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QE로 주식-채권 랠리했지만..웃을 일이 아니다[오미주]

권성희 기자 2022. 9. 29. 2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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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오미주'는 '오늘 주목되는 미국 주식'의 줄인 말입니다. 주가에 영향을 미칠 만한 이벤트가 있었거나 애널리스트들의 언급이 많았던 주식을 뉴욕 증시 개장 전에 소개합니다.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이 시장에서 국채를 매입하는 양적 완화(QE)를 시행하겠다고 밝히면서 요동치던 전세계 금융시장이 한숨을 돌렸다.

하지만 인플레이션 압력이 여전히 높은 상황에서 BOE의 긴급 처방은 앞으로 더 큰 문제를 불러 일으킬 것이라는 우려가 많다.

특히 이번 조치는 임시방편에 불과해 글로벌 금융시장은 언제든 다시 요동칠 수 있다.

게다가 미국 중앙은행인 연준(연방준비제도)은 글로벌 금융시장의 혼란에도 예고한 대로 공격적인 금리 인상을 계속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글로벌 금융시장의 하루 랠리에 안심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BOE, 국채 팔려다 매입으로 급선회
BOE는 28일(현지시간)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다음달 14일까지 매일 50억파운드까지 총 650억파운드를 국채 매입에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다음주부터 시작하려던 보유 국채 매각은 한달 뒤로 연기했다.

BOE는 지난주 인플레이션 압력을 낮추기 위해 국채를 줄이는 양적 긴축(QT)을 다음주부터 시작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일주일만에 QE로 돌아선 것이다.

파이낸셜 타임스(FT)에 따르면 한 금융인은 "2008년 리먼 브러더스 파산과 같지는 않지만 거의 비슷한 상황까지 갔다"며 영국이 심각한 금융위기에 직면해 긴급 조치가 필요했음을 시사했다.

카르다노 인베스트먼트의 CEO(최고경영자)인 케린 로젠버그는 "이날 BOE의 개입이 없었으면 영국의 10년물 국채수익률은 4~5%에서 7~8%까지 치솟아 올랐을 것"이라며 BOE의 QE가 어쩔 수 없는 조치였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영국의 지난 8월 소비자 물가상승률이 9.9%로 고공행진을 계속하는 상황에서 시중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QE는 인플레이션에 기름을 붓는 격이다.

알리안츠의 수석 경제고문인 모하메드 엘-에리언은 이날 CNBC에 출연해 "QE라는 라라랜드(환상의 나라)에 오래 머무를수록 저금리와 혼란스러운 금융시장, 우스꽝스러운 시장 개입, 왜곡된 자산 배분 등에서 탈출하기는 더 어려워진다"고 경고했다.

BOE의 긴급 국채 매입에 대해서는 "금융시장의 취약성"을 보여준다며 "시장 불능의 리스크에 대처하기 위한 조치이긴 하지만 높은 인플레이션에 대처하는데 필요한 정책과 상반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날 FT 기고문을 통해서는 영국이 이미 고물가와 경기 침체에 직면해 있는 상황에서 이번 QE는 높은 인플레이션과 경기 침체가 동시에 나타나는 스태그플레이션 압력을 높이는 또 한번의 타격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영국 정부가 "감세안을 내년 이후로 미뤄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규모 국채 발행을 요구하는 감세안을 보류하지 않고서는 근본적으로 금융시장 불안을 해소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헤지펀드 브리지워터의 창업자인 레이 달리오도 트위터를 통해 영국 국채시장이 패닉성 매도에 직면하고 파운드가 폭락한 것은 "정부가 수요보다 훨씬 많은 국채를 시장에 내다팔 것이라는 인식 때문이었다"며 감세안 철회가 문제 해결의 시발점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감세안을 철회하지 않고는 다음달 14일 이후 QE가 종료됐을 때 영국 금융시장이 또 다시 공포에 내몰릴 수 있다는 의미다.

BOE처럼 연준도 금융안정책?
BOE의 QE 발표로 영국과 미국을 비롯한 전세계 금융시장이 안정을 찾았지만 안심할 수 없다는 지적도 잇따랐다.

주식시장에 대해 낙관적인 편인 펀드매니저 출신의 CNBC 방송 진행자 짐 크레이머는 이날 BOE의 QE 발표에 미국 국채수익률이 급락하며 증시가 급반등했자만 "이번 랠리는 환상에 근거한 것"이라며 "이날(28일) 얻은 상승폭은 곧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인플레이션을 통제하려는 연준과 증시 랠리는 양립할 수 없다"며 "다른 나라(영국)의 중앙은행이 인플레이션과 싸우기를 포기했다는 이유로 전체 침체장이 강세장으로 바뀌기를 바라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BOE의 QE 발표로 영국 국채와 더불어 미국 국채 가격도 급등하며 금리가 떨어졌지만 월스트리트 저널(WSJ)도 이 같은 국채 금리 안정세가 지속될지는 의문이라고 밝혔다.

트레이드웹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기준으로 미국의 10년물 국채수익률은 3.707%로 떨어졌다. 전날 오후 3시에 3.963%로 체결된 뒤 한밤 중에 4.107%까지 올랐다가 내려온 것이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최악의 상황을 지나고 해결 국면에 접어들던 2009년 3월 이후 일일 최대 하락폭이다.

영국의 10년물 국채수익률도 BOE의 국채 매입 발표 직전 4.50%에서 이후 4.05%로 하락했다.

미국의 국채수익률은 올들어 전날(27일)까지 2.5%포인트 올랐다. 이는 같은 기간 동안 1981년 이후 가장 큰 폭의 상승세다. 1981년은 폴 볼커 당시 연준 의장이 인플레이션을 끌어내리기 위해 공격적으로 금리를 올리던 때다.

이에 대해 WSJ는 "애널리스트들은 최근 채권수익률이 왜 급등했는지 정확한 이유를 몰라 고민했는데 이날(28일) 급락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라며 최근 채권시장의 급등락이 무엇 때문인지 미스터리라고 지적했다.

연준의 금리 인상 속도가 시장이 예상했던 것보다 빨라 국채수익률이 올라간 것은 이해하지만 수익률 상승폭이 너무 가팔랐다는 것이다.

WSJ는 또 BOE는 장기 국채를 사들이겠다고 밝혔고 영국은 장기 국채 위주로 수익률이 급락했는데 미국에서는 단기 국채도 장기 국채만큼 수익률이 떨어졌다는 점이 주목된다고 밝혔다.

단기 국채수익률은 연준의 연방기금 금리 전망을 반영한다.

이에 대해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연준도 BOE처럼 금융시장의 최근 불안을 감안해 최소한 금리 인상 속도를 늦출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에 단기 국채수익률이 큰 폭으로 떨어졌다고 해석했다.

연준은 계획대로 금리 올릴 듯
하지만 연준은 영국의 파운드 위기나 미국 금융시장 불안과 관계없이 인플레이션을 낮추기 위해 계획한 대로 금리 인상을 계속할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파이퍼 샌들러는 이날 보고서에서 미국 국채시장의 "안도 랠리는 일시적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이날 기자들에게 자신의 금리 인상폭 기준치는 11월에 0.75%포인트, 12월에 0.5%포인트라고 밝혔다.

앞으로 나오는 경제지표와 상황 전개에 따라 최종적으로 금리 인상폭이 결정되겠지만 현재 기준으로 삼고 있는 금리 인상폭은 올해 말까지 2번 남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총 1.25%포인트라는 것이다.

이 인상폭이 그대로 실현되면 미국의 연방기금 금리는 현재 3~3.25%에서 11월에는 3.75~4%, 12월에는 4.25~4.5%로 올라가게 된다.

문제는 연준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으로 강달러 현상이 심화하자 다른 국가들도 자국 통화 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해 금리를 큰 폭으로 올리고 있다는 점이다.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다른 국가들이 금리를 올리면서 투자자들이 미국 국채를 팔고 다른 나라 국채로 갈아탔기 때문에 최근 미국 국채수익률이 올랐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이 경우 달러 강세 현상이 약화돼야 하는데 미국 채권과 주식이 동반 하락하는 중에도 달러 가치는 계속 올라갔다.

다만 S&P500지수가 지난 27일 200일 이동평균선을 하회하는 등 증시가 단기간에 급락하면서 과매도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의견은 있다.

미국 국채 역시 글로벌 금융위기 같은 이벤트가 없는 상황에서 금리가 추가 급등할 여지는 크지 않다는 지적이다.

트루이스트의 공동 최고투자책임자(CIO)인 키이스 러너는 보고서에서 "이미 대규모 매도가 이뤄진 상황에서 단기간에 부정적인 심리가 쌓이면서 더욱 방어적이 되는 것은 이해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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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희 기자 shkw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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