FA-50 경공격기 48대 공급 실행계약을 맺는 등 'K-방산'의 위상을 드높였다. KAI가 개발한 한국형 전투기 KF-21은 10월부터 비행시험에 들어간다. KF-21은 대한민국 공군과 인도네시아 공군에 공급될 예정이다.

한화가 롤모델로 삼은 세계 최대 방산업체인 록히드마틴도 세계 최고 전투기로 평가받는 F-22, F-35를 간판 제품으로 내세우고 있다. 록히드마틴은 KAI의 F-50, KF-21 개발 파트너로도 참여했다.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한화그룹 제공)

우주사업이 국가 주도에서 민간 주도로 넘어가는 '뉴 스페이스 시대'가 시작된 가운데 한화그룹이 국내 대표 우주항공그룹으로 부상했다는 점도 한화그룹의 KAI 인수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꼽힌다. 한화그룹과 KAI는 누리호 발사 준비 과정에서 호흡을 맞추기도 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누리호의 엔진을 제작했고, KAI는 총조립을 맡았다.

한화그룹은 위성체제조, 발사체엔진, 고체연료 부스터, 지상체 제작 및 운용, 발사대 등 우주산업 전반에 걸쳐 가치사슬을 구성하고 있다. 김동관 부회장은 그룹 우주산업 총괄 조직인 '스페이스 허브'의 팀장을 맡아 그룹의 우주사업 경쟁력 강화에 나선 상황이다.

다만 한화그룹의 KAI 인수설에 대해 양사는 물론 수출입은행도 모두 부인하고 있다. 한화그룹은 'KAI 인수를 검토한 바 없다'는 입장이고 KAI는 "'합리적 경영을 위해 민영화를 반기는 분위기'라는 보도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수출입은행도 "한화 측과 (KAI 인수) 관련 접촉 및 논의 진행 사실이 없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KAI가 매물로 나온다면 현대차그룹 등도 큰 관심을 보일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현대차그룹은 미래 모빌리티 사업의 일환으로 UAM(도심형항공모빌리티)에 투자를 확대하고 있는데, KAI는 UAM 개발에 필요한 전체 기술의 70%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선 경영권 프리미엄을 포함한 KAI 인수 금액을 1조5000억~1조6000억원 수준으로 보고 있다.

kuko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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