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인 신체적 한계는 핑계, 더 맞춰서 준비" KT 루키 이두원의 패기

27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22 KBL 신인선수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2순위로 수원 KT에 지명된 이두원이 서동철 감독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잠실 |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수원 KT는 2022 KBL 신인드래프트의 승자로 꼽힌다. 2021~2022시즌 4강 플레이오프(PO)에 오른 까닭에 1~4순위 지명 확률이 5%에 불과했지만, 전체 2순위 픽을 거머쥐었다. 게다가 이번 드래프트에선 연세대 가드 양준석(21), 고려대 센터 이두원(21) 등 2명의 존재감이 독보적이었기에 KT로선 엄청난 경사였다.

KT는 애초부터 양준석과 이두원 중 1순위 창원 LG가 선택하지 않은 선수를 지명하기로 방침을 세웠다. LG가 양준석을 뽑자, KT는 고민 없이 이두원의 이름을 불렀다. 204.4㎝의 장신 센터인 이두원은 파워와 스피드를 겸비한 자원으로 기대를 모은다.

큰 키에도 불구하고 스피드가 뛰어나다는 점은 이두원이 지닌 최고의 장점이다. 리바운드 가담은 물론 공수전환 시 속공 가담, 투멘 게임 시 페인트존 침투에도 능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골밑 마무리와 포스트업 등의 기술이 향상되면 더욱 무서운 선수로 성장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신인드래프트에서도 장신 센터이자 이두원의 고려대 선배인 하윤기(203㎝·1라운드 2순위)를 지명한 KT로선 전도유망한 빅맨 2명의 존재가 그저 흐뭇하기만 하다.

그러나 프로무대에서 두각을 나타내려면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압도적 피지컬을 자랑하는 외국인선수들과 매치업은 빅맨의 숙명이다. 대학무대를 호령했던 센터들도 외국인선수들과 공존하기 위해 파워포워드를 맡는 일이 부지기수다. 기술도 기술이지만, 일단 힘에서 밀리지 않아야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 이두원도 꾸준한 노력을 통해 피지컬의 차이를 극복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동양인으로서 신체적 한계는 핑계라고 생각한다”는 말에선 패기가 느껴진다.

이두원은 “상대 선수의 높이가 높다면, 나는 더 맞추면서 준비할 것이다. 상대가 누구든 프로선수라면 최선을 다해야 한다”며 “아직 시즌을 시작하지 않았지만, 점점 연차가 쌓이고 적응하면 (외국인선수들과 맞대결도) 걱정 없이 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공격 옵션을 다양화하며 한 단계 더 발전하겠다는 의지도 강하다. 이두원은 “요즘 프로농구는 속공농구를 많이 추구한다”며 “(하)윤기 형도 대학교 때 지금처럼 속공을 뛰는 모습을 잘 보지 못했는데, 그렇게 뛰는 모습을 보니 나도 더 많이 속공에 참여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윤기 형도 많은 조언을 해줬다. 웨이트트레이닝을 많이 하고 슛 거리를 늘리는 과정도 필요하다”고 발전의지를 드러냈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