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선] 백신과 불신

정진수 2022. 9. 29. 2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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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이 어느새 만 3년을 향해 가고 있다.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불신이다.

인식조사 항목을 보면 62.3%가 '코로나19 백신은 나의 건강을 위해서 중요하다'고 답했지만, 정부와 제약회사 등 백신 제공자로부터 내가 받는 정보가 신뢰할 만하다고 응답한 사람은 40.7%에 불과했다.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불신은 다른 백신에 불똥이 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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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이 어느새 만 3년을 향해 가고 있다.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는 이제 해제됐지만, 종식 시기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많은 학자가 ‘계절성 독감’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을 바라보고 있다.

예상처럼 ‘계절성 독감’으로 자리 잡을 경우 중요한 것은 백신 접종이다. 그러나 최근 고려대 의대에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국민 10명 중 3명은 올 가을·겨울 코로나19가 재유행하더라도 백신을 추가로 접종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불신이다. 인식조사 항목을 보면 62.3%가 ‘코로나19 백신은 나의 건강을 위해서 중요하다’고 답했지만, 정부와 제약회사 등 백신 제공자로부터 내가 받는 정보가 신뢰할 만하다고 응답한 사람은 40.7%에 불과했다.
정진수 문화체육부 차장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불신은 다른 백신에 불똥이 튀었다. 인터넷에서는 MMR(홍역·유행성이하선염·풍진 혼합백신), 자궁경부암 백신에 대한 해묵은 불신까지 고개를 들고 있는 상황이다. 두 백신에 대한 불신의 시작에는 나름 근거가 있다. MMR의 경우 1998년 영국 학술지 ‘랜싯(Lancet)’에 MMR 백신이 자폐 발생을 높인다는 논문이 실린 바 있고, 자궁경부암 백신의 경우도 2016년 ‘사이언티픽 리포츠(Scientific Reports)’에 일본 연구진이 자궁경부암 백신이 운동 기능과 뇌 기능에 영향을 준다는 논문을 냈다. 그러나 두 연구 모두 치명적인 오류와 잘못된 해석으로 인해 관련 논문이 공식 철회됐다. MMR 백신 관련 논문은 연구 과정이 통제되지 않은 소수 샘플을 근거로 작성된 데다가 비윤리적인 연구 과정이 드러났고, 자궁경부암 백신 관련 논문 역시 치과대 의료진의 치명적인 오류가 드러나면서 비판을 받았다.

그러나 ‘부작용이 있음에도 이를 감추려 한다’는 부정적 이미지가 남았고, 이후 코로나19 백신처럼 관련 논란이 있을 때마다 또다시 ‘음모론’이 고개를 든다.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불신은 이런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빨리 긴급승인을 받은 만큼 이런 공격에 더욱 취약할 수밖에 없다. 최근 법원은 코로나19 백신 이후 뇌질환 진단을 받은 남성에게 정부가 보상해야 한다는 판단을 내렸다. 백신 관련 소송 중 피해자가 승소한 첫 사례다. 소송으로 간 이유는 질병관리청이 ‘인과성’을 이유로 보상을 거부했기 때문이다. 백신 접종과 피해의 인과성 입증이 쉽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인과성이 없다고 선을 긋는 것 역시 성급하기는 마찬가지다. 이는 결국 “문제가 있어도 인정하지 않고 숨긴다”는 부정적인 인식으로 연결돼 백신 기피로 귀결된다.

한 대학병원 교수는 “흔히 먹는 타이레놀조차 부작용은 있다. 하물며 백신 부작용이 아예 없다고 말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며 “문제는 그 부작용의 빈도와 강도다. 잘못된 인식으로 더 큰 병을 막을 기회를 날려버릴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부작용에 대한 정보가 정확하게 알려지고, 백신이 장단점을 고려할 때 최선의 선택이라는 믿음이 심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문제가 있을 경우 정부가 확인하고 책임을 진다’는 태도가 중요하다. 그 전제는 정확한 정보 전달과 ‘투명성’이다. 부작용 역시 정부가 적극적으로 알려야 하는 이유인 셈이다.

정진수 문화체육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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