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원짜리 변호사' 남궁민, 세상의 온갖 갑질을 모욕하라! [김재동의 나무와 숲]

김재동 2022. 9. 30.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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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은 낯이 두꺼워야 잘산다.

기회 있을 때마다 돈봉투를 챙길 수 있는 사람, 세상 판세 재빠르게 읽고 판이 바뀌면 어제까지 형·동생 하던 이를 거리로 내몰 수 있는 사람, 내 동앗줄이 되겠다 싶으면 그가 저열한 배덕자라도 기꺼이 고개 숙일 수 있는 사람.

일반인이 이해하기에 너무 어렵고 결국 변호사를 써야 하는데 수임료만 몇 백만원부터 시작하니 없는 이들에겐 그림의 떡이다.

'천원짜리 변호사' 천지훈이 그 역을 톡톡히 해내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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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김재동 객원기자] 세상은 낯이 두꺼워야 잘산다. 기회 있을 때마다 돈봉투를 챙길 수 있는 사람, 세상 판세 재빠르게 읽고 판이 바뀌면 어제까지 형·동생 하던 이를 거리로 내몰 수 있는 사람, 내 동앗줄이 되겠다 싶으면 그가 저열한 배덕자라도 기꺼이 고개 숙일 수 있는 사람. 내가 아쉬울 땐 믿음을 강조하고 상황이 바뀌면 언제든 믿음을 던져버릴 수 있는 사람.

그렇게 기득권을 챙긴 이들은 자신들의 노고를 자찬하며 그렇지 못한 이들을 핍박하는 것이 당연한 권리쯤으로 인식한다. 그런 세상에 낯 얇은 이들은 어찌 사나. 이럴 때 필요한 존재가 바로 히어로다.

가령 SBS 금토드라마 ‘천원짜리 변호사’ 천지훈(남궁민 분) 같은 이 말이다.

드라마는 제목부터가 판타지다. 현실에서는 있을 수 없는 비현실적인 이야기다. 법 앞에 만인은 평등하다고 한다. 그래서 돈 없고 힘 없고 빽 없는 이들이 마지막으로 기댈 곳이 법이다. 하지만 정작 ‘법 앞에 만인은 평등한가?’라 묻는다면 현실의 많은 이들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 것이다.

법은 진입장벽이 높기 때문이다. 일반인이 이해하기에 너무 어렵고 결국 변호사를 써야 하는데 수임료만 몇 백만원부터 시작하니 없는 이들에겐 그림의 떡이다. 그런데 단 돈 1,000원으로 사건을 수임하는 변호사라니..

낡은 건물 옛 다방 자리에 사무실을 차린 천지훈은 이름부터가 사무장(박진우 분)인 사무장의 세탁소 배달차를 이용해 움직이며 사건을 해결한다. 수임료가 천원이니 당연히 월세도 밀려있어 건물주와의 숨바꼭질이 일상이다.

이 천원짜리 변호사가 2화까지 소화한 사건이 2개다. 대부업체의 무리한 이자 요구에 극단적 선택을 생각한 남성의 사연을 해결해 주었고 소매치기범으로 억울하게 몰린 동종전과 4범의 억울함을 풀어주었다.

해결방식은 좀 억지스럽긴 하다. 검사 시절 알던 대부업체 사장을 찾아갔을 때 공교롭게도 마침 압수수색에 나선 백마리(김지은 분)가 쳐들어오고 그걸 빌미삼아 대부업체에 법률자문을 해주고 의뢰인의 부채를 탕감해준다.

두 번째 사건의 경우는 무죄 판결 후 구속기간에 대한 국가배상금으로 의뢰인 아들의 수술비를 해결하는 것으로 풀었는데 이 경우 수사당국의 합리성을 긍정할 수 없는 정도에 이른 경우에만 귀책사유가 있어 단순히 검사의 항소포기만으로 배상금을 받기는 쉽지 않다.

현실은 어떻든 드라마 속 천지훈은 수임료 천원의 가치로는 평가불가한 활약으로 두 가정을 수렁에서 건져올렸다.

그리고 아이스크림 반 개를 수임료로 맡은 3번째 사건. 아파트 경비원을 상대로 한 주민의 갑질 사건에선 보다 막나가는 행보를 보였다.

경비원이 긁었다는 주민차량의 흠집을 가리기 위해 범퍼를 아예 박살냈다. 그리고는 시보를 원하는 백마리에게 채용을 조건으로 사건을 떠맡긴다.

거침없이 좌충우돌·동출서돌하며 세상의 온갖 갑질을 모욕하는 천지훈의 행보는 통쾌하다. 남궁민은 ‘검은 태양’의 카리스마도 탁월했지만 ‘김과장’에서 보여주었던 코믹캐릭터로 돌아와 반갑기도 하다.

‘제 2의 IMF’가 우려된다는 어려운 상황이다. 이런 불황에는 코미디가 필요하고 힘 없는 이들을 통쾌하게 위로해줄 수 있는 히어로가 필요하다. ‘천원짜리 변호사’ 천지훈이 그 역을 톡톡히 해내길 기대해본다.

/zaitu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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