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자베스 여왕의 '사망진단서'와 지난 1년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사진제공=영국 왕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사망 원인이 노환(Old Age)으로 밝혀졌다. 엘리자베스 여왕은 지난해 10월부터 건강 문제를 겪은 점이 알려졌으나 명확한 병명이 공개되지는 않았다. 엘리자베스 여왕의 ‘사망진단서’ 내용과 지난 1년 사이 있었던 일은 무엇일까?

29일(현지시간) 스코틀랜드 국립기록원(National Records of Scotland)이 엘리자베스 여왕의 ‘사망진단서’를 공개했다. 진단서에 따르면 사망 원인은 노환이고 영국 왕실이 서거를 발표하기 3시간 20분 전인 8일 오후 3시 10분 서거한 것으로 나와 있다.

공식적인 사망시각을 살폈을 때 앤드루 왕자와 에드워드 왕자, 윌리엄 왕세자는 엘리자베스 여왕의 임종을 지키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진단서에서 직업은 ‘여왕 폐하’로 기재됐다.

엘리자베스 여왕의 서거 직후부터 사망 원인에 대한 여러 추측이 등장했다.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사망진단서. 자료제공=스코틀랜드 국립기록원

◆사망 원인은? '설왕설래'=지난 6일 여왕이 리즈 트러스 영국총리를 접견했을 때 촬영된 사진이 논란을 키웠다. 사진에서 여왕의 오른손에는 커다란 멍 자국이 선명했고, 일각에선 이 점을 들어 혈전을 비롯한 혈액순환장애나 혈관 질환을 앓고 있는 것이라며 코로나19 후유증이 아니냐고 추측했다.

그러나 영국 왕실은 여왕이 어떻게 사망했는지에 대한 세부적인 내용을 공개하지 않았으며, 전통적으로 늦은 여름휴가를 보내온 스코틀랜드 밸모럴성에서 ‘평화롭게’ 사망했다고 밝혔다.

최근 엘리자베스 여왕이 공식적으로 진단받은 질병은 코로나19와 허리염좌다.

2021년 10월 말, 여왕은 북아일랜드로 예정된 여행을 취소하고 잠시 입원했다. 정확한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영국 왕실은 “여왕이 휴식을 취하라는 의학적 조언을 받아들였다”고 설명했다. 이후 허리염좌를 진단받고 2차세계대전 기념식에 참석하지 못했다.

2022년 2월 말, 여왕은 코로나19 진단을 받았다. 영국 왕실은 여왕이 ‘가벼운 감기 증상’을 겪었고 윈저성에서 계속 업무를 보고 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여왕은 3월부터 최근까지 영국에서 이뤄진 대부분 행사에 참석하지 못했다. 4월 부활절 행사와 6월 즉위 70주년 기념식에도, 5월 영국 의회 개회식에도 참석하지 못했다. 여왕이 의회 개회식에 모습을 비추지 않은 것은 지난 70년 동안 단 3번뿐이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 가족들의 젊은 모습. 사진제공=영국 왕실

◆결국 ‘노환’=사망 3주 후 여왕의 사망진단서가 공개됨에 따라, 사망 원인이 특정 질병에 따른 것이란 추측은 공식적인 사실은 아닐 것으로 보인다.

스코틀랜드 정부 지침에 따르면 사망 원인을 노환으로 기재하기 위해서는 나이가 80세 이상이고, 전반적인 건강이 ‘점진적으로 쇠퇴’하는 모습이 관찰됐어야 하며, ‘사망에 기여한 식별 가능한 질병이나 부상’이 진단되지 않아야 한다.
임태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