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하의 '그런데'] 280조 쏟고 '인구 소멸국가'?

입력 2022. 9. 29.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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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보 이러지 말고 한 입만 먹어봐.' '화장 지워져. 미안.'

6년 차 베테랑 전업주부인 남편 진만 씨와 능력 있는 직장인 아내 수희 씨. 명문대 출신 엘리트 전업주부의 좌충우돌을 다룬 이 영화의 장르는 코미디입니다.

영화가 나온 17년 전에만 해도 남편이 전업주부를 한다는 게 극히 드물었고, 주위의 시선마저 곱지 않았으니 그럴 만도 했겠죠.

하지만 이젠 세상이 많이 바뀌었죠. 지난해 육아휴직 급여를 받은 4명 중 한 명은 남성이었고 역대 최고치였습니다. 10년 전 2.4%에서 20%포인트 이상 늘어난 겁니다.

그제 세종시에서 출산율 높이기 국무회의를 주재한 윤석열 대통령은 다자녀 공무원들과의 오찬에서 앞치마와 요리책을 선물하며 '여성 직장인에게 가장 절실한 것은 남편의 가사 분담 아니겠느냐. 이 선물은 남편용.'이라고 했다죠.

백번 맞는 말입니다. 그런데 현실은 그리 녹록지 않지요. 남성의 육아휴직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지만, 2020년에 태어난 아기들만 기준으로 했을때 부모의 육아휴직 사용률은 출생 바로 다음에 육아휴직을 쓰는 남성이 많지 않다는 걸 감안해도 달랑 3.4%에 밖에 되지 않습니다.

지난해 한국의 합계 출산율은 0.81명으로 세계 합계 출산율 2.32명의 3분의 1에 불과합니다. 지난 16년간 280조 원의 예산을 썼지만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였다는 얘기가 되죠.

저출산 정책은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는 식의 미세조정이 아니라 파격적이고 전면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읍니다.

남성 육아휴직 할당제를 도입해 480일의 부부 육아휴직 가능일 가운데 90일을 의무적으로 남성만 써야 하도록 정한 스웨덴처럼 말이죠.

부부가 아이를 편히 낳을 수 있고, 남성들도 육아휴직을 당당하게 떠날 수 있는 창의적이고 매력적인 정책이 더 절실하지 않을까요. 앞치마나 요리책보다 '제도'를 좀 만들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김주하의 그런데, 오늘은<280조 쏟고 '인구 소멸국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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