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생각] 달팽이 헨리만 점액질이 안 나와요..어떡하죠?

김지훈 2022. 9. 30. 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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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팽이 헨리카타리나 마쿠로바 글∙그림, 김여진 옮김 l 노는날 l 1만5000원 잎사귀가 빗방울을 머금고 있던 어느 오후, 달팽이 헨리가 태어났습니다.

헨리는 여느 달팽이들처럼 알에서 나오자마자 어디든 기어오르려 했어요.

'줄기를 타고 꼭대기까지 올라갈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헨리는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마침내 헨리는 꿈에 그리던 도전을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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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액질이 안 나오는 달팽이..줄기를 오르려는 분투
주변에 변화 일으키는 장애, 불가능을 새로움으로

달팽이 헨리
카타리나 마쿠로바 글∙그림, 김여진 옮김 l 노는날 l 1만5000원 잎사귀가 빗방울을 머금고 있던 어느 오후, 달팽이 헨리가 태어났습니다. 헨리는 여느 달팽이들처럼 알에서 나오자마자 어디든 기어오르려 했어요. 달팽이들은 몸에서 끈적끈적한 점액질이 나와서 기어오르는 일은 식은 죽 먹기였거든요. 나무든, 풀이든, 벽이든 말이에요.

헨리는 풀 줄기를 꽉 쥔 뒤에, 촉수 하나를 쭉 뻗고, 또 다른 촉수도 힘껏 뻗어서 풀잎을 잡았어요. 그런데 땅바닥에 쿵 하고 떨어지고 말았습니다. 헨리에겐 점액질이 나오지 않았던 거예요!

꽃줄기에 매달리려고 아무리 애를 써도 헨리는 매번 미끄러졌습니다. 헨리는 바닥에서만 움직일 수 있었어요. ‘줄기를 타고 꼭대기까지 올라갈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헨리는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노는날 제공

헨리는 줄기를 타고 올라갈 방법을 하나씩 실행해봤습니다. 먼저, 꿀물로 목욕을 했어요. 꿀의 끈적함으로 줄기에 몸이 붙을지도 모르니까요. 그런데 무서운 벌이 날아와서 핥아대자 좋은 생각이 아니란 걸 깨달았습니다. 다음엔 신선한 송진 한 방울을 몸에 발라봤어요. 하지만 온몸이 바닥에 달라붙어 움직일 수가 없네요.

헨리는 제 몸보다 무거운 나뭇잎을 들고 가는 개미를 보고 좋은 생각이 떠올랐어요. “그래! 힘이 무척 세지면 될지도 몰라.” 그날부터 헨리는 운동을 열심히 했어요. 딸기를 머리에 이고 걷기도 하고, 조약돌을 힘껏 끌기도 하고요. 와! 시간이 지나서 헨리는 줄기에 매달릴 수 있을 만큼 세졌어요. 거꾸로 매달리고, 체리 꼭지 위에서 물구나무를 설 수 있을 정도로요.

노는날 제공

마침내 헨리는 꿈에 그리던 도전을 시작했습니다. 헨리는 숨을 훅 들이쉬고 정원에서 가장 키가 큰 꽃의 줄기를 천천히 타고 올라가기 시작했어요. 전에는 작은 풀잎에도 올라갈 수 없었는데 대단한 변화죠!

하지만 반쯤 올라왔을 때, 헨리는 멈출 수밖에 없었어요. 노력해서 힘을 길렀지만, 꼭대기까지 올라가기엔 너무 까마득했던 거예요. 헨리는 이대로 멈출 수밖에 없는 걸까요…?!

<달팽이 헨리>는 ‘장애를 가진 달팽이’라는 독특한 소재로 장애 혹은 다름을 새롭게 보게 하는 그림책입니다. 장애를 가진 사람은 도움을 받는 대상이기만 한 걸까요? 반대로 장애는 개인의 노력으로 극복해야만 하는 것일까요? 이런 질문들에 나름의 답을 하며, 남들과 다르다는 것이 새로운 것을 만들 수 있는 열쇠가 될 수 있다는 작가의 시선이 따뜻하게 느껴집니다.

김지훈 기자 watchdo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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