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그룹, IFC 인수 무산에..계약금 2000억 소송전

강은성 기자 2022. 9. 30. 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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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조1000억원 규모의 여의도 국제금융센터(IFC) 인수협상이 결렬되면서 인수에 나섰던 미래에셋금융그룹이 2000억원 규모의 '계약금'(이행 보증금)을 떼일 상황에 처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브룩필드자산운용과 IFC 인수에 관한 협약을 맺으면서 매각이 결렬될 경우 이행보증금을 반환받는 조건이 있기 때문에 돌려줘야 한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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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인상·환율 급등으로 '리츠' 설립인가 불발..협상 결렬
브룩필드 "계약금 못준다" 버티기 vs 미래에셋 "MOU 조항 따라 반환해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에 위치한 국제금융센터(IFC) 전경

(서울=뉴스1) 강은성 기자 = 4조1000억원 규모의 여의도 국제금융센터(IFC) 인수협상이 결렬되면서 인수에 나섰던 미래에셋금융그룹이 2000억원 규모의 '계약금'(이행 보증금)을 떼일 상황에 처했다. 국제재판소에 이행보증금 반환 청구 소송을 제기했는데 승소 가능성이 높다고 보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소송 결과는 짧아도 수개월, 길면 2년 이상 걸리기 때문에 2000억원이라는 계약금을 돌려받는데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이행보증금을 돌려받기 위해 싱가포르국제중재센터(SIAC)에 소를 제기했다. IFC 인수를 위해 2000억원의 이행보증금을 납입했는데, 계약이 무산된만큼 이를 돌려달라는 것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브룩필드자산운용과 IFC 인수에 관한 협약을 맺으면서 매각이 결렬될 경우 이행보증금을 반환받는 조건이 있기 때문에 돌려줘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매도자인 캐나다 자산운용사 브룩필드자산운용은 미래에셋이 이번 인수계약을 위한 의무를 다하지 못했다며 이행보증금 반환을 거부하고 있다.

브룩필드 측은 "미래에셋이 IFC의 매입을 위해 설립한 부동산투자회사 '세이지리츠'가 국토교통부의 '인가'를 받지 못했기 때문에 발생한 일"이라고 주장한다.

미래에셋은 8월에 세이지리츠를 설립했지만 국토부가 대출비중(LTV)을 낮추고 배당금을 높이라는 조건을 내걸면서 인가를 받지 못했다. 이에 미래에셋은 리츠가 아닌 인수를 위한 대안구조를 제시했지만 브룩필드쪽에서 이를 수용하지 않으면서 결국 협상이 결렬됐다.

IB업계 관계자는 "애초에 미래에셋이 신세계 등 경쟁사를 물리치기 위해 4조1000억원이라는 무리한 인수 금액을 제시해 '너무 비싸게 산다'는 지적이 적지 않았다"면서 "설령 미래에셋이 인수에 성공했어도 '승자의 저주'에 시달릴 수 있다는 우려마저 제기되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미래에셋이 납입한 2000억원은 미래에셋자산운용이 '미래에셋맵스일반사모투자신탁67호' 펀드를 설정해 마련한 대금이다. 펀드에는 미래에셋증권(1500억원), 미래에셋캐피탈(350억원), 미래에셋자산운용(150억원)이 각각 참여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가뜩이나 올해는 증시 하락으로 금융투자회사의 실적 하락이 가파른 상태여서 보증금 소송에 따른 손실도 미래에셋의 실적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봤다.

이에 대해 미래에셋 관계자는 "금리와 환율 등 급격한 대외적인 변화에도 불구하고 미래에셋은 협상 최종결렬시까지도 브룩필드와 지속적으로 협의를 계속해왔고 자금모집 및 구조변경, 가격인하 등 여러가지 방안으로 최선을 다했다"면서 "서로 다른 의견은 법정에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esth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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