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간다] '인분 투성이' 아파트 공사현장.."입주민에 죄책감"

지윤수 입력 2022. 9. 29. 2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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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 기자 ▶

바로간다, 사회팀 지윤수입니다.

건설현장에 화장실이 열악하다 보니 노동자들이 기본적인 생리현상마저 해결하지 못하는 문제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번엔 수도권의 한 신축 아파트 공사현장 내부에 인분이 널려 있다는 제보를 받았는데요.

노동자들의 고통은 물론 나중에 입주할 주민들도 걱정되는데, 바로 가보겠습니다.

◀ 리포트 ▶

내년 10월 입주를 앞두고 있는 경기도 성남의 한 아파트 건설 현장.

아파트 18층 내부로 들어가니 구석 맨바닥에 뭔가가 보입니다.

인분입니다.

다른 건물의 19층.

이번엔 종이 포대 위에 인분이 있고, 몇 발짝 걸어가니 비닐 포대 위에서 또다시 인분이 발견됩니다.

현장에선 낯설지 않은 장면입니다.

[현장 노동자 A] "<좀 보신 적 있으세요?> 가는 데마다 다 있지. 바로는 못 치워요."

지어지고 있는 건물마다 종이봉투 안이나 양동이 속, 헝겊 위 등에 인분이 쌓여 있습니다.

소변 흔적까지 보이는 곳도 있습니다.

[현장 노동자 B] "아 똥밭이다 그러고. (어두우면) 밟은 경우도 많고, 욕하고 지나가죠. 일상화돼 있다 보니까. <냄새도 심할 것 같은데.> 심하죠."

최고 29층 높이로 지어지는 이 아파트, 인분이 발견되는 곳은 주로 고층입니다.

엘리베이터가 아직 없는 상황에서, 화장실에 가려면 1층까지 내려갔다 와야 하는데 쉽지가 않은 겁니다.

위아래로 오르내릴 수 있는 '호이스트'입니다.

한 통로당 하나씩 있다 보니 잡기도 쉽지 않은데요.

특히 작업 시 호이스트로 짐을 옮기기 때문에 이용 자체가 어려울 때가 많습니다.

[현장 노동자 B] "한 2,30분 이상 걸리는 거죠. 가고 오는 시간만 해도. 볼일 보는 시간 따지면 왔다갔다하는 게 한 30~40분까지 심지어 걸릴 수가 있죠."

그나마 간이 소변기는 2층 간격으로 있지만 대변기를 설치하려면 입주예정자의 동의가 필요해 절차가 복잡합니다.

결국 지상에 설치된 화장실로 가야 하는데, 제때 관리가 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게 현장 노동자들의 하소연입니다.

[현장 노동자 C] "(변기) 앉으면 진짜 엉덩이 피부병 생길 정도라고, 그 정도로 더럽고 관리가 안 돼요."

비데까지 설치된 쾌적한 화장실도 일부 있지만, 대부분 본사 직원 사무실 주변에 몰려 있어 거리가 더 멉니다.

이렇다 보니 일부 노동자들이 작업 도중 인적이 드문 아래층에 내려가 생리욕구를 해결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현장 노동자 B] "저기 그물망 쳐져 있는 (작업 층의) 밑에 층이나 그 밑에 층은 100% 그냥 똥이 있다고 보면 됩니다."

제때 청소하기라도 하면 문제가 덜하겠지만 이마저도 비정기적이어서 장기간 방치되는 경우까지 있습니다.

4천700여 세대, 대규모 단지로 지어지는 이 아파트의 평당 분양가는 3,500만 원가량.

이런 상황을 모른 채 입주를 기다리고 있을 계약자들을 생각하면 죄책감이 든다고 노동자들은 말합니다.

[현장 노동자 B] "그분들(입주자) 알면 가만히 있겠습니까. 알고 보면 온갖 곳에 소변 보고 대변 봐놓은 그런 아파트에 들어와서 똥 위에서 누워서 산다고 생각하면…"

지난 7월, 입주까지 끝난 경기도 화성의 한 아파트에서 천장 위 인분이 뒤늦게 발견돼 악취에 시달리던 입주민이 방을 철거하기까지 했습니다.

문제가 제기된 단지의 시공사는 GS건설과 대우건설.

취재가 시작되자 시공사 측은 "지속적인 근로자 교육과 좀 더 철저한 현장 관리를 통해 해당 문제가 발생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바로간다, 지윤수입니다.

영상취재: 허원철 김준형 / 영상편집: 이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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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허원철 김준형 / 영상편집: 이혜지

지윤수 기자 (gee@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2/nwdesk/article/6412621_3574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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