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카인 댄스.. 마약 김밥.. 국뽕.. "무분별한 '마약 마케팅' 이제 그만"

일상서 사용… 경각심 떨어트려

유명 작곡가 돈스파이크가 26일 마약 투약 혐의로 체포되고 값싼 마약이 일상을 파고드는 상황 속에서 ‘마약김밥’ ‘국뽕’ ‘코카인 댄스’ 등 마약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심어줄 수 있는 언어 표현과 마약 마케팅을 자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마약이나 코카인처럼 ‘중독된다’는 의미로 사용하는 것인데, 부지불식간 마약에 대한 경각심을 낮추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마약과 관련된 표현을 식품이나 문화 콘텐츠와 접목시킨 사례는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포털 사이트에서는 ‘마약’이라는 두 글자만 넣어도 마약김밥, 마약떡볶이, 마약옥수수 등의 상호가 검색되고, 길거리에서도 유사한 내용을 담은 간판을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또한 민족주의나 애국심을 강조한 영화나 드라마에는 ‘국뽕’이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최근 개봉돼 725만 관객을 모은 영화 ‘한산: 용의 출현’이 대표적이다.

특히 마약의 위험성에 대한 교육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10대를 포함한 MZ세대들 사이에서는 지난해 말부터 ‘코카인 댄스’가 유행했다. 한 개인 방송 BJ가 독일 음악 ‘코카인 2021’에 맞춰 춤을 추는 영상이 화제를 모았고, 지난 1월에는 쿠팡플레이 ‘SNL코리아’에서 ‘오징어 게임’으로 유명한 배우 허성태가 이를 패러디해 도합 1000만 회가 넘는 조회 수를 기록했다. 이후 MZ세대 사이에서 이를 따라 하는 소위 ‘코카인 챌린지’가 성행했다.

최진봉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이런 표현이 잦아지면 마약의 위험성에 대한 인식과 거부감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 언어가 사고를 지배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라면서 “한글날이 코앞인데, 일상 속 이런 적절치 못한 표현을 바로잡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권은희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8월 식품 등의 명칭에 유해약물 표현을 사용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식품 등의 표시·광고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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