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 "우리 정치 어쩌다 이 지경까지 왔는지 착잡"

"소임 최선 다하겠다"…민주당, 朴 장관 해임안 가결

박진 외교부 장관은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앞서 국회는 전날 본회의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이 불참한 가운데 '국무위원 외교부 장관 박진 해임건의안'을 총투표수 170표 중 찬성 168표, 반대 1표, 기권 1표로 가결했다. /이동률 기자

[더팩트ㅣ이철영 기자] 박진 외교부 장관은 30일 국회 본회의에서 본인의 해임건의안이 통과에 "우리 정치가 어쩌다 이런 지경까지 왔는지 참 착잡한 심정"이라고 말했다.

박 장관은 이날 외교부 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며칠 사이에 밤잠을 설쳤다. 우리 정치가 이렇게 과연 계속 가야 하는 건지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다"고 이같이 밝혔다.

그는 "개인적으로는 여러 가지 소회가 있고, 또 마음이 괴롭고, 속이 상한다"며 "그렇지만 비 온 뒤 땅이 굳는다고 이걸 하나의 새로운 출발의 계기로 삼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장관은 특히 더불어민주당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지난 순방 결과를 '외교참사'로 규정한 것에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야당에서는 윤석열 대통령의 이번 순방이 외교참사라고 폄하를 하고 있지만, 저는 거기에 동의할 수 없다"며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장례식에 윤 대통령 부부가 정중하게 조문을 했고, 유엔 총회에서는 윤석열 정부의 글로벌 비전에 대해서 전 세계에 각국 대표단 앞에서 천명을 하고 박수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미국의 바이든 대통령, 일본의 기시다 총리를 비롯해 세계 주요 지도자들과 우리 대통령이 만나서 정상들 간의 의미 있는 대화를 했다"고 했다.

박 장관은 "전 세계가 또 다른 나라에서 윤석열 정부의 대외 정책, 글로벌 비전에 대해서 평가하고 있는데 유독 정치권에서만은 이것을 너무나 당리당략의 차원에서 보고 있는 게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든다"며 "앞으로도 맡은 바 소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사퇴 의사를 일축했다.

앞서 국회는 전날 본회의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이 불참한 가운데 '국무위원 외교부 장관 박진 해임건의안'을 총투표수 170표 중 찬성 168표, 반대 1표, 기권 1표로 가결했다.

cuba20@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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