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성 쌓으며 관절과 근육 자극해주세요

김수연 아기발달연구소장 2022. 9. 30.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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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행복입니다] [감각·운동 통합 발달] [下]
그네나 미끄럼틀 타기 무서워하면
"겁 많다" 생각말고 아이 안고 타주고
터널이나 좁은 공간 통과하는 놀이로
팔다리·몸통 힘주는 연습 시켜주세요

‘감각 운동 통합(sensory motor integration)’ 능력이 선천적으로 잘 발달한 아기들은 새로운 환경에 쉽게 적응한다. 반면 감각 운동 통합 능력이 덜 발달한 아기들의 경우 혼자 걷기부터 늦어질 때가 많다. 또래 친구들이 뛰어다니는 어린이집 환경에 적응하는 데도 시간이 오래 걸릴 수 있다.

◇운동 통합이 느린 아이

시각, 청각, 촉각, 전정감각 등을 통한 여러 자극의 의미를 파악해 몸으로 대처하는 ‘감각 운동 통합’에 어려움을 겪는 아이는 운동 발달이 늦고 일상에 실수가 잦다. 혼자 걷기 시작하고 나서도 바닥의 낮은 턱을 인식하지 못해 걸려 넘어진다. 계단을 내려올 때 갑자기 무서워하면서 부모에게 손을 잡아 달라고 한다. 물컵을 양손으로 잡고 조심해서 걸어도 움직임의 조절이 잘 안 돼서 물을 쏟을 수 있다. 이럴 때는 아이의 능력에 맞는 감각 운동 통합 놀이를 통해 도와줘야 한다. 몸 움직임 연습을 할 때는 긍정적인 말로 격려해 주자. “우아, 어지러웠을 텐데 잘 견뎠네” 혹은 “무서웠을 텐데 용감했어”라고 말해 준다.

부모들로부터 “아기가 새로운 자극을 거부할수록 더 접하게 해야 익숙해지지 않겠느냐”는 질문을 받는다. 계단 내려가기나 그네·미끄럼 타기를 무서워할 경우 겁이 많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아기의 마음은 새로운 놀이 기구를 타고 싶지만 높은 곳에 올라가거나 그네가 흔들릴 때마다 다르게 들어오는 시각 자극에 몸이 잘 반응하지 못하므로 두려움이 느껴져 거부하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이를 이해하고 다른 놀이를 선택하거나, 부모가 아기를 품에 안고 같이 시도해 줘야 한다. 감각 운동 통합 놀이는 반복할수록 더 재미있게 느껴지면서 아이의 자존감이 올라간다.

◇걷기, 뛰기, 모방해 놀기

생후 0~10개월에 감각 운동 통합의 기초를 다졌다면 11개월 이후엔 통합 능력을 한층 고도화시킨다. 생후 11~16개월은 일어서서 걷는 연습을 하는 시기다. 네 발로 길 때에 비해 두 발로 걸을 때는 시선이 높아지면서 주변에 보이는 사물의 모습이 달라지는 데다, 한 발씩 떼서 옮겨야 하므로 균형 감각이 더 필요하다.

걸음마 연습을 시킬 때 엄마가 아기 뒤에서 골반을 잡아주면 아기가 안정성을 찾기 쉬워진다. 아빠는 아기 앞에서 기다려주면 아기가 시선을 아빠에게 고정할 수 있어서 좋다. 시소를 탈 때 한쪽 끝에 아빠가, 다른 쪽 끝에 엄마와 아기가 함께 타면 아기가 아빠 얼굴을 바라보면서 균형을 잡기가 수월해진다.

생후 17개월이 지나면 대부분의 아기는 혼자 걸을 수 있다. 생후 17~24개월에는 아기가 혼자 걷고 뛰기까지 운동 발달이 이뤄진다. 혼자 뛴다는 건 전정기관(몸의 위치와 운동을 감지해 뇌에 전달하는 기관) 자극에 몸이 안전하게 대처할 수 있는 감각 운동 통합이 이뤄진다는 의미다. 이 시기에는 높이와 깊이를 인지하고 몸이 잘 반응한다. 따라서 계단 오르내리기 놀이를 자주 하면 도움이 된다. 아이 다리 길이가 계단 높이에 비해 짧거나 균형 감각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으니 옆에서 손을 잡아준다.

아기와 함께 모래성 쌓기 놀이를 해보자. 모래에서 느껴지는 촉감과 모래를 삽으로 퍼서 쌓을 때의 관절·근육 움직임 등이 통합되는 기회가 된다. 바닥에 밧줄이나 운동 밴드를 놓고 아이가 그 위를 걷도록 하면 시선이 줄을 따라가면서 운동 집중력을 높일 수 있다. 터널이나 좁은 공간을 통과하는 놀이를 하면 팔다리와 몸통 등 온몸에 힘을 주는 연습이 된다. 부모가 신문지를 눈앞에 펼쳐서 양손으로 잡고, 아기가 손으로 찢는 연습을 해보자. 아기와 보자기를 맞잡고 풍선 튕기는 놀이를 해도 좋다.

두 돌이 지나면서는 순발력과 민첩성이 커지면서 큰 동작도 하게 된다. 어린이집과 동네 놀이터 등에서 또래 친구들이나 형·누나·오빠·언니들이 노는 모습을 모방하면서 스스로 운동 통합 능력을 향상시켜 나간다. 세 돌 이후에는 공 주고받기, 실내 볼링, 징검다리 뛰기, 자전거와 놀이기구 타기 등 약간 위험한 놀이를 시도해볼 수 있다. 헬멧 등 보호 장구 착용의 중요성도 알려주자.

김수연 아기발달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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