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은영의 '토닥토닥'] 아이랑 생각 똑같을 필요 없어.. 맞장구 치는 거 자체가 공감

오은영 소아청소년정신과 전문의 입력 2022. 9. 30. 0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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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행복입니다]
오은영 소아청소년정신과 전문의

친구로부터 나쁜 말을 들은 아이가 “나 이 친구 미워!”라고 말했어요. 그러자 아빠는 “그런 나쁜 말을 했다니 아빠라도 친구가 미웠을 거야”라고 말해줬습니다. 아이의 속상한 마음에 공감해주기 위해서지요. 공감을 해줘야 아이의 정서 발달에도, 자존감 향상에도 도움이 된다는 말을 누누이 들어왔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 아빠는 속으로는 ‘뭐 그 정도로 밉기까지…’라고 생각했어요. 이런 일이 몇 번 반복되자, 아빠는 자신이 가식적이라고 느껴졌어요. 그러면서 아이의 말에 공감해 줄 때마다 마음이 불편해졌습니다.

부모들이 공감에 대해 오해하는 것이 있어요. “엄마(아빠)도 그런 일을 겪었다면 너와 마음이 똑같을 거야”라고 말해주는 것만이 공감이 아닙니다. 부모 자식 간이라도 서로 다른 사람이기 때문에 매번 마음이 같을 수는 없어요. 아이가 마음을 표현할 때마다 아이 마음처럼 되려고 하면, 나중에는 너무 힘들어져서 화를 내게 됩니다. 공감해 주는 것을 포기하게 됩니다.

같은 마음을 갖는 것만이 공감은 아니에요. 아이가 표현한 감정을 그대로 인정하고 수용해 주는 것도 공감입니다. 인정과 수용은 “네 말이 옳다. 나도 네 마음과 같다”가 아니라 “‘너의 마음이 그렇다’라는 것을 내가 알겠다”라고 해주는 거예요.

아이가 “장난감이 망가져서 죽고 싶을 만큼 힘들어”라고 말했다면 “이 장난감이 너에게 소중한 것인데, 이게 망가져서 너무 화가 나고 힘들다고 하는 거지?”라고 말해주면 되는 겁니다. 아이의 감정 표현에 나의 의견을 말해주는 것이 아니라 아이의 감정을 그대로 한 번 더 되뇌어 주는 것이지요. ‘너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네가 그런 마음 상태라는 것을 내가 잘 이해했어’라는 의미를 전달하는 겁니다. 아이의 감정을 존중하는 거예요. 공감은 아이에 대한 존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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