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청기는 소리를 증폭하기만 한다? No

이병문 2022. 9. 30.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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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청기 소리 압축기능, 소리 증폭하고 줄이기도 해
보청기는 소리를 증폭하는 기기로만 알고 있지만 난청인의 청력상태에 맞게 소리를 증폭 또는 감소시키는 기능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보청기는 풍부한 경험과 전문지식을 갖춘 청각사가 있는 이비인후과에서 진료 및 상담을 받고 착용해야 한다. [사진 = 김성근이비인후과 제공]
보청기는 우리 주변에서 발생하는 모든 소리를 착용자가 편안히 들을 수 있도록 자체적으로 편집한다. 그래서 난청인은 보청기의 이러한 복잡한 기능을 통해 주변에 일어나는 상황을 잘 인지할 수 있다. 국내 난청인의 비율이 높아지면서 보청기에 대한 관심 또한 높아지고 있지만, 아직도 보청기가 소리를 증폭하기만 하는 기계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보청기는 소리를 압축하는 흥미로운 기능을 한다. 이는 말 그대로 외부에서 발생하는 소리의 데시벨 범위를 압축한다는 것이다. 소리의 압축 기능은 보청기 기능 중 가장 핵심적인 것이라고 할 수 있는데, 보청기는 왜 소리를 압축할까?

난청중점 클리닉 김성근이비인후과 김성근 원장은 "난청인은 정상 청력을 가진 사람보다 작은 소리를 못 듣지만, 과도하게 큰 소리는 정상 청력을 가진 사람처럼 듣기 힘들어한다. 이는 난청인의 역동 범위(Dynamic Range)가 정상 청력을 가진 사람의 것보다 좁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역동 범위는 가청주파수(들을 수 있는 주파수의 범위)에서 들을 수 있는 가장 작은 데시벨부터 편안하게 들을 수 있는 가장 큰 데시벨까지의 범위를 말한다. 따라서 이 범위가 좁을수록 들을 수 있는 소리의 범위가 줄어든다.

김성근 원장은 "만일 특정 주파수의 역동 범위가 10dB부터 100dB까지인 사람에게 난청이 발생하여 역동 범위가 60dB부터 100dB까지 줄어든다면 청력의 한계로 다양한 크기의 소리를 듣지 못한다. 따라서 난청인이 주변 소리를 잘 듣기 위해선 모든 소리가 역동 범위에 해당해야 하는데, 이는 보청기 착용을 통해 이뤄질 수 있다. 해당 난청인에게 맞춰진 보청기는 외부의 소리를 인식한 후 60dB 미만의 소리는 증폭하고 100dB 이상의 소리는 줄여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보청기의 기능을 소리 압축기능이라고 한다. 소리 압축기능은 청각사가 보청기 조절을 한 후 가능해지는데 이들은 풍부한 경험과 전문지식을 바탕으로 착용자의 청력 상태에 맞게 기기를 조절한다. 청각사가 난청인의 상황을 잘 이해한다면 보청기를 더욱 잘 조절할 수 있다. 소리를 잘 못 듣는 상황은 어떤 상황인지, 잘 못 알아듣는 소리는 무엇인지, 알아듣기 힘든 목소리는 누구의 것인지, 보청기를 통해 얻고 싶은 가장 큰 효과는 무엇인지 등을 파악해야 난청인에게 진정으로 잘 맞는 보청기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성근 원장은 "보청기는 개인 맞춤형 의료기기이기 때문에, 구매 후에도 지속적으로 청각사로부터 기기 관리를 받아야 한다. 따라서 보청기를 구매할 때는 사후관리가 잘 되는 곳에서 알아보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이병문 의료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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