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노트] 글로벌 경기 침체에 시총 1위 삼성전자 '4만전자' 위기..증권가 엇갈린 전망

장윤서 기자 2022. 9. 30.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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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본사 전경./뉴스1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에 간밤 미국 뉴욕증시 주요 지수가 일제히 하락했다. 전날 영국 영란은행의 국채 매입 소식에 따른 안도 랠리 하루 만에 상승분을 반납했다. 시가총액 1위 애플을 비롯해 테슬라 등 빅테크 기업들의 주가가 떨어지면서 투자 심리는 악화됐다. 특히 장 종료 이후 실적을 발표한 미국 메모리반도체 기업인 마이크론테크놀로지는 다음 분기 매출 전망이 대폭 하향 조정한 영향으로, 시간외 거래에서 하락세를 보였다. 이러한 상황에서 K반도체 대장주인 삼성전자에도 ‘추운 겨울’이 왔다는 전망이 두드러진다. 반면 악재는 선반영됐다는 전망도 있다.

29일(현지 시각)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458.13포인트(1.54%) 하락한 2만9225.61로 장을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78.57포인트(2.11%) 밀린 3640.47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전장보다 314.13포인트(2.84%) 내린 1만737.51로 거래를 마쳤다. S&P 500지수는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다우지수와 S&P500지수는 2020년 11월 이후 최저치를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미국 주가 하락과 마이크론테크놀로지의 주가 부진 등이 삼성전자 등 국내 관련주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본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국 주요 반도체 기업의 시간외 주가가 부진하다는 점은 국내 관련주들의 투자심리를 제약 시킬 것”이라고 봤다.

이제 투자자들의 시선은 삼성전자 주가 전망에 모여있다. 현재 시가총액 1위인 삼성전자 주가는 미국 금리 인상 추세, 강달러 및 경기 둔화 우려에 따른 밸류에이션 배수 추가 하락으로 지속적인 약세를 보이고 있으며, 지난해 전고점인 9만6800원 대비 46%나 하락한 상황이다. 한달새 주가는 10% 이상 떨어지며 조만간 5만전자에서 4만전자가 현실화 될 것이라는 우려까지 나왔다.

삼성전자 실적 전망에도 먹구름이 끼면서 주가 전망은 밝지 않다.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은 환율 상승에도 불구하고 11조6000억원에 그칠 전망이다. 디램과 낸드플래시 부문에서 모두 15% 수준의 평균판매단가(ASP) 하락이 나타나는 가운데 출하 증가율도 전망치를 하회하는 -7%, -4%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두고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주가는 올해 실적 기준 주가순자산비율(P/B) 1.07배로 리먼사태(1.17배), 유럽 재정위기(1.24배), 중국 신용위기(0.94배), 미중 무역 전쟁(1.04배), 코로나19(1.08배)의 평균 배수인 1.09배를 하회하고 있다”고 말했다.

송 연구원은 “여기에 반도체 수요 감소가 예상되며, 최악의 상황에서 역사적 최저점 배수인 0.94배까지 하락한다고 가정하면 주가는 4만6300원 수준까지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며 “이 경우 최대 하락 리스크는 12%”라고 덧붙였다.

주가의 추세적 회복 시기는 내년 1분기로 예상했다.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점도표에 따르면 미국 정책금리는 올해말 4.2~4.4%, 내년말 4.6%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1분기 0.25% 수준의 추가 인상을 거치면 금리인상이 종료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그는 “내년 1분기부터 추세적 상승 가능성이 높다며 주가가 조정될 때마다 분할 매수하라”고 했다.

다만 이미 악재는 선반영됐다는 견해도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삼성전자에 대해 이미 업황 악화를 선반영한 만큼 추가 하락의 가능성도 낮다고 평가했다.

하반기 메모리 반도체 실적 악화는 스마트폰 판매 부진의 영향이 가장 크다고 봤다. 스마트폰 노출도가 높은 삼성전자 메모리 반도체 부문은 경쟁사 대비 부정적 영향을 더 크게 받았다는 분석이다. 채민숙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올 4분기에도 모바일 중심의 가격 하락이 불가피한 만큼 반도체 부문 수익성 악화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D램과 낸드 모두 영업이익률이 경쟁사 대비 높아 수익성 악화의 정도는 상대적으로 낮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높은 영업이익률로 불황에서 경쟁사 대비 감익의 정도가 낮고 메모리 반도체를 제외한 타 부문의 실적이 내년까지 안정적으로 증가하는 점은 긍정적”이라며 “올해 재고가 크게 늘어나는 만큼 공급사들의 내년 생산은 더욱 가파르게 하향 조정돼 재고 소진을 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주가는 이미 업황 악화를 선반영했기 때문에 추가적인 하락의 가능성도 낮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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