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PF 불황'에도 증권사 수익은 선방하는 이유 [알기쉬운 경제]

손희정 입력 2022. 9. 30.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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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침체, 수익성 경고, 시한폭탄 등 부동산 PF를 둘러싼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가파른 금리 인상과 집값 하락세로 수익성이 악화했기 때문인데요.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는 부동산 사업 시행사가 아파트나 오피스 등 부동산 개발사업을 할 때 필요한 돈을 조달하기 위해 일으키는 대출을 말합니다. 추후 프로젝트에 투자한 원금과 그에 대한 수익을 돌려받는 자금구조를 갖습니다. 

시행자는 모회사와는 별도로 설립된 프로젝트 회사(SPC)를 세워 증권사 등 금융기관으로부터 대출받게 됩니다. 모기업의 담보와 신용을 근거로 하는 일반금융과 달리 해당 업체의 신용보다는 특정 사업 자체를 지원하기 때문이죠.

자금을 지원하는 금융기관들은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모집해 프로젝트 회사에 대출 약정을 체결합니다.

여기서 증권사는 시행사와 대주단(은행, 보험사 등 금융권) 사이에서 부동산 PF를 주선하는 역할을 주로 합니다. 채무보증을 하거나 직접 대출을 해주기도 합니다. 이때 발생하는 보증 수수료와 이자 등이 주요 수익원입니다.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이 금감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 1분기 증권사 부동산 PF 대출 잔액은 4조1761억원에 달합니다. 2017년(2조6038억원) 대비 1.6배 늘어난 규모입니다.

증권사들은 앞서 집값 상승과 저금리 기조 등 부동산 시장의 활황에 힘입어 부동산 PF를 공격적으로 늘림으로써 수익성을 키웠습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상반기 국내 증권사의 IB 수수료는 총 3조1492억원으로 전년 대비 26.7% 늘었습니다. 증권사 대부분 이익이 반토막 난 가운데 메리츠증권, 다올투자증권 등 부동산 PF 비중이 높은 증권사는 오히려 역대 최대 실적을 올렸죠.

그러나 대출 금리가 올라가고 부동산 시장 침체 신호가 나타나면서 신규 사업은 쳐다보지도 못하고 있죠. 우량한 딜(거래) 자체도 별로 없고 리스크 관리를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3월 말 국내 주요 증권사 24곳의 PF대출과 브리지론 비중은 전체 자기자본의 39%에 달합니다. 소형사는 이 비중이 49%까지 달해 의존도가 더 높습니다.

비중이 높아질수록 금리인상과 원자재값 급등 여파로 부동산 경기가 악화하거나 최악의 경우로 공사가 중단되면 시공사나 돈을 내준 금융사까지 줄도산 위기에 처하게 됩니다.

하지만 증권사들은 실적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 보고 있는데요. 진행하고 있는 딜이 있어 당장 3분기 실적에는 영향이 적다는 겁니다. 또한 사업성이 좋은 곳에 대출을 해주기 때문에 부동산 불황이라도 팔리는 곳은 팔린다는 것이죠.

일각에서는 대출 금리와 수취 수수료가 높아 증권사들은 손해를 보지 않는 구조라고 설명했습니다. 최근 부동산 PF 대출 금리는 선순위 기준 연 10% 수준까지 치솟았습니다. 3%대 후반에서 4%대 초반에 머물렀던 약 1년 전에 비해 배 이상 급등했죠.

자금력을 갖추지 못한 개발업체들은 새로운 사업 추진을 꿈도 꾸기 어렵다고 호소하고 있습니다. 치솟은 금융비용을 상쇄하려면 분양수익이나 임대수익이 마찬가지로 올라야 하지만 아무리 물가가 상승하더라도 임대료 등을 배로 인상하는 건 불가능에 가깝죠.

금융사들도 리스크가 큰 탓에 높은 금리를 받을 수 없다는 입장이죠. 증권사의 경우 부동산 PF 연체 잔액은 3월 말 기준 1968억원으로 지난해 말 1691억원보다 16.4% 증가했습니다. 같은 기간 연체율은 1.0%p 늘어 4.7%에 달했습니다.

자기자본 대비 PF 대출 익스포저 비율의 경우 은행권은 12.9%로 PF 대출 부실 사태 발생 직전인 2010년 말(37.4%) 보다 하락했으나 보험(12.6%→53.6%), 여전(61.5%→84.4%), 증권(4.7%→38.7%)은 상승했습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금융권들의 대출은 어려워질 수밖에 없고, 대형사들도 개발사업의 첫 삽을 뜨지 못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손희정 기자 sonhj1220@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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