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한 의원 찾은 바이든, 또 치매설 나와

“대통령이 故人생각하다가…” 백악관 대변인 궁색한 해명
美 언론들, 건강에 의문 제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8일(현지 시각) 백악관 행사에서 지난달 교통사고로 사망한 연방 하원의원 이름을 부르며 “어디 있냐”고 찾는 일이 발생했다. 공화당은 바이든 대통령의 ‘건강 이상설’이 확인된 것이라며 맹공을 퍼붓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오전 백악관에서 열린 ‘기아·영양·보건 전략회의’에 참석해 “(이날 회의가 가능하게 초당파적으로 협력해준) 의원들에게 고맙다고 말하고 싶다”며 “(하원의원) 짐 맥거번(민주당 의원), 상원의원 마이크 브라운(공화당 의원), 상원의원 코리 부커(민주당 의원), 재키(공화당 하원의원) 여기 있나요? 재키 어디 있나요”라고 했다. 하지만 바이든이 언급한 재키 왈러스키 의원은 지난달 3일 지역구 인디애나주를 방문한 뒤 귀가하던 중 교통사고로 숨졌다. 당시 바이든은 애도 성명을 낸 뒤 전국 연방 건물에 조기 게양을 지시했었다.

이후 열린 백악관 브리핑에서 바이든 건강 문제가 도마에 올랐다. 한 백악관 출입 기자는 “대통령이 오늘 행사에서 지난달 사망한 의원을 찾으면서 그녀가 거기 있을지도 모른다는 것처럼 행동했다. 이유를 알려 달라”고 했다. 카린 장 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고(故) 왈러스키 의원을 기념하는 법안 서명 행사가 이번 금요일에 백악관에서 열릴 예정”이라며 “대통령은 그 가족(왈러스키 유족)도 만날 예정이기 때문에 그가 (발언 당시) 대통령의 마음속 우선순위에 있었던 것”이라고 했다.

이를 납득하지 못한 기자가 “대통령이 (왈러스키 의원이 사망하지 않은 것으로) 착각한 것인지 확실히 해달라”고 물었다. 다른 기자는 “내 머릿속에는 (예전에 사망했던) 존 레넌이 가장 위에 있지만 난 존 레넌을 주변에서 찾지는 않는다”고 하자 장 피에르 대변인은 “당신이 대통령이 돼 존 레넌을 위한 법안에 서명할 때쯤 다시 얘기하자”고 했다.

1942년생으로 올해 만 80세인 바이든은 이전에도 잦은 말실수로 ‘실언 제조기(gaffe machine)’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주로 문장 내 일부 표현을 잘못 말해 논란이 일었다. 지난 4월 연설 직후 허공을 향해 혼자 손을 내밀고 악수를 청하는 장면이 카메라에 잡히자 폭스뉴스 등 우파 언론에서 ‘치매설’을 제기했다. 친여 매체인 CNN은 이날 “누구나 실수는 한다. 그러나 이번(바이든 대통령 발언)은 매우 큰 실수”라며 “바이든 대통령에겐 안됐지만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등 공화당이 만들고 이끌어 온 캐리커처(바이든 대통령의 치매 이미지)에 놀아나게 됐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