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닫은 김문수 "그런 입장서 경사노위 위원장 하기 어려워"

김문수 전 경기지사가 2018년 11일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서울시장 예비후보 출마 기자회견을 하며 1차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대통령 소속 사회적 대화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새 위원장으로 임명된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가 29일 밤 자신의 유튜브 채널 '김문수TV'를 통해 "위원장 임기가 2년이라 그동안은 김문수TV를 운영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동안 자신이 유튜브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노동계를 비판해 왔는데, 이런 입장을 견지하며 위원장을 맡기는 어렵다는 설명이다.

김 위원장은 임명 발표를 한 이날 고별방송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저를 경사노위 위원장으로 임명하셨다. 위원장으로서 대한민국 노동조합, 노동자, 기업, 사용자단체, 공익위원과 정부 이 사이에서 여러 가지 현안을 대화 테이블을 통해 해결하라는 막중한 책임을 맡았다"며 "부족하지만 그렇게 하겠다고 말씀드렸다"고 했다.

유튜브를 중단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강경 보수 입장을 취했던 점을 꼽았다. 그는 "김문수TV는 정권교체를 위해 여러 비판에도 불구하고 운영했다"면서 "계속 그런 입장을 가져서 위원장을 하기 어려운 점이 있다. 널리 이해해주시기 바란다"고 설명했다.

이어 "오늘(29일)도 경사노위 사무실에 가서 여러 현안을 파악하고 일을 했다. 내일(30일)부터는 정식 출근해 일할 거고, 대통령께 임명장을 받으면 본격 업무를 시작하겠다"며 "부족한 제 경험과 여러 능력을 바쳐서라도 대통령이 하고자 하는 노사 간 원만하고 평화로운 관계, 서로 간 대화를 통해 유도하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전국금속노동조합 한일도루코노조위원장을 지내는 등 노동운동가 이력을 가졌지만 노동계에 비판적이다. 올 상반기 하이트진로 화물연대 파업 당시 김 위원장은 유튜브 채널에서 화물연대의 진군가를 보여주며 "(가사 속) 해방이란 노동해방을 의미하는데, 하이트진로를 빼앗아 국유화시키자는 것"이라며 "사회주의·공산주의자들의 구호"라고 주장했다. 지난달에는 '불법파업에 손배폭탄이 특효약!'이라는 제목의 영상을 게재하기도 했다. 특히 극우 성향의 극단적 발언으로 자주 논란이 됐다. 문재인 전 대통령을 향해 "총살감"이라고 표현하고, 더불어민주당에 대해서는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부정하는 종북 김일성주의자"라고 말한 바 있다.

경사노위 위원장 지명 후 이런 논란을 의식해서인지 김 위원장은 현재 유튜브 채널 문을 닫았다. 현재는 '고별방송'이란 제목의 마지막 영상만 올라온 상태다.

정치‧노동 현안에 대해 김 위원장이 페이스북에 남긴 글은 아직 공개돼 있다. 새 정부 첫 한미정상회담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 취임 열흘 만에 문재인 전 대통령이 5년간 망쳐 놓은 한미동맹을 완전 정상화시켰다"고 찬사를 보냈던 그는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에 가처분 신청을 낸 이준석 전 대표에 대해서는 "재승덕박(재주는 좋으나 덕이 적음)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고 평했다.

이윤주 기자 misslee@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