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단체들 "개정 교육과정에 '토박이말' 포함해야"
[KBS 창원] [앵커]
진주를 포함한 전국의 우리말 단체 90여 곳이 교육부를 상대로 외래어나 한자어가 없는 순우리말인 '토박이말'을 교육과정에 포함해 달라고 요구하고 나섰습니다.
교육부가 지난달 발표한 올해 국어과 교육과정 시안에 관련 성취 기준이 빠졌기 때문입니다.
보도에 이형관 기자입니다.
[리포트]
진주의 한 초등학교 교실.
학생들이 화면 속 낱말들을 소리 내어 따라 읽습니다.
["살사리꽃, (살사리꽃), 코스모스를 가리키는 말이고…."]
외래어나 한자어가 없는 순우리말, 이른바 '토박이말'을 배우는 겁니다.
[최규민/지수초등학교 5학년 : "온봄달이 좋았고요. 봄에 대한 감정이 느껴졌어요. 몰랐던 단어도 알고 재밌었어요."]
토박이말을 쓰면 의사 전달이 쉬워지는 것은 물론, 옛 전통과 문화도 함께 배울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정작 학교 정규 국어 수업 시간에는 토박이말을 배울 수 없습니다.
교육부 국어과 교육과정에 관련 성취 기준이 없기 때문입니다.
2009년 개정 교육과정에 그나마 남아있던 초등 1, 2학년을 대상으로 한 토박이말 성취 기준은 2015년 개정 때부터 빠졌습니다.
우리말을 사랑하는 학교 선생님들이 체험 활동 시간에 스스로 수업을 준비해 토박이말을 가르치는 이유입니다.
[이창수/'토박이말 바라기' 상임이사 : "(교육 과정에) 관련 성취 기준이 하나도 없기 때문에 특별히 마음을 가지거나, 아니면 따로 시간을 내서 가르치지 않으면 토박이말을 배울 기회가 전혀 없습니다."]
진주를 포함한 전국의 우리말 단체 90여 곳은 교육부 등을 상대로 토박이말 관련 성취 기준을 다시 마련해달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의견 관철을 위해 내일(30일) 한국교원대학교에서 성명서 낭독과 함께 공동 기자회견에도 나설 계획입니다.
[이건범/한글문화연대 대표 : "어릴 때부터 토박이말을 가르치는 것은 우리말 뿌리가 어떤 것들인지 알려주는 것이고, 학술 용어로까지 발전할 수 있다는 사실을 어린아이들에게 알려주는 것이고요."]
교육부는 다음 달 7일까지 올해 교육과정 시안과 관련해 공청회 등을 열고, 국가교육과정 개정추진위원회에 의견을 전달할 방침입니다.
KBS 뉴스 이형관입니다.
촬영기자:박세준/그래픽:박수홍
이형관 기자 (parol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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