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대 사무국장' 배제에.. 교육부 공무원들 부글부글
노조, 간부들 상대로 규탄 성명
교육부가 지난 26일 국립대 행정·재정권을 총괄하는 사무국장 자리에 앞으로 교육부 소속 공무원을 파견하지 않겠다고 발표하고, 현 사무국장들을 대거 대기 발령하자 교육부 내부 반발이 커지고 있다. 교육부 공무원 노조는 간부들을 상대로 규탄 성명을 발표한 뒤 시위까지 벌였고, 장상윤 차관이 직원들과 간담회를 열어 불만 달래기에 나서기도 했다.
지난 4월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교육부 고위 공무원을 국립대 사무국장으로 파견하던 관행을 없애겠다고 윤석열 대통령에 보고한 바 있다. “교육부가 사무국장을 통해 대학을 통제하고, 부적절한 인사나 잦은 교체로 혼란을 줬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그 첫 조치로 이번에 ‘국립대 사무국장 인사 개편안’을 내놓고 기존 사무국장들을 곧바로 대기 발령했다.
발령 이후 교육부 게시판에는 “교육부 직원이 무능하다는 말이냐” “성실하게 일했는데 매도당한 기분” 등 항의성 글이 쇄도했다. 교육부 공무원 노조는 27일 입장문을 내고 “이번 막가파식 조치에 적법성 여부를 포함한 모든 조치를 강구하겠다”면서 “차관을 비롯한 실·국장들에게 실망을 금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장상윤 교육부 차관은 27일 국가교육위원회 출범식이 끝나고 기자들과 만나 “국립대 인사와 예산을 총괄하는 자리에 국립대를 지도·감독하는 기관 사람이 가 있는 것은 마치 금융감독원 직원이 은행에 가 있는 것과 같다”며 인사 개편 이유를 설명한 바 있다. 교육부 내부에선 이 발언이 불쏘시개가 됐다는 얘기가 나온다. 교육부 한 직원은 “우리가 금감원처럼 감독만 하는 것도 아니고 교육 발전을 위한 정책을 만들어 왔는데, 규제 기관으로 전락시켰다”면서 “차관이 우릴 위해 싸워주진 못할 망정 깔아뭉개니 너무 실망스러웠다”고 말했다.
반발이 커지자 장 차관은 29일 오후 직원 간담회를 열었다. 200여 직원이 참석했고, “국립대로부터 원천 배제 당했는데 어떻게 국립대 발전 정책을 마련하겠느냐” 등 불만이 쏟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부 공무원 노조가 간담회 장소 앞에서 ‘교육부 직원은 무능하다는 말씀인가요’ ‘이유 없는 대기 발령자 즉시 복귀’ 등 문구가 쓰인 팻말을 들고 침묵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교육부는 “총장이 원하는 우수한 인재를 사무국장으로 임용하도록 해서 대학 자율성과 독립성을 회복시키겠다”는 입장이지만 반응은 엇갈린다. 전국국공립대총장협의회는 지난주 교육부 공무원 (사무국장) 배제 방침을 재고해달라는 공문을 보내기도 했다. 한 국립대 총장은 “교육 행정을 잘 아는 교육부 공무원을 선호하는 총장도 많다”며 “총장에게 선택권을 달라는 것이지 아예 배제하란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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