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명페트병 분리배출제' 열달.. 시민들은 "라벨 떼야 한다고요?"
최미송 기자 2022. 9. 30.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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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동네서 30년을 살았는데 투명한 놈(페트병)만 따로 내놔야 한다는 건 처음 들어봐." 22일 서울 용산구의 단독주택 밀집 지역에서 만난 주민 정용순 씨(68)는 '투명 페트병 분리배출제'에 대해 묻자 이렇게 답했다.
투명 페트병을 일반 플라스틱과 따로 배출하도록 하는 제도가 전국적으로 시행된 지 10개월째를 맞았지만 제도 자체를 모르는 시민들이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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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종로구 쓰레기봉투 살펴보니 150여 봉투 중 규정준수 4개 불과
서울내 과태료 부과는 한건도 없어
선별장 17%만 투명페트병 처리시설.. 분리배출해도 다시 섞이는 게 현실
서울내 과태료 부과는 한건도 없어
선별장 17%만 투명페트병 처리시설.. 분리배출해도 다시 섞이는 게 현실
“이 동네서 30년을 살았는데 투명한 놈(페트병)만 따로 내놔야 한다는 건 처음 들어봐.”
22일 서울 용산구의 단독주택 밀집 지역에서 만난 주민 정용순 씨(68)는 ‘투명 페트병 분리배출제’에 대해 묻자 이렇게 답했다. 투명 페트병을 일반 플라스틱과 따로 배출하도록 하는 제도가 전국적으로 시행된 지 10개월째를 맞았지만 제도 자체를 모르는 시민들이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플라스틱 재활용률을 높이기 위해 2020년 12월 공동주택을 대상으로 제도를 도입했고, 지난해 12월부터 단독주택에도 확대 적용했다. 투명 플라스틱을 기타 플라스틱과 따로 배출하면 옷, 가방 등을 만드는 섬유 등으로 재활용할 수 있다는 취지에서였다.
그러나 동아일보 기자가 서울환경연합 담당자와 함께 22, 23일 오후 6∼9시 서울 용산구 용산2가동과 종로구 가회동 일대를 돌아본 결과 쓰레기 및 재활용품이 담긴 봉지 150여 개 가운데 투명 페트병이 규정에 맞게 담긴 봉지는 4개에 불과했다. 투명 페트병을 분리해 내놨지만 내용물을 비우지 않았거나, 라벨이 붙은 상태이거나, 찌그러뜨리지 않는 등 규정을 지키지 않은 봉지도 5, 6개가량 있었다.
시민들은 제도 자체를 모르고 있거나, 들어는 봤지만 분리배출 방법·요일 등을 구체적으로는 알지 못한다고 했다. 종로구에 사는 김정인 씨(54)는 “투명 페트병을 따로 내놓기는 하는데 라벨을 떼거나 압축해서 버려야 하는 것까진 몰랐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정부와 지자체의 홍보 및 관리·감독 노력 부족으로 제도 정착이 안 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공동주택의 경우 지난해 6월 말 계도기간이 끝나 위반 시 과태료 부과 대상이 됐지만 투명 페트병이 제대로 분리 배출되지 않는 곳이 적지 않다. 그럼에도 서울 자치구가 과태료(최고 30만 원)를 부과한 사례는 지금까지 한 건도 없었다.
투명 페트병을 분리 배출해도 상당수가 재활용 쓰레기 선별장에서 다시 일반 페트병과 섞이는 현실 역시 시민들의 동참 의욕을 떨어뜨린다는 지적이 나온다. 환경부에 따르면 전국 재활용 선별장 341곳 중 투명 페트병 선별 처리가 가능한 곳은 올해 3월 기준 57곳(16.7%)에 불과하다.
서울환경연합 자원순환팀 담당자는 “선별장에 투명 페트병 분리 처리 시설을 설치하도록 정부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고 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올해 선별장 10여 곳에 분리 처리 시설 설치를 지원할 예정”이라며 “지자체를 통해 제도를 적극 홍보하겠다”고 했다.
22일 서울 용산구의 단독주택 밀집 지역에서 만난 주민 정용순 씨(68)는 ‘투명 페트병 분리배출제’에 대해 묻자 이렇게 답했다. 투명 페트병을 일반 플라스틱과 따로 배출하도록 하는 제도가 전국적으로 시행된 지 10개월째를 맞았지만 제도 자체를 모르는 시민들이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플라스틱 재활용률을 높이기 위해 2020년 12월 공동주택을 대상으로 제도를 도입했고, 지난해 12월부터 단독주택에도 확대 적용했다. 투명 플라스틱을 기타 플라스틱과 따로 배출하면 옷, 가방 등을 만드는 섬유 등으로 재활용할 수 있다는 취지에서였다.
그러나 동아일보 기자가 서울환경연합 담당자와 함께 22, 23일 오후 6∼9시 서울 용산구 용산2가동과 종로구 가회동 일대를 돌아본 결과 쓰레기 및 재활용품이 담긴 봉지 150여 개 가운데 투명 페트병이 규정에 맞게 담긴 봉지는 4개에 불과했다. 투명 페트병을 분리해 내놨지만 내용물을 비우지 않았거나, 라벨이 붙은 상태이거나, 찌그러뜨리지 않는 등 규정을 지키지 않은 봉지도 5, 6개가량 있었다.
시민들은 제도 자체를 모르고 있거나, 들어는 봤지만 분리배출 방법·요일 등을 구체적으로는 알지 못한다고 했다. 종로구에 사는 김정인 씨(54)는 “투명 페트병을 따로 내놓기는 하는데 라벨을 떼거나 압축해서 버려야 하는 것까진 몰랐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정부와 지자체의 홍보 및 관리·감독 노력 부족으로 제도 정착이 안 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공동주택의 경우 지난해 6월 말 계도기간이 끝나 위반 시 과태료 부과 대상이 됐지만 투명 페트병이 제대로 분리 배출되지 않는 곳이 적지 않다. 그럼에도 서울 자치구가 과태료(최고 30만 원)를 부과한 사례는 지금까지 한 건도 없었다.
투명 페트병을 분리 배출해도 상당수가 재활용 쓰레기 선별장에서 다시 일반 페트병과 섞이는 현실 역시 시민들의 동참 의욕을 떨어뜨린다는 지적이 나온다. 환경부에 따르면 전국 재활용 선별장 341곳 중 투명 페트병 선별 처리가 가능한 곳은 올해 3월 기준 57곳(16.7%)에 불과하다.
서울환경연합 자원순환팀 담당자는 “선별장에 투명 페트병 분리 처리 시설을 설치하도록 정부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고 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올해 선별장 10여 곳에 분리 처리 시설 설치를 지원할 예정”이라며 “지자체를 통해 제도를 적극 홍보하겠다”고 했다.
최미송 기자 cm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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