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은 두 달 터닝포인트가 필요한 '벤투호 황태자' 황의조
황의조(30·올림피아코스)는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축구대표팀의 핵심 공격수다. 2018년 9월 벤투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뒤로 ‘원톱’ 또는 ‘투톱’의 한 축으로 선택받았다. 통산 A매치 16골 가운데 벤투 감독 아래에서만 15골을 기록하며 기대에 부응했다. 올해 유럽파가 소집된 10번의 A매치에서 8번이나 선발 출전할 정도로 두터운 신임을 받고 있다.
그런데 2022 카타르 월드컵을 앞두고 골 감각이 무뎌지며 고민을 안겨준다. 황의조는 최근 두 번의 A매치에서 침묵했다. 23일 코스타리카전에서는 선발 출전해 공격 포인트없이 후반 33분 교체아웃됐다. 27일 카메룬전에서는 벤치에 대기하다 후반 27분 그라운드를 밟았으나, 허리 통증으로 약 10분 만에 다시 교체되고 말았다. 다행히 큰 부상은 아닌듯 보인다.
6월 4차례 A매치에서 2골을 넣어 거의 1년 만에 태극마크를 달고 골을 넣었지만, 단순히 득점 문제는 아니다. 김대길 스포츠경향 해설위원은 “경기장에서 황의조의 제스처나 몸싸움 등을 보면 확실히 컨디션이 좋지 않다는게 느껴진다”며 “지금까지 잘해오던 황의조가 슬럼프에 빠진 점은 아쉬운 부분”이라고 했다.
황의조는 전천후 스트라이커다. 체격 조건, 스피드, 제공권이 빼어난 것은 아니지만 끊임없이 부지런히 움직이이면서 공간을 만들어내고 패스 연계 능력이 탁월하다. 집중력있게 빠른 템포의 슈팅으로 골을 만드는 기술 또한 뛰어나다. 황의조는 유럽 5대 빅리그에서 한 시즌에 10골 이상(프랑스, 두 시즌 연속)을 넣은 역대 5명의 한국 선수 중 하나다. 지난 6월2일 세계 최강 브라질과의 평가전(1-5 패)에서 세계적인 수비수 치아고 시우바(첼시)를 등지고 패스를 받아 몸싸움을 이겨낸 뒤 오른발 터닝슛으로 골망을 흔든 장면에서 황의조의 ‘클래스’를 알 수 있다.
황의조는 해결사 능력 뿐 아니라 월드컵 본선에서 손흥민에 집중될 수비 견제를 분산시킬 카드로 기대를 모았지만, 현재 그라운드에서 그 강점은 조금 희미해졌다. 김대길 위원은 “컨디션이 좋을 때는 순간의 틈으로 골을 성공시킬 수 있는 선수다. 하지만 지금은 많은 (출전)기회에도 찬스 때 그런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다”고 했다. 이어 “전체적으로 보면 카메룬전 부상도 몸이 완전하지 않다는 증거”라고 덧붙였다.
황의조는 지난 시즌 소속팀 보르도가 2부로 강등되면서 새로운 팀(올림피아코스)로 이적했다. 그러는 과정에서 출전 기회가 많이 줄면서 적지 않은 영향을 받고 있는 듯하다. 김대길 위원은 “월드컵까지 남은 시간 소속팀에서 활약이 중요하다”며 “황의조가 최종 엔트리에서 탈락할 가능성은 없지만 부진이 길어진다면 벤투 감독도 전술적 변화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손흥민 또는 황희찬이 원톱으로 나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백업인 조규성(전북)도 꾸준히 좋은 평가를 받았다.
월드컵까지 채 두 달도 남지 않았다. 소속팀으로 복귀한 황의조가 그 사이 어떤 반전을 만들어낼지 시선이 집중된다.
이정호 기자 alph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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