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선정되나.. 들썩이는 부산

박주영 기자 2022. 9. 30. 0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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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네스코 실사단, 3일간 부산 지질명소 20곳 직접 둘러봐
부산 이기대 바위 살펴보는 실사단 -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실사단이 29일 부산 남구 용호동 이기대 산책로에서 화산 활동으로 분출된 용암과 화산재 등이 만들어낸 바위의 결 등을 살펴보고 있다. /부산시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이사인 이브라힘 코무씨와 볼로신 야고다씨는 29일 부산 남구 용호동 오륙도 등을 둘러봤다. 오륙도는 부산의 상징으로 썰물 때는 섬이 다섯으로, 밀물 때는 여섯으로 보인다. 이들과 동행한 부산대 임현수 지질환경과학과 교수는 “화산암으로 된 오륙도는 12만년 전 육지와 연결된 작은 반도였으나 파도의 침식작용으로 떨어져 나와 섬이 됐다”고 설명했다.

코무 이사 등 유네스코 실사단은 26~29일 부산의 지질 명소 20곳을 샅샅이 훑었다. 부산진구 전포동 구상반려암, 영도구 태종대와 동삼동 패총, 기장군 해동용궁사, 금정산, 을숙도 등 동쪽 끝에서 서쪽 끝까지 특징적인 지질 현장을 둘러봤다. 금정산 꼭대기에 있는 산성마을에선 지역 주민들과 만나기도 했다.

‘세계지질공원’ 인증을 향한 부산의 도전이 속도를 내고 있다. 부산은 지난 2013년 정부에서 낙동강하구·오륙도·태종대 등 시내 12곳에 대해 ‘국가지질공원’ 지정을 받자 7년여 준비를 거쳐 2020년 12월 환경부의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국내 후보지’가 됐다. 2021년 9월에는 유네스코 측에 세계지질공원 인증 신청서를 냈다. 이후 1년 만에 이 공원 선정을 위한 현지 실사를 받게 된 것이다.

부산시 이근희 환경물정책실장은 “부산은 340만명이 사는 대도시이지만 수천만년 전부터 현재까지 지층과 해안, 기후 등의 변화가 바다, 산, 강, 도심 곳곳에 살아있는 곳”이라며 “부산의 이런 가치에 대해 세계적 인증을 받기 위해 유네스코에 신청했다”고 말했다.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은 지구의 과거 모습과 변화 과정을 간직한 지질 유산을 보존하고 그에 대한 연구와 교육 등을 위해 지정하고 있다. 현재 전 세계 46국 177곳이 선정돼 있다. 국내에선 제주, 경북 청송, 광주 무등산, 경기 한탄강 등 4곳이 세계지질공원으로 인증받았다.

부산 송도반도의 해안 절벽 - 부산시가 유네스코 승인을 추진하고 있는 세계지질공원의 지질 명소 중 하나인 서구 암남동 송도반도의 해안 절벽. /부산시

부산의 세계지질공원 신청은 ‘대도시’ 전체를 대상으로 한다는 점에서 남다르다. 부산대 임현수 교수는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도 인구 300만명이 넘는 대도시 중 세계지질공원 인증을 받은 경우는 아직 없다”며 “부산이 인증을 받는다면 세계지질공원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새로운 모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은 지질 명소로 20곳을 선정, 유네스코에 세계지질공원 인증 신청을 했다. 그중 전포동 ‘구상반려암’은 말 그대로 공 모양을 한 바위다. 길이 400m, 폭 300m에 이르는 반려암 속에 둥근 공 모양 바위가 들어있다. 6000만년 전에 만들어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아시아에서 유일하다.

바다에서 육지 쪽으로 부는 바람에 쓸려 오다 낙동강 하구에 쌓인 모래언덕, 모래섬 등도 자연의 보물이다. 이 모래언덕들엔 갯씀바귀·사철쑥·갯그령·솔장다리 등 키 작고 땅바닥에 붙어 비스듬하게 자라는 염생식물이 군락을 이룬다. 기암괴석으로 유명한 영도 태종대는 화산 폭발·분출로 생긴 것이 아니라 퇴적층 위로 바닷물이 들어와 침식작용을 통해 만들어진 것이다.

세계지질공원으로 인증받으면 지형·지질 유산의 보존 외에 관광산업 활성화와 지역 경제 발전에도 도움이 되는 등 부대 효과가 작지 않다. 부산시 김주원 환경정책과장은 “실사단은 지질학적 가치 외에 그 지역의 역사 이야기, 문화적 가치, 생태 환경 등 다양한 요소를 살펴봤다”고 말했다. 부산의 세계지질공원 인증은 12월 세계지질공원 이사회 심사를 거쳐 내년 4월 유네스코 집행이사회에서 최종 결정된다.

부산 외에 울산시도 2년여 전부터 세계지질공원 인증에 앞서 국가지질공원 지정을 준비 중이다. 반구대 암각화가 있는 대곡리 반구대 일대와 동구에 있는 대왕암, 태화강 하천 침식 지형 등을 지질 명소 후보로 정했다. 울산시 환경정책과 윤석 주무관은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이라는 타이틀을 얻게 되면 도시 이미지나 가치가 높아지는 효과가 있다”며 “국내외 관광객도 유인할 수 있어 지역 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돼 지질공원 선정 준비를 하고 있는 중”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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