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어느새 일상으로 파고든 마약, 전쟁한다는 각오로 막아야
유명 작곡가 겸 가수가 수차례 마약을 투약한 혐의로 28일 구속됐다. 그런데 그가 경찰에 체포될 당시 필로폰 30g을 소지하고 있었다고 한다. 약 1000회 투약할 수 있는 양이다. 마약 사범이 한꺼번에 이 정도 양을 갖고 있기는 드문 일이다. 그는 텔레그램에서 필로폰을 구입했다고 한다. 스마트폰 하나만 있으면 손쉽게 마약을 살 수 있는 시대가 됐고, 마약 유통도 크게 늘어났음을 보여준다. 심각한 상황이다.
실제 트위터·텔레그램 같은 소셜미디어에는 지금도 마약 광고가 버젓이 올라 있다. 판매상들은 “서울·경기 지역은 퀵서비스로, 지방은 버스 화물로 보내줄 수 있다”고 유혹하고 있다. 마약 공급이 늘면서 최근 필로폰 1회분 가격도 2만4000원대까지 낮아졌다고 한다. 이제는 2030세대를 중심으로 마약이 번지고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올 들어 6월까지 검거된 마약 사범은 5988명으로 전년 동기보다 17% 늘었는데, 이 중 20대와 30대가 전체의 54%를 차지했다. 3년 전 마약 사범 중 30대가 40대 비율을 넘어섰고 2년 전엔 20대가 30대를 추월했다. 올 상반기엔 20대 비율(33%)이 30대와 40대를 합친 만큼(35%) 증가했다. 이 추세를 꺾지 못하면 젊은 층 마약이 급속도로 번질 수 있다.
과거 음지에서 벌어지던 마약 투약이 도심 한복판에서도 일어나고 있다. 최근 서울 강남의 한 카페에서 마약을 투약한 40대 남성이 난동을 부리다 경찰에 붙잡혔고, 지난 7월엔 강남의 유흥 주점에서 20대 남성과 여성 종업원이 필로폰이 들어간 술을 마시고 사망하는 사건도 발생했다.
추적과 적발은 더 어려워지고 있다. 범죄 조직의 대규모 밀수 시대가 끝나고 최근엔 점조직의 밀반입 업자들이 국제 특송 화물로 위장해 반입하는 경우가 많아 적발하기가 어렵다고 한다. 젊은 층은 인터넷에서 가상 화폐로 마약을 거래해 추적도 쉽지 않다.
마약은 일단 확산하면 차단하기 어렵다. 범정부 차원에서 대응에 나설 필요가 있다. 청소년 교육과 강력한 단속을 병행해야 한다. 경찰청장도 “젊은 층의 마약 중독이 심각하다”고 했다. 마약과 전쟁을 벌인다는 각오로 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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